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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진옥동號’…닻 올렸다
신한은행 ‘진옥동號’…닻 올렸다
  • 한겨레기자
  • 승인 2019.04.0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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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수익기반 ‘박차’

 

 

“세계는 넓다”.
신한은행이 새판을 짰다. ‘글로벌통’ 은행장을 내세워 포화 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을 넘어 글로벌시장에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신임 진옥동 행장이 있다. 진 행장은 선임 전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로부터 “해외 법인장 재직 당시 보여준 탁월한 경영 성과와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겸비한 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신한은행장 후보로 손색이 없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리치>에서는 그의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진옥동 행장은 금융업계에서 ‘국제통’으로 통한다. 지난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 가까이 일본에서 근무한 베테랑 일본통이기 때문이다.
진 행장은 덕수상고와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0년 중소기업은행으로 입행했다. 그리고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연을 맺었다. 그 뒤 1997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차장으로 부임했던 그는 2009년에 그룹 내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오사카지점 지점장과 SBJ은행 본부장을 지냈다.

“비상할 준비는 마쳤다”
 
진 행장의 등극은 최근 금융업계에 불어 닥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국내 경기침체에 따라 해외 사업역량 강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각 은행들은 CEO 조건으로 국제통 경험을 필수요소로 삼았다. 글로벌 사업에 전문성을 가진 은행장을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수익 기반을 조성해 나가기 위해서다.
사실 은행들은 현재 국내에서의 수익 창출 한계와 정부의 신남방 정책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권에서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 같은 흐름은 ‘국제통’ 은행장들을 부각시키고 있다. 대신 이전 국내 영업통이나 전략통 은행장들을 무대 뒤로 밀어내고 있다.
이제 닻을 올린 ‘진옥동號’는 항해기간 동안 국내 금융시장의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한은행 내에서는 평소 온화한 성품과 소통의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해외 역량 강화 등으로 개선된 경영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는 믿음이다.
‘외유내강형’ 면모가 강한 진 행장은 취임 전 이미 리딩뱅크 수성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1월부터 행장 업무 인수인계 절차를 밟았던 것이 전략 구상을 넘어 실행 단계까지 도달한 것이다.
실제 그는 작년 12월 내정된 뒤 지난 2월 말까지 꾸준히 주요 업무보고를 받았다. 매주 열리는 신한은행 임원회의에도 종종 참석했다. 이 같은 행보를 통해 업무 파악을 대부분 마친 진 행장은 3월부터 신한은행 직원들과 식사자리를 마련하는 등 소통창구를 넓히며 조직 안정에 힘썼다.

그러면 진 행장의 청사진은 무엇일까.
신한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행장은 업무보고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변화와 혁신’이다. 기존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 ‘혁신적인 것’을 가져오라며 단호한 의지를 피력했다.
금융권에서는 그가 내년까지 전체 은행 수익 중 글로벌 수익 비중을 20%로 끌어올리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작년 신한은행이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글로벌 수익을 거둔 것에 기인한다.
실제 신한은행은 2018년 해외에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3215억원을 벌어들였다. 무엇보다 이런 실적을 이끈 곳은 현지 외국계 은행 중 1위로 성장한 베트남 신한은행이다. 베트남 신한은행의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은 37억 달러며 당기순이익은 7200만 달러다.
 
“변화와 혁신으로 성장 일군다”

진 행장은 이러한 성장세를 몰아 글로벌 사업의 성장속도를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예정이다. 대내외적인 걸림돌들을 극복하고 글로벌 사업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것이다.
몰론 현실적인 여건은 그리 녹녹치 않다. 최근 경기둔화와 가계대출 규제 및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 등 영업환경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때문에 그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반의 채비를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본통인 진 행장은 일찍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일본은행들이 어떤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성공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변화와 새로운 것에 대한 혁신을 무기로 한 그만의 전략을 주목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프로필
▲1961년생

▲주요 경력
중소기업은행(1980년)
신한은행(1986년)
신한은행 인력개발실 대리(1992년)
신한은행 명동지점 대리(1996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차장(1997년)
신한은행 여신심사부 부부장, 심사역(2002년)
신한은행 국제업무팀 팀장(2004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지점장(2008년)
SBJ은행 오사카지점 지점장(2009년)
SH캐피탈 대표이사(2011년~2013년)
SBJ은행 부사장(2014년~2015년)
SBJ은행 사장(2015년~2016년)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부행장(2017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2017년~2019년 3월)
신한은행장(2019년 3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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