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8 10:55 (수)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금리인하 필요성’ 시사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금리인하 필요성’ 시사
  • 김은희기자
  • 승인 2019.05.30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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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인플레이션 우려할 시점”

 

“우리 경제가 2%의 투자수익률도 주지 못하는 형국이다. 보통 기준금리가 0%와 장기금리 수준 사이에서 운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금리 하락은 통화정책 운용의 폭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히는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금리인하 필요성을 시사했다. 또 이처럼 낮은 장기금리는 전통적 금리정책을 활용하지 못하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이 같은 주장은 목표 물가를 지속적으로 하회하는 ‘저물가’ 해소를 위해 금리를 내려야된다는 뜻으로 읽히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도 외환시장 안정이 유지되고 있고 2008년 말에는 환율급등에도 기준금리를 낮췄다. 금융 불안 문제 근본 원인이 금융시장 내부에 있었으며 금융 건전성 정책에 의해 완화 내지 해소될 수 있는 문제였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 5월 8일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위원은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인플레이션이 지난 2012년 이후 7년 연속 목표수준을 하회했는데 이는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타게팅(물가안정목표제)이 요구하는 통화정책에 비해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해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타겟팅은 통화당국이 디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양적완화 등으로 물가 기준을 유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축소순환 경제 늪 우려된다”

조 위원은 한국은행이 ‘한국은행법 제1조 1항’에 적시된 책무인 물가안정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올해와 내년에도 목표치 하회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장기간에 걸쳐 목표 수준을 큰 폭으로 하회하고 있는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는 우리도 장기간에 걸쳐 목표 수준을 크게 밑도는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한다.”
그는 무엇보다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이 초래할 축소순환 경제의 늪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예상하지 못한 부정적 충격이 가해질 때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위험을 증대된다고 강조한 것은 이 같은 우려에 기인한다.
“총수요 상황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기조적 물가 안정은 실물경기의 안정뿐 아니라 우리 경제가 축소 순환의 늪에 빠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정책 방향이다.”
조 위원이 말하는 물가안정이란 인플레이션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물가안정목표제 수준(현재 2%)을 유지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을 하회하기 시작한 이래 한국은행은 거의 예외 없이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당국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수렴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조정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 수 있다.”
조 위원은 ‘상향’ 편향된 인플레이션 전망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선호하는 일반 인식도 저인플레이션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국민에 인플레이션은 구매력을 약화시키는 부정적 현상으로 인식되며 대부분 국가에서 실제 인플레이션이 통계보다 높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10년물 국채 금리는 우리 경제가 연 2%의 안전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 기회조차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잠재 성장률 하락에 따라 투자의 실질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의 둔화는 투자의 명목수익률을 더욱 빠르게 하락시키는 추가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안정에 유의하는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비대칭으로 운용될 수 있다. 금융위기나 외환위기, 부동산 가격 급등에는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저인플레이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현상이 많은데 저인플레이션은 금융 위기에 어깨를 견줄 만큼 중요하다.”
조 위원은 금융 불균형 누증을 해소하기 위해 긴축 통화정책을 운용하면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금융 불균형은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 등을 의미하고 있다.


“금융안정은 금융당국에 맡겨라”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한다면 장기금리가 연 0%대에서 멀지 않은 수준까지 하락해 전통적인 금리정책을 활용하지 못하는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우리에게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없이 장담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조 위원은 무엇보다 금융안정보다는 물가안정에 집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안정 달성을 금융당국에 맡기고 통화당국은 물가안정에 집중하는 분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많은 주류 경제학자들은 통화당국이 물가안정을 책임지고 금융안정은 금융당국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시장금리가 0%에 가까워질수록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고 금융시장은 작은 충격에도 크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축소 순환은 예상치 못한 부정적 충격이 가해질 때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위험을 높이게 된다.”
조 위원은 이 때 금융안정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펼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복귀시키기 어렵게 해 저금리 환경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일 임금이나 부동산 가격 등이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경제 불황으로 연계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물가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게 그의 얘기다.
조동철 위원은 “저금리 환경에서 통화정책의 어려움을 완화해 주는 방안으로 금융정책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시장 건전성이 제고될수록 통화정책이 경기와 물가의 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신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당국은 금융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조 위원은 기획재정부장관 추천으로 금융통화위원에 임명됐으며 내년 4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통위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당시 신인석 금통위원과 함께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내며 인상에 반대한 바 있으며 같은 해 간담회에서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주제로 발표했을 만큼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역할을 강조해 오고 있다.


프로필
▲ 1961년 생
-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 위스콘신대학교메디슨캠퍼스 대학원 경제학 박사

▲ 주요경력
- 미국 텍사스A&M대학교 조교수(1991년 9월~1995년 5월)
-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1995년 5월~1995년 12월)
- 재경부장관 자문관(2005년 6월~2006년 7월)
-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2006년 10~현재)
- 한국개발연구원 이사(2008년 1월~2009년 12월)
- 미래기획위원회 위원(2008년 5월~2010년 4월)
-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금융분과 위원(2013년 5월)
-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2013년 7월)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2016년 4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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