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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일선 복귀한 ‘신동빈 회장’
경영일선 복귀한 ‘신동빈 회장’
  • 한계희 기자
  • 승인 2018.11.02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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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던 ‘롯데그룹’ 다시 뛴다

 

멈춰 있던 롯데그룹의 ‘경영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신동빈 회장이 8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업무한 돌입한 신 회장은 지배구조 재편부터 매만졌다. 그러면서 그룹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경영 공백으로 중단하거나 보류된 대규모 국내외 투자 및 지배구조 개편 등이 그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영에도 시동을 걸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리치>에선 활기를 되찾고 있는 롯데그룹을 찾았다.

지난 10월 8일 오전 서울 롯데월드타워. 신동빈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감생활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다. 무려 8개월 만이다. 신 회장은 출근 후 이날 열린 주간회의에서 그간 롯데그룹을 이끌어온 비상경영위원회 위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리고는 내부적으로 시급히 처리할 사안을 챙겼다.


박차 가하는 지배구조 개편·M&A 행보

이후 신 회장의 행보는 빨랐고 거침이 없다. 복귀 신고 이틀 뒤인 10일 롯데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롯데케미칼 지분 23.2%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리고 롯데지주 안에 롯데케미칼 등 11개 계열사를 한꺼번에 편입하면서 롯데지주를 90여 개 계열사 중 62곳을 거느리게 만들었다. 이것이 복귀 후 첫 의사결정이었다.
다음날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경영 복귀를 계기로 미니스톱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매물로 나온 미니스톱을 인수할 계획이 있다고 공식화한 게 그것이다. 만일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편의점은 ‘빅3’로 재편될 전망이다.
롯데가 운영하는 9543개의 세븐일레븐과 2533개의 미니스톱 매장을 합하면 총 1만2076개에 이르기 때문이다. 현재 CU는 1만3048개의 점포를, GS25는 1만2977개의 점포를 운영 중에 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이 같은 행보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그룹 안팎에선 향후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고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분정리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들리고 있다. 
사실 호텔롯데 상장은 그룹 입장에선 상당히 큰 숙제다.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이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일본 주주들 지분을 크게 희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분정리도 시급하다. 내년 10월 이전까지는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의 93.8%와 롯데캐피탈 25.6%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금융계열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데 기인한다.
재계 일각에선 롯데그룹이 신 회장이 법정구속된 기간 중단되다시피 한 국내외 10여 건 1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재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제과업체와 베트남·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미국·베트남의 호텔 체인, 유럽의 화학업체 등의 인수를 재차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게 그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예상투자 규모만 4조원에 달해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간 신 회장의 부재로 건설은 연기돼 있었다. 하지만 그의 복귀로 이 사업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실상 벗어난 ‘사업관련 리스크’

한편 신 회장은 지난 2016년 이후 계속돼 온 각종 검찰수사와 재판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특히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 측에 면세점 특허를 대가로 70억원의 뇌물을 건넸다가 돌려받은 혐의(뇌물공여)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됐다가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상태다. 물론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법관련 리스크’에서 사실상 벗어났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는 물론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혐의까지 일단 털고 갈 수 있게 됐다는 게 그 이유로 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롯데케미칼 주식 매입은 신동빈 회장의 그룹 내 안정적인 지배력을 높이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롯데의 총수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사라져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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