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8 10:55 (수)
“금융에도 혁신 DNA가 필요하다”
“금융에도 혁신 DNA가 필요하다”
  • 이욱호기자
  • 승인 2019.05.06 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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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해결사’로 거듭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구조조정의 원칙은 해당 기업의 자구 노력이므로 끌려 다니는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당시 강조한 말이다. 그 당시 금융권 안팎에서는 원칙주의자이면서 진보적 성향의 학자로 알려진 그의 강력한 시그널에 ‘기대 반 우려 반’ 반응이었다. 그리고 1년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이 회장은 과거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굵직한 기업구조조정을 거침없이 해결하는 해결사로 거듭났다.  리치  에서 자세히 알아봤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이 변하고 있다. 보수적인 색채를 버리고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전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대명사’로 불렸으나 지금은 아니다. 국가 경제에 필요한 중소·벤처·스타트업을 키우는 투자은행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또 4차 산업혁명이라는 혁신 기술 중심의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국내 금융사들을 선도하고 있다. 혁신과 협업 등 차별한 행보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이동걸 회장’이 있다.


성장 마중물 역할 ‘톡톡’

최근 이 회장은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26일에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미국 실리콘밸리 유명 액셀러레이터인 플러그앤드플레이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현지 스타트업 대표들이 방문한 넥스트라운드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앞선 4월 23일에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자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등을 만나 현재 주요 이슈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달 19일에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컬리’를 찾았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김슬아 컬리 대표에게 차세대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는 창업 기업) 육성을 위한 산업은행의 역할을 설명하고 그로부터 최근 업계 현황과 투자 유치 과정 등을 청취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아마존 본사와 실리콘밸리 지역의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 기관들을 방문하는 등 제2벤처붐 조성에 부응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직접 방문해 핀테크 스타트업 노하우를 연구하고 창업 보육기관(액셀러레이터)과도 협업의 발판도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제2 벤처 붐 조성에 부응하고 차별화한 모험 자본 공급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투자한 쿠팡,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인 N15를 방문한 것은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회장의 행보에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구조조정의 해결사’로 거듭난 행보다. 지난 2017년 9월 취임 당시 “국가 경제와 대상 기업에 최선이 되는 판단 기준과 엄정한 원칙,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공표했던 그는 그간 골칫덩이였던 구조조정 과제들을 거침없이 해결해냈다.


“끌려 다니는 구조조정 하지 않겠다”

실제 이 회장은 단기간 한 개도 제대로 만들기 힘든 구조조정 ‘작품’을 연달아 내놓았다. 금융당국 등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구조조정 기업에 일관된 원칙 적용을 기반으로 한국GM(R&D 법인분리 합의), 금호타이어(중국 더블스타에 매각),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에 매각), STX조선해양, 동부제철 등을 해결한 것이다. 그가 이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매각 실패 확률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추진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전략이 선뜻 사들이기 부담스러운 매물을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새 주인들이 결단을 내리는데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동부제철과 금호타이어의 경우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 또 현대중공업과는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을 선택했다. 여기에 인수 과정에서 발생할 재무 리스크를 산업은행이 함께 부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처럼 ‘광폭 행보’를 통한 기업 구조조정의 성과를 보여준 그는 현재 세간의 뜨거운 시선 속에서 또 다른 작품을 만들고 있다. 설마 했던 ‘역대급’이라고 평가받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가시화된 탓이다. 조 단위의 시장성 차입금으로 위태로웠던 아시아나항공을 적기에 시장 매물로 유도한 장본인이 이 회장 자신인 만큼 해결도 그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결정되기까지 숨 가쁘게 진행됐다. 이번 매각의 시발점은 올 초 삼일회계법인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회계감사(2018년도) 의견을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내면서였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3월 26일 ‘적정’ 의견을 다시 받을 때까지 주식거래가 정지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까닭이다. 이에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은 이 회장을 만나 빠른 경영 정상화 의지를 설명하고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단박에 거절당했다.
이 회장이 거절한 이유는 조 단위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한 과도한 시장성 차입에 의존했던 금호그룹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의 트리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의해서다. 이 같은 판단은 적중했다. 박 전 회장이 장고 끝에 그룹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즉시 매각(M&A)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이 회장에게 넘어간 상태다. 결정된 만큼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곧바로 속도를 내야 한다. 금호그룹과 특별약정을 체결하고 이를 반영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며 MOU가 체결되면 매각 작업을 본격화해야 한다. 아직도 ‘갈 길이 먼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번에도 이 회장 자신이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성과를 이뤘다’는 성과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과 행동으로 실무를 주도하는 그가 남은 임기 동안 ‘뚝심’과 ‘원칙주의’의 값진 결과물을 또 다시 내놓을지 다음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우수한 성적표도 ‘눈길’

한편 이 회장은 실적 면에도 ‘우수’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그가 취임 이후 2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산업은행이 지난 3월 31일 공개한 ‘2018년 영업실적’에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공개한 ‘2018년 영업실적’에 따르면 작년 당기순이익은 2조5000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4348억원) 대비477%(2조750억원) 늘어난 수치로 과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주식 손실 관련 비용 일부 환입분(약 2조원)을 포함됐다.

프로필
▲ 1953년 생
- 서울대학교 경제학
- 예일대학교 대학원 금융경제학 박사

▲ 주요 경력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1994~1998년)
- 대통령비서실 행정관(1998~1999년)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2003년)
-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2003~2004년)
-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2003~2004년)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2004~2007년)
- 한국금융연구원 원장(2007~2009년)
- 한림대학교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2009~2013년)
-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초빙교수(2013~2017년)
- KDB산업은행 회장(2017년 9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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