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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제조업 재도약해야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제조업 재도약해야 한다”
  • 김은희기자
  • 승인 2019.03.07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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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으며 제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 경제의 생존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일성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19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제조업계 인사들을 만나 이같이 강변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10월 이후 열린 올해 첫 간담회로 오전 7시 30분부터 비공개로 두시간여동안 진행됐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경제동향간담회가 주로 교수 등 경제전문가들이나 금융계 관계자와의 만남의 자리였던 것과는 달랐다.
한국은행은 반기에 한 번 정도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있는데 이 총재가 이번처럼 산업계 인사를 모은 것은 지난 2014년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과의 만남 이후 두 번째다. 이번 간담회에는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주요 6개 제조업계 관계자들과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눈길 끈 이례적 간담회

“제조업 내 업종 간,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전통적인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동종기업뿐 아니라 과거 경쟁관계가 아니었던 여타 업종 또는 서비스업 영위 기업과도 새로 경쟁하게 됐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제조업 경쟁력 제고는 우리경제 생존 문제라며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아울러 독일, 미국 등 주요국에서 비롯된 제조업 환경 변화를 재도약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총재는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적절히 대응해 재도약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제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 스마트 팩토리, 정보통신(IT) 융합, 글로벌 가치사슬, 리쇼어링 등 용어가 더욱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는 제조업과 그 주변 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리쇼어링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이다. 이 총재는 글로벌 가치사슬 확대 과정에서 생산기지 역할을 했던 아시아 주요국 내수 비중이 커지고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국제분업 유인이 약화했고 제조업을 둘러싼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제조업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글로벌 가치 사슬 약화를 지적한 그는 선진국과 신흥국 간 노동비용 격차가 줄어들면서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유인도 축소됐다고 판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GVC 확대 과정에서 생산기지 역할을 했던 아시아 주요국의 내수비중이 커지고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국제분업 유인이 약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며 “더욱이 선진국과 신흥국간 노동비용 격차가 줄어들면서 다국적 기업의 GVC 참여 유인도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제조업 경쟁 환경 변화는 우리나라에 우호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적절한 대응전략을 통해 우리 제조업이 재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한 ‘규제 합리화’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서광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 부회장, 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 임승윤 한국석유화학협회 상근 부회장,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무, 장윤종 포스코경영연구원장, 염용섭 SK경제경영연구소장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최근 대내외 환경 변화로 우리나라 주요 산업 여건이 녹록치 않다고 목소리를 냈다. 주요국에서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노력 등으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데에 동의도 했다.
이들은 특히 철강, 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에서 중국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큰 부담이 된다고 토로하면서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3개월 연속 ‘동결’
 “수출 중심 성장전략 중요하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수출을 중심으로 국가 경제 성장전략을 짜는 게 불가피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일성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끝난 직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수출은 특히 제조업의 경쟁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운용에 있어서 제조업 경쟁력 강화라는 것은 절대적인 과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변했다.
한국은행이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시장의 예상대로다. 앞서 지난해 11월 연 1.50%에서 1.75%로 인상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올린 바 있다.
사실 동결에 대해서는 금융시장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2월 13일부터 18일까지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0%가 금리동결을 점쳤을 정도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 사실이나 금리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 불안이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고 현재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경제는 1월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금융안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신축적 물가 안정 목표제를 채택하고 있고 신축적 물가 목표제 하에서는 거시 경제 흐름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한국은행의 결정에 대해 국내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 보다는 상황을 관망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여전한데다 소비자물가와 경제지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섰고 가계부채 증가율도 낮아지면서 한국은행측이 받고 있던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도 이유로 들고 있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리인상의 분기점은 4월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수정경제전망을 내놓는데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그 이유로 꼽힌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계속 목표치를 밑도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낮은 물가 흐름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공급측 요인, 국제 유가 하락·정부의 복지 정책 강화 영향이 작용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 그리고 이미 저희들의 경쟁 상대가 돼버린 중국에서 제조업 경쟁력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우리가 참고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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