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4년여 만에 닻 올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4년여 만에 닻 올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 김은희기자
  • 승인 2019.02.09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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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종합 금융그룹 위상을 되찾겠다”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다른 금융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적극적인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과 글로벌 전략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을 달성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겠다.”
지난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뒤 1년 넘게 은행을 이끌어오던 중 올해부터 지주회장 직무도 함께 맡게 된 손태승 회장의 일성이다. 그는 지난 1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지주 출범식 비은행 금융사를 올해부터 본격 사들여 2~3년 뒤에는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를 자회사를 두고 있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손자회사인데 오는 6월까지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카드의 경우 50%는 지주사 주식으로, 50%는 현금으로 매입할 계획도 마련해 놓고 있다.
문제는 우리종합금융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지주사 출범 이후 2년 이내에 자회사로 편입돼야 한다. 이에 대한 손 회장의 입장은 대량 대기매물(오버행) 문제를 줄이기 위해 현금 매수 방식이 유력하지만 추가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주식이전 계획서를 승인했다. 이후 1월 11일 우리은행 주식을 우리금융지주 신주로 교환하는 포괄적 주식이전을 통해 금융지주 법인 설립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2014년 11월 해체됐다가 4년 2개월 만에 다시 지주사로 부활했다.

‘부활’한 우리금융지주의 선택

‘부활’한 우리금융지주의 사령탑을 맡은 손 회장은 재출범과 함께 ‘혁신’이라는 단어를 가장 앞에 내세웠다. 1등 금융그룹 자리를 되찾기 위해 순혈주의를 깨고 조직 문화도 확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그의 의지는 “디지털 혁신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변혁을 촉진하고 금융 취약계층과 혁신기업, 중소기업을 위한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앞장설 것”이라는 말에서 엿볼 수 있다.
금융권에서도 우리금융지주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리금융의 부활로 국내 금융시장의 지형도가 5대 금융지주 체제로 개편된 까닭이다. 그만큼 금융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사실 우리금융지주는 원래 2001년 정부 지분 100%로 설립된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5대 지주사 경쟁 시대를 열었지만 지금은 후발 주자다. 강력한 KB, 신한, 하나, NH농협금융지주들과 규모의 경쟁을 해야 한다.
손 회장의 선택은 약점이었던 보험, 증권 분야 등을 강화하는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가 증권과 보험,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디지털 등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등 차별화 전략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의 의지를 말해주고 있다.
손 회장이 공격적 인수·합병을 최우선 과제로 선택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을 했지만 아직 우리은행이 자산의 98%를 차지하고 있어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는 게 그것이다. 때문에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하는 ‘몸집 불리기’를 핵심 키워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리금융지주의 총자산은 5대 지주 중 가장 적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376조3000억원이다. 물론 지주사 전환으로 일단 7조원가량의 ‘실탄’은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치열한 규모의 경쟁이 벌어지는 전쟁터에 들어선 이상 ‘덩치 키우기’에 더욱 주력해야 하는 입장이다. 
손 회장은 이와 관련 “우리금융지주가 2~3년 뒤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도록 내년까지 비은행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앞으로 1년간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비은행 회사부터 직접 인수하고 증권사는 올해 안에 인수를 하지 못하면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하는 등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선다”

그가 이처럼 ‘몸집 불리기’를 자신하는 배경에는 ‘자금’을 동원할 능력이 생겼다는 것이 있다. 지주사는 은행법상 자기자본 20%라는 출자 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7조원가량의 ‘실탄’을 확보한 것도 이에 따른 것이다. 게다가 지주 체제로 전환되면서 출자 한도가 130%까지 확대됐다. 그만큼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 확보가 가능해진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공격적 M&A를 선언한 만큼 확대된 출자 여력을 토대로 비은행 부문에서 ‘사들이기 작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주사로 안착한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한 것과 이를 통해 현재 자산의 98%가 은행에 쏠려있는 구조를 중장기적으로 6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적이 내재되어 있다.
뿐만 아니다. 손 회장의 비은행 부문의 몸집을 키우려는 속내는 자산규모가 수익규모의 윤곽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은행 금융사들을 인수해 은행에 치우친 구조를 탈바꿈하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계산도 깔려 있다.
그가 최대로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을 많이 해서 포트폴리오를 늘려갈 것이며 2019년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에는 1등 금융그룹이 되게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은 이 같은 속내가 담겨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손 회장이 M&A를 하기 위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는 증권, 카드사 등 규모가 큰 매물보다는 부동산 신탁, 중소형 자산운용사 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규모가 작은 회사는 직접 인수하는 방향으로, 규모가 큰 데는 같이 합작으로 투자하는 형태로 접근하겠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그는 다만 규모의 경쟁을 위한 인수합병에 나서더라도 서둘러 인수합병을 진행하기 보다는 순차적으로 나서는데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지주체제를 안정화시키고 그 뒤에 증권과 보험 등 대형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수익창출 바탕은 ‘글로벌·디지털’

손 회장은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방침을 피력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만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디지털 역량 등을 바탕으로 그룹사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실제 그는 “증권, 보험, 자산운용, 부동산 신탁, 디지털 등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우리만의 장점을 살린 CIB 모델과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등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사업 포트폴리오와 금융서비스 혁신을 통해 금융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1등 종합금융그룹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이 세우고 있는 수익창출 전략 중 하나는 26개국 41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비은행 계열사와의 동반 진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예컨대 현지영업 강화와 리테일 기반의 글로벌 IB를 통해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적극적 M&A 행보를 시사한 것도 이 같은 경영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2020년이나 2021년에는 상당부분 포트폴리오를 갖춰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것이며 비은행 금융기관 비중을 40%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손 회장은 ‘스타트업 지원’을 수익창출의 또 다른 전략으로 세워놓고 있다. 이는 초기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해주면 우리나라 경제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고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에 대해 “스타트업 10곳에 투자해 1~2곳만 성공해도 우리금융지주에 이익이고 투자를 받는 기업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며 “판교에 있는 몇 천만원으로 시작한 회사들이 몇 조원 규모로 성장했는데 이런 성장을 공유하면 우리에게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실리콘밸리가 지금처럼 커진 것은 미국 금융기관들이 성장기업에 초기에 투자했기 때문이라며"우리은행이 성공모델을 만들면 다른 은행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런가 하면 손 회장이 주목하고 있는 또 하나는 ‘디지털’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디지털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 내실화라고 생각한 그는 우리금융지주를 설립 초기 필수업무 중심으로 4본부 10부 1실의 최소 규모 조직으로 구성g고 그룹 내외부에서 선발된 80여 명의 임직원을 근무하게 했다.
손 회장은 “글로벌 은행들과의 경쟁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내부 인력을 키우고 외부 인력도 적극적으로 수혈하겠다”면서 “디지털 그룹의 사무실과 직원 복장을 정보기술(IT) 회사처럼 자유롭게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이 은행과 증권 등 종합금융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받을 수 있고 그룹 통합 마케팅도 강화할 것”이라며 “기업 금융의 강점을 살려 중소·중견기업 임직원의 자산관리를 공략하겠다”고 덧붙였다.

======================== 프로필 =========================
▲1959년생
-전주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석사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MBA

▲주요 경력
-우리금융지주 상무(2010년 9월~2012년 12월)
-우리은행 관악동작영업본부 영업본부장(2012년 12월~2014년 3월)
-우리은행 자금시장사업단 상무(2014년 3월~2014년 12월)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2014년 12월~2015년 12월)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그룹장(2015년 12월~2017년 2월)
-우리은행 글로벌부문 부문장(2017년 2월~2017년 12월)
-우리은행 은행장(2017년 12월~현재)
-우리금융지주 회장(2018년 12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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