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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클라우디 베이 와인
뉴질랜드 클라우디 베이 와인
  • 리치
  • 승인 2018.05.31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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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향·상쾌한 산도 일품

 

바다가 가까운 와이너리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 와이너리로 가는 길에 젖어든 안개가 몽환적 분위기였다면 뉴질랜드 문화유산급 와인으로 칭송받는 소비뇽 블랑 와인은 환상적이다. 프랑스 소비뇽 와인보다 가볍지 않고 캘리포니아 소비뇽 와인보다 무겁지 않은 풍미와 독특한 떼루아에서 기인하는 향그러움이 명품의 자격을 발한다.

누군가의 인생을 바꾼 와인

뉴질랜드의 와인투어에서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클라우디 베이 와이너리로 떠난다는 설레임에 아침을 서둘러 먹고 말보르로 나섰다.
1770년 뉴질랜드 탐험가 캡틴 제임스 쿡(Captain James Cook)이 발견하면서 부옇고 흐린 해안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을 알려주듯이 안개가 낀 흐린 날씨 속에 흐릿하게 보이는 산은 클라우디 베이 와인 레이블과 똑 같았다.
그리고 머릿속에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를 소재로 한 영화가 떠올랐다. 주인공 밴 브래드포드는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자, 로펌에서 인정받은 유능한 변호사이지만 ‘클라우디 소비뇽 블랑’ 와인으로 인해 그때까지 삶이 껍데기 거짓 인생이라는 점을 자각했다. 아름다운 포도밭 사이를 가로 질러 드디어 도착하니 많은 관광객들이 와이너리 이 곳 저 곳을 둘러보고 와인 시음에 참여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먼저 와인 시음을 하면서 클라우디 베이와인에 푹 빠져보고 싶었다.  


‘뉴질랜드 와인의 꿈’ 실현

1980년 서호주 마가렛 리버지역의 케이프 멘텔레 빈야드(Cape Mentelle Vineyards)의 설립자 데이비드 호넌(David Hohnen)은 뉴질랜드 말보르 지역에서 자신의 와이너리를 방문한 양조가들로 부터 소비뇽 블랑 와인을 선물 받고 마셔보는 순간 소비뇽 블랑에 아주 빠져버렸다.
1985년 데이비드 호넌은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에 세계적인 양조가 케빈 주드(Kevin Judd)과 함께 와이라우 밸리(Wairau Valley)에 포도밭을 구입한 후 와이너리를 설립하면서 Cloudy Bay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레이블의 그림과 상표는 리치먼드(Richmond) 산맥의 형상과 와이라우 밸리(Wairau Valley) 동쪽 끝에 위치한 만(灣)의 고유한 느낌을 수묵화처럼 형상화했다.
첫 번째 작품으로 말보르의 개성을 담은 소비뇽 블랑 와인을 만들면서 뉴질랜드 와인의 꿈을 실현했다. 이 와인이 산도의 풍미가 우아하면서 입안에 감싸는 청량감이 전형적인 프랑스 소비뇽 블랑의 대명사인‘상세르니 푸일리-퓌메’와는 차별화되었기 때문에 와인마니아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클라우디 베이 와이너리에서 처음 만든 소비뇽 블랑 와인은 문화유산으로 와인 속에 계속 살아 숨 쉬면서 20여년 동안 뉴질랜드 와인을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했다.
2003년 클라우디 베이 와이너리는 프랑스 유명한 샴페인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를 인수했던 다국적 명품 회사 LVMH(Mo?t Hennessy Louis Vuitton)가 인수하면서 기존의 장기 계약 중이었던 포도재배 농가에서 자체 와인 생산을 하면서 포도수급에 문제가 있었고, 과거의 품질보다는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지만 국제 품평회에서 입상하면서 옛 영광을 찾았다. 


서늘한 해풍 큰 일교차 특급 포도

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의 포도밭은 자갈이 많은 토양으로 서늘한 기후를 가진 바닷가에 위치해 일조시간이 길고 밤과 낮의 일교차가 크다. 밤이면 해풍(海風;바닷바람)이 불어 시원한 기온이 유지되는 덕분에 와인이 매우 풍미가 있고, 풀 향과 향긋한 봄꽃, 그리고 과일향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2011년 와인전문잡지‘와인스펙테이터 6월호’가 선정한 100대 와인에 선정됐고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 중에 최고점수인 92점으로 더욱 화제가 되었고, 신대륙의 신선함과 순수함을 강조하며 뉴질랜드 와인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015년에 창립 30주년 기념으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클라우디 베이 레어 네이쳐 시리즈 (Cloudy Bay Rare Nature Series)’로 친환경적인 컨셉으로 자연의 순수함과 신선함의 정취를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말보르 지역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 배수 자갈 토양, 낮밤의 일교차, 뉴질랜드 지역 중 가장 긴 일조시간, 차가운 바닷물로 둘러싸인 독특한 떼루아로 세계적인 수준의 신대륙 와인을 만드는 데 이상적인 환경으로 자연의 진수를 담은 와인을 고집했다.
클라우디 베이의 소비뇽 블랑 와인에는 2개월간의 스테인리스 스틸 통 발효를 통해 소비뇽 블랑 자체의 신선함을 담는 방식(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과 18개월 동안 프렌치 오크 통 발효를 통한 풍부하면서 복합적인 맛을 완성하는 방식(클라우디 베이 테 코코)의 와인이 있다.


풍미와 향 최적의 균형 돋보여

현재는 2016년부터 중국에서 도메인 샹동(Domaine Chandon)을 설립하고 돌아온 양센(Yang Shen)이 경영을 맡고, 2005년부터 남호주 바로사 밸리, 프랑스 론지방에서 양조로 명성을 날렸던 팀 히스(Tim Heath)가 합류하여 와인을 양조하고 있다.     
클라우디 베이 와이너리에서 시음했던 4개의 와인 중에서 샤르도네, 피노누아도 매우 인상이 깊었지만 ‘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 2017’를 시음했는데 루아르 지방의 소비뇽 블랑 와인보다 가볍지 않고, 캘리포니아 소비뇽 블랑 와인에 비해 무겁지도 않은 최적의 균형 잡힌 와인이었다.
와인의 잔을 돌려 코끝에 갖다 대는 순간 레몬, 라임, 시트러스, 자몽, 아스파라거스, 푸른 피망, 허브, 봄꽃향이 피어오른다.
입안에서 신선하고 상쾌한 산도가 섬세하게 균형을 이루면서 강렬하고 집중적이면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특히 침이 고이는 산도는 식욕을 돋우고 풍성하고 깔끔하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싱싱한 봄나물과 잘 어울린다. 산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 냉이무침, 원추리나물, 두릅무침도 잘 어울리고, 훈제연어, 새우 칵테일, 생굴, 바다가재, 오징어 회 욕심을 부리면 바비큐와 함께 곁들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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