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1:18 (목)
진짜 실력과 리더십 ‘보인다’
진짜 실력과 리더십 ‘보인다’
  • 김은희기자
  • 승인 2019.04.03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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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력 강해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재계 안팎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 부회장의 행보는 글로벌 협력에 맞춰져 있는 모양새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 세계를 넘나들며 위기 속에서도 공격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그의 행보에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기술주도권 확보와 후발주자 격차 벌리기 전략 등 ‘이재용式’ 경영으로 지배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리치>에서는 글로벌 협력 등을 책임지는 역할을 더 강화하며 ‘진짜 실력과 리더십 보여주기’에 나선 이재용 부회장을 따라가 봤다.

 

이 부회장의 자신감이 서서히 성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메이주에 이어 모토로라에도 자사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장착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영역을 착실하게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목표는 오는 2030년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1위 달성이다. 업계에서는 목표 달성에 대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비모메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육성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어찌 보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이 부회장의 승부수라고도 할 수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으며 위기는 항상 있지만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반드시 헤쳐 나가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위기일수록 공격투자”

그만큼 그는 이 분야를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그 성과도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작년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가량 증가했다는데서 알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 수주와 점유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중국 일부 IT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비메모리 수주를 늘리고 있는 덕분이다.
이러한 성장은 스마트폰 등 IT 디바이스 사업으로 쌓은 경험치와 메모리반도체에서 축적한 미세공정 경쟁력 등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했기에 가능했다. 게다가 이 시장은 영역이 다양하고 인텔과 퀄컴 등이 원천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 성적은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시스템반도체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한 이 부회장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조정 속에서도 평택 반도체 2라인의 내년 3월 가동을 공식화했다. 이는 시장 1위 플레이어로서의 자신감은 물론 과감한 투자로 시장의 확고한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복심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곳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해 화성에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전용 라인을 올 하반기에 완공할 계획이다. 또한 평택 2라인에 이어 3, 4라인 투자 계획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지각변동이 크게 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작년 18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삼성전자는 현재 퀄컴에 이어 IBM의 CPU(중앙처리장치) 생산을 수주하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업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경쟁력이 자리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평택 반도체 2라인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거대시장 인도를 장악한다”

재계에서 꼽는 이 부회장의 가장 큰 강점은 폭넓은 세계 인맥과 글로벌 감각이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리더들과 스킨십 확대를 하면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출장에서 대부분은 글로벌 IT업체 경영진을 만나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그는 최근 방한한 모하메드 UAE 왕세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과 만나 스킨십을 나눴다. 앞서 지난 설 연휴 기간 중에는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최근 글로벌 반도체 경기 둔화에 따른 위기 해법 찾아 나서기도 했다. 
성과도 나타났다.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가 대표적이다. 인도 등 해외에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공급과 일본 통신사와 삼성전자의 5G 기술 협력 등을 주도한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성과는 경영자로서 능력과 역할을 확실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은 인도시장 공략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도시장은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심축이다. 인구 1억의 베트남시장을 잡고 인구 13억 거대시장인 인도를 장악한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그가 인도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인구대국 중 하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가 해마다 경제성장률이 7%에 달할 정도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사업 보폭을 크게 늘리면서 인도에 공도 많이 들이고 있는 것은 이러한 매력에 기인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도에 판매 법인을 비롯해 5개 연구개발(R&D)센터, 디자인센터, 그리고 2곳의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인도 특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일례로 지난 2월 포르투갈 북부도시 포르투칼에서 연 ‘삼성포럼 2019’에서 오직 인도인만을 위한 특별 가전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뮤직 TV와 태양광 에너지 냉장고, 인도 전통 향신료 제조가 가능한 전자레인지 등이 그것이다. 또 최근에는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갤럭시 S10’ 출시 행사를 열기도 했다.
삼성과 인도간의 관계가 ‘밀월관계’로 급부상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것은 또 있다. 지난 3월 9일(현지시간) 이 부회장이 인도 최대의 경제도시 뭄바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고 부자’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에서다. 무엇보다 그는 작년 12월 암바니 회장의 딸 결혼식에도 참석한 바 있어 이번에 보여 준 그의 행보 이들의 돈독한 관계를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글로벌 협력에 더 힘쓴다”

이 부회장의 이러한 광폭 행보에서 그의 지배력이 강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그룹 내 지배력 강화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그의 주요 계열사 지배력이 강화된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 삼성생명 지분 19.3%를 갖고 있으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7.3%, 삼성화재 14%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 지배력을 확장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는 2018년 5월 기준으로 삼성물산(17.1%), 삼성SDS(9.2%), 삼성엔지니어링(1.5%), 삼성전자(0.6%), 삼성화재해상보험(0.09%), 삼성생명보험(0.06%)의 지분을 쥐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처럼 지배력을 강화한 만큼 이후 행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그는 작년 8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의 4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품, 바이오, 5G(5세대 이동통신) 등을 꼽았다. 
때문에 그가 조만간 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 온 ‘뉴 삼성’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결정 중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과감한 투자와 사업재편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M&A 카드 등이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경영 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반도체와 5G 통신장비,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을 직접 챙기고 주요 경영진에게 사업전략도 지시하고 있다”며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확실하고 강해진 존재감과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의 ‘기술인재 사랑’은 유명하다. 우수 기술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아낌이 없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오는 8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최상위 스폰서 기업으로 주관기관인 국제기능올림픽위원회(WorldSkills International)를 후원한다. 후원금만 150만 유로(약 19억5000만원)이다.
이 뿐만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를 시작으로 격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에 7회 연속 후원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3년 이후에는 특히 4회 연속 단독 ‘최상위 타이틀 후원사(OEP)’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모두 우수 기술인재 육성을 위함이다.

프로필


▲ 1968년생
- 경복고등학교
- 서울대학교 동양사학 학사
- 게이오기주쿠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 주요 경력
- 삼성전자 총무그룹 입사(1991년)
-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2001년~2003년)
-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2003년~2007년)
- 에스엘시디 S-LCD 등기이사(2004년~2008년)
- 삼성전자 전무, CCO(2007년~2008년)
- 삼성전자 전무(2008년~2009년)
-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 COO(2010년)
-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 사장, COO(2010년~2012년)
- 삼성전자 부회장(2012년 12월~현재)
- 삼성문화재단 이사장(2015년 5월~현재)
-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2015년 5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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