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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그룹회장, 글로벌 ‘광폭 행보’ 잰걸음
최태원 SK 그룹회장, 글로벌 ‘광폭 행보’ 잰걸음
  • 리치
  • 승인 2019.07.0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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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동남아 공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재계 안팎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최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들이 직접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 한국을 오가며 현지 유력인사들과 사업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SK그룹의 ‘동남아 공략’ 구체안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리치  에서는 최 회장의 행보를 따라가 봤다.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링(현지 기업과 협업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글로벌 영역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중국과 베트남에서의 활동이 활발하다.
그가 경영 화두로 제시한 ‘딥체인지’, 즉 뼛속 깊이 바꾸자는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간 사업영역 확장이나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권 확보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현지 기업과의 시너지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성공적인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

실제 최 회장은 그간 중국시장에 대한 현지 특화 전략으로서 ‘차이나 인사이더(외국기업이 아닌 토종기업으로 인식되도록 뿌리내리겠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베트남을 주축으로 ‘동남아 인사이더’ 추진에 나섰다. 미·중 무역 분쟁 등 중국시장 리스크가 커지면서 대안으로 동남아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중국 현지 사업 강화 행보에 적극적이다. 현지 유력인사들과 사업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파트너십 전략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며 ‘사회적 가치 창출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최 회장은 지난 5월 2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방한 중인 러우친젠 중국 장쑤성 당서기를 만났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SK그룹과 장쑤성이 여러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지속적인 윈-윈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데 의견을 모았다.
SK그룹에 따르면 장쑤성에 SK하이닉스가 운영 중인 우시 반도체 공장과 현재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창저우시 배터리 공장 등 핵심 사업을 키우고 있다. 장쑤성은 면적이 중국 전체의 1% 정도지만 난징과 쑤저우, 우시, 옌청 등 혁신 도시들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 경제에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런가 하면 최 회장은 5월 24일과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 사업에 공을 들였다. 24일에는 상하이 국제무역센터에서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SK에너지, SK네트웍스, SK하이닉스의 중국 주재원과 현지 구성원 등 180여 명과 ‘행복토크’를 진행했다. 또 2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19 상하이 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SK 안에서 구성원 개인이 추구하는 행복이 개인과 가족에 국한되지 않고 일터와 동료 구성원들에게로 확장된다면 이는 SK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직결된다”면서 “지속 가능한 사회가 없다면 지속 가능한 기업도 없다고 생각하며 기업과 시민단체 등에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상하이 포럼은 SK가 설립한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이 푸단대학과 공동 주최하는 경제 분양 국제 학술포럼으로 올해 14회를 맞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업과 시민단체 등이 모두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동참해야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역설한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 회장의 행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으로 결실을 맺은 중국에 이어 베트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SK그룹은 빈그룹, 마산그룹과 제휴를 바탕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신규 사업 투자와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공동으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트남 ‘사업 강화’ 행보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최 회장도 광폭 행보에 적극적이다. 그는 베트남 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 6월 5일부터 2박 3일간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총리, 베트남 1~2위 민영기업과 잇따라 회동했다. 
최 회장은 이날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면담을 할 만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푹 총리와 브엉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SK그룹과 빈그룹은 돈만 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점에서 경영철학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협력할 것”이라면서 “환경이 파괴되면 치러야 할 대가가 큰 만큼 앞으로 SK그룹은 베트남 정부와 협력해 베트남이 환경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연구하고 돕겠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이번 만남에 대해 한국이든 베트남이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환경문제를 염두에 둔 산업전략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다. 최 회장은 베트남과 추가 협력 방안을 구상하기 위해 같은 달 6일, 하노이에서 동남쪽으로 90㎞가량 떨어진 하이퐁 경제특구을 방문했다. 하이퐁 경제특구는 베트남 정부가 자동차 산업, ICT 사업의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있는 지역으로. 빈그룹도 이곳에 빈그룹 자동차(빈패스트), 휴대폰(빈스마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링 행보 가속

한편 SK그룹의 동남아 광폭 행보가 본격화한 것은 2018년부터다. 지난해 8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등 5개 관계사 출자로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했고 9월에는 마산그룹에 투자를 결정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글로벌 영역 확대를 위해 베트남 지역에서의 사업을 검토해 왔고 같은 해 11월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첫 면담을 가지면서 베트남과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두 번째 면담을 가지면서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공을 들였다.
이러한 그의 노력을 바탕으로 SK그룹은 현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최근 이를 실행 단계로 옮겼다. 현재 SK그룹은 최근 베트남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링(Partnering)을 통해 사업영역 확대, 현지 파트너와의 시너지 강화, 사회적 가치 추구 등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일례로 SK그룹은 지난 5월 16일 베트남 1위 기업 빈그룹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에 매입하는 계획이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시가총액 1위 민영기업이다. 부동산 개발(빈홈·빈컴리테일), 유통(빈커머스), 호텔·리조트(빈펄) 사업을 비롯, 스마트폰(빈스마트), 자동차(빈패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2017년 11월에도 응웬 총리와 면담을 갖은 후인 지난해 8월, 베트남 시총 2위 민영기업인 마산그룹 지분 9.5%를 약 4억7000만달러(약 5300억원)에 매입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이번 연쇄 회동이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최고 역량의 파트너와 함께 장기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지역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되면 다른 동남아 지역을 놓고 다시금 글로벌 경영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필
▲1960년생
-신일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물리학 학사
-시카고대학교 경제학 학사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 수료

▲주요 경력
-선경 경영기획실 부장(1992년)
-선경아메리카 이사대우(1993년)
-선경 상무이사(1996년)
-유공 사업개발팀장 상무이사(1997년 1월)
-SK 종합기획실장 대표이사부사장(1997년 12월~1998년 8월)
-SK 대표이사 회장(1998년 9월)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지역경제지도자회의 공동의장(2002년)
-서울대학교 기술정책대학원 겸임교수(2002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2005년 2월)
-대한핸드볼협회 회장(2008년 10월~2013년 2월)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회장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대한핸드볼협회 회장(2016년 3월~현재)
-SK 대표이사 회장(2016년 3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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