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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출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민간 출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한계희 기자
  • 승인 2019.05.30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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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과 소신’ 통했다

 

“그간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앞으로 잘 마무리해 내실을 기하겠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1년 소회 발언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금융개혁 카드로 임명한 윤 원장의 1년 경영에 대한 평가는 조직 안정과 현안 수습에 ‘합격점’으로 집약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걸고 금융업계와 전쟁을 선포한 그에 대해 소비자보호 기조를 단단하게 뿌리내렸다는 호평이 뒤따르고 있다.  리치  에서 정리해 보았다.

원로학자 출신인 윤 원장이 금감원의 지휘봉을 잡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8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 개혁’을 이어갈 카드로 전격 임명하면서 금감원 수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호랑이가 왔다’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가 교수 시절부터 꾸준히 금융권 개혁을 강력히 요구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그간 윤 원장은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7월 9일 발표한 ‘금융 감독 혁신 5대 과제’가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당시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 자영업자·서민 등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 투명·공정한 금융시장 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금융 감독 역량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갈 길을 갔고 할 일을 했다”

윤 원장은 강건한 ‘호랑이’의 면모를 유지하면서 ‘뚝심’과 외부 논란을 최소화하는 ‘로우키(절제된)’ 행보를 보였다. 그러면서 취임 전 2명의 금감원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았다. 각종 리스크로 어수선했던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대외 위상을 바로 세운 것이다.
뿐만 아니다. 민간 금융회사 대상 종합검사 부활 등 금융 감독의 기틀을 견고히 했다. 금감원이 올해 다시 시작한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는 항목 평가로 대상 금융사를 선별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대상 금융사를 전면적으로 검수하는 백화점식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이 제도 부활은 금감원 대외 위상 제고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런가 하면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결론도 이끌어냈다. 더불어 금융 감독 체계 개편 등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기도 하다. 학자로 살아온 경험과 소신, 철학을 오롯이 쏟아 부으며 ‘금융혁신’에 나선 결과다.
사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는 윤 원장이 취임 이후 호랑이 기질을 가장 잘 드러낸 순간으로 꼽힌다. 이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 분식회계’ 결론을 이끌어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윤 원장이 무엇보다 주목을 받는 것은 핵심 추진과제로 삼은 소비자보호 부문에서 금융소비자들 권익 보호를 위해서라면 어떤 경우에도 양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금융당국의 역할을 강화시켰다는 점이다.
지난해 취임 직후 “사전적·사후적 소비자 보호 장치 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에서 감독 역량을 이끌어감으로써 금융회사들과의 전쟁을 지금부터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하며 ‘전쟁’이라는 강한 단어를 사용했던 윤 원장의 그간 행보를 보면 소비자 보호에 있어서만큼은 타협이 없었다.


“소비자 보호에 양보란 없다”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허투루 넘어가지도 않았다. 즉시연금 등 이슈를 통해 금융사에 대한 건전성 감독뿐 아니라 소비자를 대신해 금융사와 싸우는 역할을 자임했다. 금융소비자보호 이슈를 금융당국의 역할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그의 역할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법과 원칙, 소신에 따라 브레이크를 밟는 ‘정명(正名)’을 강조하고 있는 윤 원장은 특유의 겸손함과 소통 능력으로 내부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대외적으로도 특유의 신중함과 뚝심 있는 리더십으로 감독기구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면서 때로는 유연성도 발휘하며 핀테크 산업 육성과 해외 금융회사 지원에도 누구보다 관심이 높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현재 취임 2년차에 들어선 윤 원장의 앞에는 놓여 있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소비자 보호에 무게 추를 두면서 커져 버린 금융회사들의 반발에 대한 수습이 난제로 떠올라 있다. 여기에 금감원 감독·검사 자원의 전문성 강화와 금융권과의 소통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 상태다.
그는 이에 대해 일방적 감독에서 벗어나 금융권과 소통을 통해 간극을 좁히고 ‘윤석헌표 금융혁신’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또 5대 금융지주회장들과는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만나 소통하기로 했다.
윤 원장은 이날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요청으로 3개월에 한 번씩 만나서 소통하기로 했다”며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우리 경제와 금융의 리더 역할을 해달라고 협조를 부탁했고 그들도 부응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10일 윤 원장은 경기도 남양주 인근의 한 연수원에서 열린 ‘2019년 간부직원 워크숍’에서 올해 주요 추진 과제로 서민·취약계층 등의 금융 접근성 확대, 사전·사후적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회사 지배구조·내부 통제 개선 유도, 책임혁신 지원 등을 꼽았다.
윤 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감원이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고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여러 가지 부족한 것이 많았다고 생각을 하며 앞으로는 그간 시작했던 일을 좀 차근차근 다져나가는 쪽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프로필
▲ 1948년 생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산타클라라대학교 대학원 
- 노스웨스턴 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1971년~1977년)
- 캐나다 맥길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1984년~1991년)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1992년~1997년)
- 한림대학교 경영대학 재무금융학과 교수(1998년~2010년)
- 제5대 한림대학교 경영대학원 원장(2001년)
- 제15대 한국재무학회 회장(2002년)
- 제15대 한국금융학회 회장(2005년 7월~2006년 6월)
- 숭실대학교 금융학부 교수(2010년~2016년)
- 제2기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2010년 3월)
-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2010년 4월)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2016년)
-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2017년 8월)
-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2017년 11월)
- 제13대 금융감독원 원장(2018년 5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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