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15:26 (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금리인하 논할 때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금리인하 논할 때 아니다”
  • 이욱호기자
  • 승인 2019.02.0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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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로 동결했다. 이주열 총재는 1월 24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1월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관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경제 성장세가 지난해 수준이고 잠재성장률과 비교해 봤을 때도 금리인하를 논할 때는 아직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경제나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실물 경제 흐름보다 좀 더 비관적인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올린 연 1.75%로 유지된다. 다만 미국과의 금리 역전 폭이 0.75%포인트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 우려로 지목된다. 
사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을 우려하며 국내에서도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국내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대외적 여건도 어려운 만큼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반도체 경기는 하반기 회복”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는 섣불리 금리를 내릴 경우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이와 관련 “시장이 여러 불확실성, 미중 협상, 중국 경기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미국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에 내포된 불확실성을 가격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경기둔화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경기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고 지난해 정도의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보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은행은 2년 전 우리경제 잠재성장률을 2.8~2.9%로 발표한 바 있는데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6~2.7%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6%,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0.1%포인트 낮췄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성장세가 악화된 점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소폭 낮췄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을 기존 1.7%에서 1.4%로 0.3%포인트 낮춘 것에 대해서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상승률이 1.3%로 둔화됐고 식료품,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1% 초반에 머물렀는데 앞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당분간 1%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겠으나 하반기에는 1% 중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부동산 시장 위축이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주택가격 변동이 소비에 미치는 자산 효과는 과거보다 작아졌으며 주택가격 안정은 무주택 가격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돕기 때문에 소비 여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강변했다.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주택가격 하락을 금융 안정 측면과 결부시켜 보면 주택가격이 안정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볼 때 가계부채 누적을 억제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올해 수출과 관련해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수준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수출 물량은 여전히 증가세이며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경상수지도 규모는 감소하더라도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가 되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고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상당폭 하락했으며 올해 비교적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지난해 11월 금통위 때 경기 하강국면이라는 표현이 조금 쓰기가 어렵고 좀 더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이후 세계경제도 조금 둔화했고 KDI나 정부의 진단도 약간 어두워진 것 같다. 현재 경기 국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A. 경기 정점이나 저점이라고 하는 것은 각종 경기지표를 바탕으로 해서 종합적인 검토 그리고 전문가의 의견수렴 등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판단토록 되어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국내경제 또한 성장세가 둔화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일부에서 우려하듯이 급속한 경기둔화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고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Q. 반도체 수출 감소가 현실에 나타나면서 지금 반도체 경기가 조정국면이 받는 것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현재 반도체 경기 전망과 관련해서 어떻게 보고 계신지.


A. 파악하기로는 다수의 전문기관들이 최근 반도체 경기의 조정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다 보니까 수요처에서 전략적으로 구매를 지연한다든가 또는 최근에 PC생산이 감소한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가 둔화됐고 그래서 전문기관 전문가들은 이러한 요인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올 하반기 이후에는 반도체 수요가 다시 증가돼서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하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좀 더 우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Q. 이번에 성장률 전망도 낮추고 특히 물가전망을 대폭 하향했는데 향후 통화정책이 좀 더 완화적 기조로 갈 여지가 있는지.


A. 글로벌 성장세 약화를 반영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도 아직 완화적이며 그래서 더 완화적으로 가는 것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물가전망치도 낮췄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 공급측 요인하고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 등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고 물가상승률이 지금은 1% 초반으로 낮아졌지만 점차 높아져서 하반기에는 1% 중반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Q. 이번에 잠재성장률을 2.6%로 전망하면서 이 성장흐름에 대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다고 평가를 했는데 향후에 잠재성장률 하향 가능성을 염두 해 둔 판단인지.


A. 한국은행에서는 2년 전에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2.8% 내지 2.9% 수준으로 추정 발표한 바 있다. 그렇지만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예를 들면 2.7%나 2.6%는 그렇게 잠재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잠재GDP는 추정에 있어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것은 어떤 특정수치가 아닌 레인지(range)로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결국 잠재GDP는 경제구조의 변화라든가 인구구조의 변화, 생산성의 변화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추정을 하기 때문에 특정 수치에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고 해가 갈수록 변하게 되어 있다. 어떻든 이것을 2년 전에 추정을 했기 때문에 지금 현재의 잠재성장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추정 작업 중에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Q. 경상수지 흑자가 일시적으로라도 무너진다면 대외신인도에 상당한 악영향이 있고 금융시장에 충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이런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지난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졌고 일부 신흥국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은 펀더멘털이 튼튼해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펀더멘털이 강하다고 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은 경상수지 흑자가 되겠다.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무너진다면 분명히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에 가면 좀 회복될 것이라고 하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제유가가 지난해 비해 상당 폭 하락해 있는 점은 경상수지 흑자를 더욱 확대하는 요인이 되겠다. 이런 모든 것을 감안해 볼 때 올해도 우리 경제는 비교적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Q.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수익률곡선이 계속 좁혀지는 것은 어떤 이유라고 보는지. 또 한국은행 같은 경우 이와 관련해서 대응책이 있는지.


A. 지난해 11월에 기준금리 인상 후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졌는데 좁혀진 것은 그 동안에 기준금리 인상기대를 선반영한 장기 시장금리가 일부 되돌려진 측면이 하나 있고 그 다음 같은 해 12월 중에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미국의 장기국채금리가 크게 하락한 점에 영향을 받은 것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저희들도 수익률곡선의 추이를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다른 나라의 사례도 저희들이 충분히 검토하고 분석하고 그런 작업을 했다고 할까. 그런 것에 대한 분석은 항상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수익률곡선을 특별히 인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Q. 지난해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우리 국민소득이 1인당 3만 달러가 넘었다는 것도 같이 발표가 됐는데 이에 대해 주로 체감하지 못한다와 양극화 문제 등이 지적 됐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또 이렇게 체감을 하려면 어떤 부분이 가장 시급하게 먼저 개선되어야 하는지.


A. 체감경기와 실제 나타나는 지표경기에 괴리가 있는 것은 비단 성장뿐만 아니고 물가도 그렇고 많은 경제지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지만 체감경기를 높이는 것, 이것이 물론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성장과 관련해서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게 체감경기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을 무엇보다 고용으로 보고 있다.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그에 따라 임금도 개선되고 하면 체감경기는 결국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소득의 증가가 뒷받침되어야 하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용상황 개선과 고용증대가 체감경기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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