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 돈나푸가타(Donnafugata)와인
이탈리아 시칠리아 돈나푸가타(Donnafugata)와인
  • 고재윤 교수
  • 승인 2019.05.0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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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부엌’에서 생산되는
고품격

 

 

‘돈나푸가타’ 와이너리는 가족경영 형태로 운영하면서 이탈리아 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테이블 와인에 도전장을 냈다. 마르살라 주정강화 와인이 시장에서 인기가 없어지며 테이블 와인으로 변화를 하면서 차별화를 했고 고급 와인시장에 뛰어들면서 현대적인 와인 양조방법에 이탈리아 전통방법을 접목해서 와인의 품질에 승부를 걸었다.


봄의 기운이 계절의 여왕 5월을 재촉하고 있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봄은 포도나무의 싹부터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끝내고 시칠리아 최고의 와이너리로 평가받고 있는 160년 전통을 가진 ‘돈나푸가타’ 와이너리로 향하는 마음은 온통 레이블에 그려진 비운의 여인 ‘마리아 카롤리나(Maria Carolina)’의 스토리가 담긴 와인이었다.
시칠리아 주도인 ‘팔레르모’에서 서쪽 방향으로 약 1시간 30분정도를 가니 엽서에 나오는 염전 풍경이 눈앞에 나타나고 아름다운 해변에 조용한 어촌마을을 지나니 기대 이상의 큰 규모의 ‘돈나푸가타’ 와이너리가 나타났다.


현대적 양조 방법에 전통방법 접목

지중해에서 가장 크고 아프리카와 가까워 예로부터 전략적 요충지였기 때문에 수많은 국가들이 지배하면서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어 국가별 유명한 음식과 와인의 영향을 받고 풍부한 식재료가 있어 ‘하나님의 부엌’이라고 한다.
돈나푸가타 와이너리는 1851년부터 시칠리아에서 마르살라(Marsala: 주정강화 와인)을 양조해 유명해진 랄로(Rallo)가문의 전통을 이어받은 4대손 지아코모 랄로(Giacomo Rallo)와 부인 가브리엘라 앙카 랄로(Gablriella Anca Rallo), 그리고 두 자녀인 호세(Jose), 안토니오(Antonio)와 함께 1983년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돈나푸가타’ 와이너리는 가족경영 형태로 운영하면서 이탈리아 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테이블 와인에 도전장을 냈다. 마르살라 주정강화 와인이 시장에서 인기가 없어지면서 테이블 와인으로 변화를 하면서 차별화를 했고 고급 와인시장에 뛰어들면서 현대적인 와인양조방법에 이탈리아 전통방법을 접목해서 와인품질에 승부를 걸었다.
‘돈나푸가타’의 의미는 ‘도망간 여인’으로 시칠리아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로 프랑스 나폴레옹 군대가 나폴리를 침공했을 때 페르디난트 4세(Ferdinand Ⅳ)의 왕비 마리아 카롤리나(Maria Carolina)가 시칠리아의 돈나푸카타 포도밭에 숨어 피난을 했던 것을 ‘돈나푸가타’의 창업주 부인 가브리엘라 앙카 랄로가 라벨에 ‘긴 머리를 휘날리는 여성’을 모티브로 스토리텔링을 했다.
실제 이 와인의 주인공은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왕비다. 프랑스 혁명 당시 38세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 d’Autriche)의 친언니 마리아 카롤리나 왕비는 오스트리아 공주로 이탈리아 부르봉 왕국에 시집온 후 권력에 관심이 없는 남편 페르디난도 4세를 대신해 섭정을 펼친 철의 여인이다.
그의 어머니인 왕녀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는 오스트리아 왕가를 통치한 것처럼 1792년부터 나폴리의 실권을 장악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각별한 자매애를 자랑했던 마리아 카롤리나가 권력의 정점에서 퇴출하게 된 계기는 프랑스 혁명 때 자신의 여동생을 단두대에서 처형당하는 것을 계기로 공화파와 극심한 대립각을 세웠다.
1806년 나폴레옹의 군대가 나폴리를 장악하면서 마리아 카롤리나가 도망친 곳이 시칠리아 섬이었고 피난처였으며 유배지였다. 결국 시칠리아를 거쳐 본국인 오스트리아로 추방돼 1814년 뇌졸중으로 사망하게 된 비운의 여인이다.
‘돈나푸카타’ 와인 중에 ‘안틸리아’ 와인의 레이블에 마리아 카롤리나 왕비가 눈물을 흘리며 머릿결을 휘날리는 모습이 담겨 있어 그의 비통함이 느껴지는 와인이고 ‘앙겔리’ 와인의 레이블 역시 화려한 마리아 카롤리나 왕비가 말을 타고 허둥지둥 도망치는 모습을 레이블에 담겼다.
‘돈나푸가타’의 포도밭은 시칠리아 심장부인 콘덴싸 엔델리나(Contessa Entellina)에 260헥타르가 있으며 최고 품질의 와인을 생산한다. 시칠리아에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시로코(Sirocco)’ 바람이 고온다습하며 지중해성 기후에 아열대로 평균 섬의 온도는 18℃이고 강우량은 970mm로 최적의 떼루아를 갖고 있다.
1989년 모스카토 디 판텔레리아(Moscato di Pantelleria), 파씨토 디 판텔레리아(Passito di Pantelleria)와인을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해 시칠리아와 북아프리카에 중간에 있는 판텔레리아 섬에 포도나무를 심고 카비르(Kabir), 벤 리에(Ben Rye)와인을 생산했다. 또한 포도밭이 비토리아(Vittoria), 마르살라(Marsala)에 있어 다양한 개성있는 와인을 생산한다. 


섬세하고 우아한 맛과 향

필자는 시음한 9개의 와인 중 앙게리 2014(Angheli, 2014) 레드 와인이 인상이 깊었다. 이태리의 유명한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Orlando Furioso)의 여인 안젤리카(Angelica)에서 스토리텔링을 했다. 1997년에 처음 양조한 이래 이탈리아 현대적인 와인으로 불리며 레이블을 보면 마리아 카롤리나 왕비의 애절한 마음을 느꼈다.
메를로 60%, 카베르네 소비뇽 40%을 블렌딩한 것으로 12개월 동안 프랑스산 뉴오크 통에서 숙성되며 병입 후 4개월 정도의 숙성을 한 후에 출시된다.
루비색깔에 보랏빛 아름다움이 빛나고 아로마는 라즈베리, 붉은 과일, 감초, 체리, 블랙베리 향이 올라오며 섬세하고 우아한 맛과 전체적인 균형감이 탁월하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쇠고기 스테이크, 불고기, 중국식 쇠고기 요리 등과 어울린다.  
그리고 와인 맛에 매료된 것은 ‘밀레 에 우나 노떼 2014(Mille e una Notte, 2014)’ 레드 와인이었다. 미국의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2000년 빈티지는 93점, 2004년 빈티지는 91점을 주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탈리아 토착 포도품종이 네로 다볼라(Nero d’Avola) 90%, 페리코네(Perricone), 기타 포도품종 등 10%을 블렌딩한 와인으로 지중해를 담았다. 24개월 동안 프렌치 뉴오크통에서 숙성하며 병입해 1년 이상 숙성한 후에 출시된다.
이 와인은 ‘천 하루의 밤’ 이라는 뜻으로 마리아 카롤리아 왕비가 살았던 궁전을 레이블에 담았다. 붉은 루비색상을 띠고 있으며 아로마는 레드체리, 감초, 블루베리, 코코아, 카시스 향이 올라오고 복합적이면서 우안한 과일 맛과 매력적인 풍미로 개성이 강하며 깊은 타닌의 맛이 일품이다. 음식과 조화는 로스트비프, 숯불에 구운 갈비, 양고기 스테이크와 잘 어울린다.

고재윤 교수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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