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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투자 우등생의 조건
자산투자 우등생의 조건
  • 리치
  • 승인 2018.04.0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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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배분 효과 극대화가 답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이 있다. 여기서 계란은 투자자금을 뜻하는데, 바구니가 땅에 떨어지면 계란이 모두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바구니에 나눠 분산하라는 의미다. 이 대원칙을 살리면서 앞으로 자산배분 우등생으로 맹활약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리치를 통해서 자세히 짚어보자.


우리는 통상 투자자금을 목적에 따라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해 놓는다. 하지만 진정한 분산투자는 자금을 여러 계좌에 단순히 나누는 것이 아니다. 경기 사이클의 변화나 금융위기 같은 글로벌 이벤트에 대비해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서로 다른 자산들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분산투자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Lehman Brothers)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던 2008년 5월부터 10월 사이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50퍼센트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 국채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오히려 3퍼센트 정도 상승했다. 만약 글로벌 금융위기 전 국내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미국 국채에 분산 투자했다면 국내주식 손실 분이 일정 부분 상쇄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분산투자’는 투자자금을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몇 가지 정해진 자산들에 나누는 행위를 말한다.
분산투자 vs. 자산배분

그러면 ‘자산배분’이란 무엇일까? 자산배분은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하되 포트폴리오 이론과 사전에 정한 배분 전략에 따라 자산군별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즉, 정해진 조건 하에서 변동성을 최소화하거나 위험 대비 수익을 최대화하는 등, 단순한 분산투자보다 더 나은 성과를 얻기 위해 자산군별 투자비중을 결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자산배분은 과거 수익률과 변동성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공학 모델에 일부 의존하고 향후 전망도 감안해 실행한다. 따라서 개인들이 직접 자산배분을 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을 포함해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자산배분 모델에 근거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들은 이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자산배분이 녹아있는 포트폴리오

KB국민은행은 과학적 자산배분 모델을 기반으로 여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일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다. KB국민은행은 서로 다른 고객성향에 맞게 열한 가지의 일임형 ISA 상품을 구비해 놓고 있다. 각 상품은 자산배분 모델에 기반하여, 입출금이 자유롭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MMF(머니 마켓 펀드), 혼합형 펀드, 각종 국내외 주식형 펀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일임형ISA마다 열 가지가 넘는 상품들이 골고루 들어 있는 전형적인 자산배분 상품이다. 작년에 운용된 열 개의 일임형ISA 평균 수익률은 7.95%로 은행권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이처럼 높은 수익률이 가능했던 이유는 과학적 자산배분 모델과 KB금융그룹의 House View라는 시장전망을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운용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고루 분산된 자산배분형 상품은 개별상품보다 변동성도 더 잘 견뎌내고 위험 대비 수익률도 개선되는 특징이 있다.


위는 위험과 기대수익이 서로 다르고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에 고루 배분해 투자할 때 위험 대비 수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개념도다. 개별 상품 A, B, C를 적절히 배분해 구성한 포트폴리오 P가 A, B, C 각각보다 위험 대비 기대수익이 더 낫다. 다시 말해 포트폴리오 P가, 동일한 위험이라면 기대수익이 더 높고 같은 기대수익이라면 위험은 더 작다는 뜻이다.
KB국민은행은 금년 1월부터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KBot SAM(케이봇 쌤)이라는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포트폴리오도 제시하고 있다.
이 포트폴리오는 경제상황, 시장국면, 위험 등과 고객 투자 성향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하여 3개 이상의 펀드로 구성된 자산배분 안을 제시한다. 아울러 시장상황에 따른 수익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문자나 앱푸시(App push)를 통해 현 시점의 최적 포트폴리오를 알려 수익과 위험관리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투자자가 직접 자산배분하는 시대

각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지만, 투자자가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자산에 대해 스스로 자산배분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통장을 하나하나 꺼내 잔액을 확인하고 금, 달러, 부동산 등 각 보유 자산의 평가금액이 얼마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아래 그림처럼 종이 한 장을 꺼내 파이 차트를 그려 자산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파이 차트 안에 표시한 각 자산들이 얼마나 고루 분포되어 있는지, 그리고 경제상황과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서로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는지 봄으로써 자산배분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만약 부동산에만 쏠려있거나 안전자산에만 몰려있으면 자산배분이 적절치 않다고 볼 수 있다. 흔한 자산배분 방안은 예금이나 MMF, 부동산, 투자상품(ELS 신탁이나 주식펀드) 등에 3분의 1씩 배분하는 3분법이다.
물론 성향에 따라 배분 비중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투자상품’ 비중을 정할 때 나이의 법칙이 활용되기도 하지만 이는 너무 공격적이라 할 수 있다. 나이의 법칙은 ‘100-나이’만큼 투자비중을 가져가라는 뜻인데, 50세이면 투자상품 비중이 50%나 되어 높다고 판단된다.


자산배분 외면 뼈 아픈 사례

자산배분을 전혀 실행하지 않아 자산관리에 실패한 사례를 들어보자.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 금융자산은 거의 없이 강남 아파트만 다섯 채 보유한 사람이 있었다.
외환위기가 닥치자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아파트 값도 예외 없이 떨어졌다. 이 여파로 전세가격도 내려가면서 전세 만기연장 때 전세금을 일부 돌려줘야 할 처지에 몰렸다. 하지만 현금도 없고 대출이자도 20%까지 치솟아 어쩔 수 없이 아파트를 싸게 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쓰라린 아픔을 겪고 나자 다시는 아파트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나머지 아파트를 모두 처분한 뒤 전액 예금에 묻어두었다.
그렇지만 높았던 예금금리가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떨어졌다.
반면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오르락내리락은 했지만 2007년까지 두 배 넘게 올랐다. 낮아지는 금리 때문에 속상했던 이 사람은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속이 쓰려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예금을 모두 해지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 몰아넣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급락해 10년 꼬박 불렸던 예금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까먹는 신세가 되었다. 이후 몇 년을 기다려 원금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결국 자산배분을 하지 않은 결과는 뼈아팠다.
이 사람은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는 부동산만 보유했고 이후 10년은 예금에 몰아넣은 뒤 2007년부터는 주식펀드에 모두 투자했다.
다시 말해 거의 20년 동안 자산배분을 전혀 하지 않았다. 만약 아파트와 예금, 투자상품에 고루 분산했다면 실제보다 자산이 훨씬 더 많이 불어났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자산배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주기적 점검과 재편은 필수

자산배분은 한번 실행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다. 최소 1년에 한번은 점검해야 한다.
각 보유자산이 기대대로 성과를 내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살피고,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 원인을 파악해 조정하는 작업까지 해야 진정한 자산배분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등생은 강의 내용을 놓치지 않고 노트에 열심히 받아 적으며 메모도 꼼꼼히 잘하는 특징이 있다.
물론 복습도 철저히 한다. 자산배분에서도, 각 보유자산을 하나하나 살피고 파이차트를 실제 그려야 한다. 아울러 경제 상황을 공부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시 점검하는 복습 과정을 빼놓지 않아야 진정한 자산배분 우등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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