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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바 미국 미시건대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의 경고
마이클 바 미국 미시건대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의 경고
  • 김은희 기자
  • 승인 2019.05.30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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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투명성 더 높여야 한다”

 

“금융당국의 정책에서 금융 혁신과 건전성 규제 사이의 균형이 정말 중요한 때다. 금융기관의 투명성을 더 높여야 한다. 그래야 금융 혁신을 도모하되 위기에 대한 완충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마이클 바 미국 미시건대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의 경고다. 지난 5월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초청으로 ‘금융 시스템의 성패를 좌우할 5가지 요인’을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체계를 견고하게 만들기 위한 구조개혁이 진행됐으나 현재는 약화된 상태다. 금융혁신은 경제성장을 촉진하면서도 여러 가지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바 원장은 금융 위기의 경우 무분별한 리스크 관리와 전 세계 자본시장의 모순이 누적돼 일어나는 만큼 세계 각국이 공조해 국제 금융시장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한 규제를 통해 혁신을 활성화하면서도 충분한 감시와 견제로 위기 상황 발생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스크 간과 땐 금융시장 붕괴”

이날 바 교수는 발전하는 금융 산업에 있어 금융 시스템의 성패를 좌우할 5가지 요인으로 ▲금융기관의 과거 금융위기에 대한 기억상실증 ▲레버리지 과잉 ▲거품 ▲글로벌 리스크 ▲혁신에 대한 과신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금융 혁신의 양면성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 예컨대 금융시장에 혁신이 일어나면 복잡한 금융상품이 등장하고 이에 따른 거래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이 부당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그는 고빈도 매매(HFT)를 들었다. 금융이 IT기술을 접목해 고빈도 매매가 가능하게 했지만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들이 HFT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투자하는 상황을 낳았다는 설명이다. 
“금융시장의 니즈를 충족하는 상품이 정교하지 못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 산업을 더 개방해 경쟁도는 높이되 완충 여력도 확보해놔야 한다. 공개된 분산원장 기술을 도입해 금융기관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바 원장은 강연에서 무엇보다 많은 시간을 혁신에 대한 오해를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금융당국이 혁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결제시스템은 매우 구태의연하며 혁신은커녕 기존 전통 기업들에 더 힘을 실어주는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대형 은행 외에는 스트레스테스트 낮추고 연방준비제도는 자산 7000억 달러 기업에는 이런 규제를 아예 완화시켰다. 미국 금융 산업이 약화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평가를 내놓은 바 원장은 금융혁신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자본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반면 여러 가지 리스크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 당국 스스로도 혁신에 대한 맹신으로 인해 문제를 생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바 원장은 이 같은 현상은 혁신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규제 당국이 조심스러운 결정을 하기 때문에 나타난다면서 규제 당국이 혁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당국이 장려하는 정책이 전통적인 기술들에만 국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미국 경제는 도드프랭크법 통과 이후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실제 미국 경제는 ‘나홀로 성장’ 평가를 받을 정도로 거의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는 금융 규제가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국가 간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세계 각국이 ‘각자도생’의 방향으로 가는 흐름을 비판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 원장은 “금융위기는 항상 있어 왔다”며 “혁신의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과 혁신의 수혜를 고루 받도록 하는 것, 이 두 가지의 상충되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금융 혁신 상황에서 규제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중요한 일은 위기가 닥쳤을 때를 대비해 회복력과 복원력을 갖추는 것”이라면서 “균형이 중요한데 규제 당국은 금융 기관을 좀 더 개방해서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을 도모하는 동시에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완충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로필
마이클 바 미국 미시건대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은 미국 진보진영의 ‘금융규제’ 찬성론자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시행한 도드-프랭크법(Dodd-Frank Rule)의 근간을 마련한 주역이기도 하다. 
실제 그는 금융 시스템 리스크 예방을 위한 도드프랭크법의 발의와 통과(2010년)에 큰 역할을 한 금융 석학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통령 특별보좌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재무부 금융기관담당 차관보 등 공직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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