2024-03-26 15:26 (화)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
  • 리치
  • 승인 2018.03.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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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정책 중국 겨냥
연준 금리 35bp인상 가능”

 


미국 재정적자가 더 늘어나고 미 연준 금리인상이 이어지면 자산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미국 석학이 울리 경종이 화제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정책 강도를 높이는 것은 중국 견제가 목적이기 때문에 한국이 겪는 곤란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 경제주체들의 대응책 수립에 시사점을 안겼다.


미국 주식과 채권, 그리고 주택가격 거품이 갑자기 빠질 위험이 내포돼 있으며 만약 이런 사태가 현실화한다면 1~2년 간 단기불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압력을 밀어붙이고 있는 배경은 ‘중국의 기술 유출’을 겨냥한 것이어서 한국의 철강, 알루미늄 산업이 장기간에 걸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함께 제시됐다. 


미국 자산, 거품 붕괴 가능성

마틴 펠드스타인(Martin Feldstein) 미국 하버드대학교 석좌교수가 세계경제연구원 초빙으로 3월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조찬 강연에서 풀어낸 이야기는 이채로웠다.
국내 자산가들에게 가장 민감할 수 있는 내용부터 전하자면 단연코 미국 자산 가격 거품 붕괴 가능성을 제기한 대목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주가순수익비율(PER)이 과거 평균치보다 70% 높은데다 채권과 주택 가격이 크게 뛴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주식 가격이 정상화된다고 가정하면 가계자산 가치가 최대 약 10조달러(약 1경700조원) 규모로 감소할 수 있다”는 수위 높은 전망치도 제시했다.
나아가 “자산 가격이 급격히 꺼지면 소비자 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정도 줄고 1~2년간 단기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최근 뉴욕 증시는 급격히 불안한 장세를 노출했기 때문에 이같은 주장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저금리 부작용·재정적자 위험성 

그는 미국 경제가 지금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재정적자 커지고 금리 상승 영향이 본격화하면 자산 거품은 언제든 빠질 수 있다는 위기론과 맞물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이르기까지 파격적 주장을 펼쳤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현재 미국 자산에 거품이 낀 원인으로 장기잔 저금리와 미 연준의 양적완화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이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주택가격이 꾸준히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저금리 정책 덕이라고 지적했다.
재정적자와 관련해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10년 전만 해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정도였지만 최근 75% 수준에 이르고 이번 세제개편을 고려하면 2020년에는 100%에 이를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때문에 그는 미국 장단기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커졌다고 봤다.
“향후 장단기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고 투자자들은 과대평가된 자산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 금리 3~4차례 인상 예상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 기준금리는 기준금리를 3~4차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견해와 함께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 통상보다 높은 0.35%포인트 깜짝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견해를 펼치기도 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 자산 가격의 높은 증가세, 낮은 실업률, 물가 상승 기조 등을 보면 현재 기준금리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또한 “올해 2% 정도까지 금리수준을 올리더라도 실질금리는 0%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한 번 올릴 때 보통 0.25%포인트 올리던 관행을 깨고 0.35%포인트까지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이 너무 오랫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했다”며 “3년 전에는 단기금리를 올렸어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철강관세, 중국 겨냥한 강수”

펠드스타인 교수는 또한 미국발 통상 압력이 ‘중국의 기술 유출’을 겨냥한 것이지 한국의 철강·알루미늄 산업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국경조정세는 일반적인 세금으로 최근 트럼프 정부가 특정 국가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추진하는 것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결국은 기업 기술이전을 둘러싼 미국·중국 간 갈등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질적인 무역 이슈에서는 한국이 제외되고 중국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봤다.
“중국으로 미국 기업의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은) 무역 정책을 중국과의 교섭에서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은 다른 여러 국가와 무역전쟁 리스크를 피해 대중(對中) 관세 부과에 집중할 것이라는 견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해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상하고 과격한 말을 많이 하지만 행동을 봐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행동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고, 관세 정책 역시 좋은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레이건·부시·오바마 정권시 백악관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저명한 경제학자이며 ‘국경조정세(Border Adjustment Tax·BAT)’ 도입을 비롯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을  지지하는 석학 중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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