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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에 ‘럭셔리’ 담은 명품 ‘프라다’ 예술품에 버금가는 ‘완벽한 명품’
실용성에 ‘럭셔리’ 담은 명품 ‘프라다’ 예술품에 버금가는 ‘완벽한 명품’
  • 월간리치
  • 승인 2011.04.10 06:05
  • 호수 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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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나일론가방 하나에 럭셔리와 실용성을 모두 담은 브랜드가 있다.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그것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의 제목에 등장할 만큼 트렌디한 명품으로 손꼽히는 프라다. 100년의 역사 속에서 끝없는 변화와 쇄신을 거듭해 오늘날의 입지를 굳힌 프라다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프라다의 역사는 19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인 마리오 프라다는 당시 밀라노의 중심가에 왕족과 귀족들을 위한 최고급 여향용 가방을 만드는 가게를 경영했다.
그는 최고 품질의 가죽제품 가방과 여행용 액세서리를 만들어 판매해 1920~193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디자인이 이국적이고 고급스러워 당시 밀라노 부유층이 결혼이나 여행을 앞두고 꼭 들러보는 매장으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미우치아 프라다로 ‘제 2 전성기’

하지만 제1·2차 세계대전은 프라다에 큰 타격을 입혔다. 고급 소재를 구할 수 없을뿐더러 경제상황도 꽁꽁 얼어붙었던 탓이다. 여기에 1958년 마리오가 사망하면서 쇠퇴의 길을 걷는다.
그 후 가업에 관심이 없던 마리오의 아들에 의해 결국 파산의 위기까지 봉착한다. 그 후 1978년 마리오의 손녀인 미우치아 프라다가 파산 직전의 프라다를 물려받으면서 프라다는 제 2의 전성기를 맞는다.
정치학을 전공해 패션과는 거리가 멀었던 미우치아 프라다는 가업이 파산할 위기에 처하자 할 수 없이 경영 전선에 나서 무역업을 확장시키기로 결심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혁신적이면서도 꼼꼼한 미우치아의 감성과 지성의 결합으로 프라다는 꾸준하게 그 입지를 지켜나간다.
그녀는 가방의 소재로 사용되던 가죽을 대신할 소재를 찾기 위해 고심했고, 어느 날 군용 물품 공장에서 낙하산이나 텐트용으로 쓰인 방수천의 일종인 포코노나일론을 생산했다. 이로써 프라다의 상징이 된 나일론 백이 출시되고 커다란 돌풍을 일으켰다.
실용적이면서도 스포티한 스타일에서부터 우아한 이브닝 스타일의 의상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다기능적이고 정교한 디자인의 포코노 소재 핸드백과 액세서리가 완성됐다. 캐주얼이나 정장 모두에 잘 어울리는 나일론 가방이라는 새로운 패션 트랜드를 형성하면서 프라다의 입지를 굳히게 한 일등공신이 됐다.
현대직물과 구식 조립법의 혼합으로 만들어진 이 백은 상류사회의 심벌이 되기도 했다. 작은 금속삼각형에 열광하는 패션 기자들과 모델들은 시즌마다 프라다매장으로 달려가 백과 액세서리를 샀다.
이 나일론백의 인기는 나일론 파카, 검정로퍼, 끈으로 묶는 부츠, 새틴 슬립드레스, 무릎길이의 스커트, 좁고 탄력 있는 벨트, 개버딘 밀리터리 코트로 이어진다.

상식 뛰어넘은 소재와 디자인

1985년부터 프라다는 구두를 만들며 브랜드를 확장시켰다. 또 1989년에는 새로운 의류라인을 탄생시켰다. 프라다의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은 새롭고 독특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와 고전적인 스타일링 테크닉을 특징으로 하는 의상들을 선보였다.
이런 의상들은 처음엔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세 번째 컬렉션부터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절제미를 강조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었다. 이후 미우치아는 얼룩덜룩한 군복형 코트, 목까지 꽉 잠근 미니멀 디자인의 코트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프라다의 신상품을 사기 위해 고객들은 번호표를 들고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1990년대 들어서는 프라다가 보여주던 기존 미학의 기준위에 새로운 시대의 감각을 수용한 또 다른 의류라인을 선보이게 됐다.
자유로운 개성을 추구하는 20대 남성들을 겨냥한 프라다 남성복(PRADA UOMO)과 좀 더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젊은 여성들을 위한 미우미우( MIU MIU)가 그것이다. 이로써 프라다는 20대와 30대의 고객층을 두루 수용하는 토털 패션 브랜드로 성장하게 됐다.
그러면 프라다가 지향하는 스타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튀지 않으면서도 어딘가 고급스럽고 세련된 패션이다. ‘보통여자’를 위한 실용적이면서 고급스런 제품을 만드는 것이 프라다의 목표인 것이다.
품질관리 역시 철저하다. 프라다는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엄격하고도 세심한 주의와 정성을 기울인다.
장인정신에서 우러나오는 이런 꼼꼼함과 엄격성으로 디자인에서 완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체크함으로써 예술품에 버금가는 완벽한 제품을 탄생시킨다는 것이 바로 프라다의 아름다움을 낳는 비결이다.
핸드백, 지갑, 의류 등 모든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데 필요한 단일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퀼리티 콜트롤을 이루고 있다. 또 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체의 라이센스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프라다의 철저한 품질관리는 유통망으로도 확대된다. 그 결과 1990년 이후부터는 밀라노와 파리, 마드리드, 뉴욕, 로스앤젤레스, 홍콩, 도쿄, 시드니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 프라다 단독 매장을 선보이게 된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이들 프라다 제품에 대한 이미지 관리와 구입 정책, 가격 정책의 기본 원칙들은 모두 밀라노에 있는 프라다 본사인 I.P.I. S.P.A. Italy에서 결정한다. 이는 프라다의 패션정신을 보다 일관되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1999년 프라다 그룹은 헬무트 랭 과 질 샌더, 영국의 구두 회사 Church & Co.를 인수했으며, LVMH와 함께 펜디를 공동 인수했다. 패션기업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고 있는 프라다는 이러한 브랜드들의 M&A를 통해서 대부분의 이태리 패션 기업들과는 달리 라이센스 계약 없이 독자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됐다.
또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비지니스를 직접 관리(직영)하기 위해 IPI FAR EAST LTD를 설립했다. IPI FAR EAST LTD는 역시 이미지 관리에서부터 구입정책, 가격정책 등을 지휘하고 본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한다.
아시아지역은 홍콩, 대만, 마닐라, 쿠알라룸푸르 등의 주요도시에 IPI FAR EAST LTD사와 JOYCE BOUTIQUE LTD사의 합작회사인 JIPI CO. LTD사에서 프라다의 매장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명품 제국으로 도약하던 프라다는 2001년 미국 뉴욕에서 9·11 테러 등의 여파로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판매부진과 이자부담 등으로 2002년 프라다의 빚은 16억 유로(약 2조4118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빚을 갚기 위해 프라다는 사업 확장은 중단하고 비싼 값을 치르고 사들인 브랜드들을 다시 팔아야했다. LVMH(루이뷔통 모에 헤네시 그룹)에 펜디 지분 25.5%를 매각했다. 2006년에는 질 샌더와 헬무트 랭도 처분했다.
이후 프라다는 위기를 벗어났다. 여러 브랜드를 매각했지만 프라다는 여전히 미우미우·처치·카슈 등을 거느린 명품 브랜드다. 프라다는 현재 세계 65개국에 31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예술가와 공동작업

프라다는 독창적인 문화예술 지원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3년 미우치아 부부는 지금의 프라다 재단(Fondazione Prada)의 전신인 ‘프라다 밀라노 아르테’를 설립했다. 우선 예술가들의 전시공간을 밀라노에 마련했다. 처음엔 설치미술가 엘리세오 마티아시, 나노 프란치나, 데이비드 스미스 등의 작품을 전시했다.
1995년 프라다 재단으로 이름을 바꾼 뒤엔 사진·디자인·건축까지 대상을 넓혔다. 부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예술가와 프라다의 공동작업까지 벌였다. 이는 애니시 카푸어, 데미안 허스트 등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는 계기가 됐다.
프라다 재단과 예술가들의 공동 작업은 2009년 4월 서울에서도 펼쳐졌다. 서울 경희궁 앞에 세운 건축물 ‘프라다 트랜스포머’가 그것.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와 함께 작업한 ‘트랜스포머’는 육각·원형·십자·사각형 등 사면체로 이뤄진 특이한 모양이었다.
4개의 기중기를 이용해 회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구조물이 4가지 형태로 변신할 때마다 재단이 마련한 영상프로그램이 펼쳐졌다. ‘건축물은 움직일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이다. ‘트랜스포머’에서는 프라다가 2004년부터 세계 순회 중인 스커트 전시회 ‘웨이스트 다운’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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