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강남자산가들 ELS로 ‘쩐의 이동’하는 까닭
강남자산가들 ELS로 ‘쩐의 이동’하는 까닭
  • 한계희기자
  • 승인 2019.03.18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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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 늘리고 ‘수익’ 챙기고

 

강남 자산가들이 요즈음 ELS로 ‘쩐의 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익률보다는 안전성을 고려해 보수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게 그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그 이면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 인상 수준이 불확실하고 당장 미·중 무역분쟁의 협상 결과를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자산가들이 ELS 투자에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재테크 투자자들의 시선을 잡는 보고서가 나왔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 92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2019 부자보고서’가 그것이다.
이 보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큰돈을 움직이는 자산가들이 지수연계 금융상품(ELS, ELT)과 단기금융상품, 정기예금 등의 순으로 높은 투자 선호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자산가들이 유동성과 안정성을 모두 담보할 수 있는 투자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안정성 중시하는 큰손들 ‘선호’

강남 자산가들이 ELS를 투자 1순위로 꼽는 이유는 이 상품의 매력에 기인한다. 사실 ELS는 연 5~10% 수익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낼 수 있어 고액자산가가 많이 찾는 금융투자 상품이다.


ELS는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지수가 조정을 받는 시기에는 직접투자나 주식형펀드 등에 비해 안정적인 게 장점이다. 게다가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도 있어 안정성을 중시하는 큰손들이 선호하고 있다.
무엇보다 ELS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투자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높아지고 있는 ELS 목표수익률과 작년 4분기 이후 글로벌 주요국 증시 대표 지수가 크게 떨어지면서 ELS의 손실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이다.
현재 목표수익률 연 7~8%로 높아졌다. 일부 상품의 경우에는 목표수익률 연 9%대를 도전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월 NH투자증권은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목표수익률 연 9%대 지수형 ELS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달 키움증권은 국내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공모했는데 ‘키움 제923회 ELS’의 경우 모든 기초자산이 최초기준가격의 90%(6개월, 12개월), 85%(18개월), 80%(24개월), 75%(30개월), 70%(36개월) 이상이면 세전 연 10.5%의 수익률로 조기 또는 만기 상환되는 상품이었다.


또 KB증권은 지난달 해외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최고 연 7.1%(이하 세전)의 수익을 제공하는 원금비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4종 및 파생결합증권(DLS) 3종, 원금지급형 기타파생결합사채(DLB) 2종 등 총 9종의 상품을 공모하기도 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3분기에 글로벌 증시가 지루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지수형 ELS의 목표수익률이 연 4%대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면서 “이 때 주요 증권사는 기초자산 중 하나를 삼성전자, 넷플릭스 등의 종목으로 채워 목표수익률을 연 7%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이어 “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은 목표수익률 연 7%대 지수형 ELS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면서 “대형 증권사들이 목표수익률 연 9%대 상품을 잇달아 내놓을 전망이고 보수적으로 영업하는 은행계 증권사의 지수형 ELS 목표수익률도 연 6%!7%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다”

자산가들이 ELS 투자를 선호하는 이면에는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더라도 상대적으로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작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수가 일정 폭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약정 금리를 받게 되는 구조로 은행이자율보다 2~3배 높은 이율이 기대되는 상품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2~3개의 기초자산을 설정하며 3년 만기 구조로 이뤄진 ELS는 개별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의 가격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기초자산은 대체적으로 유로스톡스 5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S&P500, 코스피200, 니케이225, 홍콩항셍지수 등으로 설정한다.
이중에서 홍콩H지수는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지수 중 가장 변동성이 크다고 평가받는데 녹인 배리어 55%짜리 상품에 지금 가입했을 때 지수가 5500 미만으로 떨어져야 손실 가능 구간에 접어드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 지수의 움직임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 11월 이후 홍콩H지수가 5500 밑으로 내려간 적은 없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만기 이전이라도 약속된 수익률을 달성하면 조기상환 후 재투자가 가능하지만 경우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해당지수와 관련된 경제나 정치성향 등을 충분히 고려해 투자하지 않는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일례로 여러 개의 기초자산을 사용하는 상품의 제시수익률이 1개의 기초자산만 사용하는 경우보다 높지만 손실가능성도 더 높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한 마디로 기초자산의 수가 많거나 제시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도는 높아지는 셈이다.
정해진 기간에 기초자산 가격이 회복되지 못할 경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예컨대 만기가 정해진 상품인 만큼 투자기간 중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발생조건으로 하락할 경우 손실을 보지 않고 상환될 수 있는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 재테크라는 칭호를 얻으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ELS의 경우에는 은행권에서 많은 판매가 되면서 중위험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기초자산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금리도 높아질 수 있고 고위험군의 상품이 될 수도 있으므로 투자 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관계자는 이어 “ELS는 대부분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손실발생조건에 해당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면서

“기초자산이 많을 경우 충족해야 할 조건이 많아지고 이는 조기상환 달성확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또 “유로스톡스 50의 경우 유로존 7개 국가의 50개 기업주식으로 구성돼 유로존의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또한 홍콩H지수는 금융업 비중이 70%에 달하고 있어 중국 금융업 상황이 악화될 경우 지수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를 투자에 나설 때는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녹인’이 두렵다면 펀드로

한편 고액자산가들 중에는 ELS 10여 개에 분산투자하는 펀드에 ‘쩐’을 담고 있다. 이같이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수익을 올리고 싶지만 ELS의 ‘녹인’이 두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 대안으로 이 같은 펀드를 선호하는 셈이다.
현재 이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지난 2014년 ELS에 분산투자하도록 선보인 ‘삼성 ELS 인덱스 펀드’가 있다.
만기 3년, 상환조건은 6개월마다 95%, 95%, 90%, 90%, 85%, 60%의 스텝다운형 조건인 ‘삼성 ELS 인덱스 펀드’의 특징은 홍콩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3개 ELS를 편입하고 있고 안정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공모형, 개방형, 반영구적으로 운용된다는 점과 매일 기준가가 산출된다는 점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각각의 13개 ELS 조기상환일을 2주 간격으로 설계해 순차적으로 상환조건이 충족되면 새로운 ELS를 편입해 계속 운용한다.
이 펀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투자와 환매 시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이는 매번 수수료를 지불하고 투자를 반복해야 하는 점과 가입절차, 상품 재선택 등 ELS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수익률도 1개월 3.86%, 3년 49.69%로 안정성과 단기뿐 아니라 장기투자의 장점이 모두 반영된 이 펀드는 한번 가입해 6개월이 지나면 별도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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