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8 10:55 (수)
달러화, 금 등에 대한 관심‘↑’
달러화, 금 등에 대한 관심‘↑’
  • 이욱호 기자
  • 승인 2019.07.02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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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자들이 선택한 상품은 ‘이것’

 

강남 자산가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과 불안정한 국내외 경제 상황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논란과 경기 하향 국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자칫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처럼 또 다시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때문에 이들은 요즈음 금이나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양새다.  

 

“자산가들은 좋을 때는 절대 서두르지 않고 웅크리고 있다. 오히려 위기가 왔을 때 기회를 잽싸게 낚는다.”
부자들을 상대로 재테크 컨설팅을 해주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에 따르면 현금 부자들의 뭉칫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다. 안전한 곳에 잠시 머무는 대기성(Parking) 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초저금리로 돈이 많이 풀려있지만 정작 투자처는 마땅치 않은데 기인하고 있다.

“달러만큼 도피처가 없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방향성이 없다보니 자산가들이 단기로 놔둘 만한 정기예금이나 달러화, 금 등에 대한 관심을 부쩍 높이고 있다.
원인으로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리디노미네이션 논의가 지목되고 있다. 이것이 원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와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약화 등이 원·달러 환율 강세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자산가들을 웅크리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가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 시키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또 있다. 경제위기론이 그것이다. 사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2008년 4분(-3.2%) 이후 41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경기를 부양해 오던 수출이 무너지면서 7년 만에 경상수지가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이 같은 경제지표는 ‘최악은 아니다’는 정부의 믿음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자산가들 사이에서 경제위기론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부각하고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달러 보유 선호 심리는 커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17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95.50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11일 1075.5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1.16% 상승한 것이다. 게다가 올해 초 달러당 11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6월에 들어서면서 120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는 등 강 달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강남 자산가들은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만큼 도피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분위기다. 때문에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 달러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아직 투자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가들은 달러가 가파르게 상승할 때 못산 것을 아쉬워하고 있으며 환율이 더 내려가면 달러를 더 많이 사놓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 전문가들의 귀띔이다. 포트폴리오에 따라 자산의 3분의 1 정도를 달러로 가지고 있지만 더 가지고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회를 잽싸게 낚는다”

일각에서는 일부 재력가의 경우 리디노미네이션을 대비해 달러를 사두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화폐 개혁이 일어나면 불가피하게 음성 자금이 공개되고 원화 가치 하락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치 변동이 덜한 미 달러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이들 자산가가 달러를 보유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서 미국 증시에서 금이나 고배당주 ETF(상장지수펀드)를 사서 투자하는 방법을 활용하는 등 환차익과 자본차익을 모두 챙기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또 환차익 비과세부분을 이용해 고액의 달러를 보유했다가 달러가 크게 올랐을 때 매도하기도 한다.
일부 자산가는 달러 표시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판단에 따라 이머징 시장의 달러 채권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머징 국가에서 달러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은 대부분 우량기업이어서 채권 안정성이 높은 경우가 많고 수익률도 괜찮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산가들은 달러보험·예금 등 달러투자금융상품에도 주목을 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한다. 이로 인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을 확보하고자 하는 심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고객자산가들이 달러투자에 주목하면서 금융권도 움직이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특별금리와 이벤트를 벌이는 등 달러화예금 유치에 적극적이다. 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외화통장으로 불리는 달러화예금의 경우 원화로도 입금이 가능하지만 달러로도 입출금이 가능하며 기본 금리와 환차익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은행권의 이러한 영업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말 기준으로 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은행의 달러 정기예금 잔액이 128억3900만 달러로 집계되는 등 달러화예금은 늘고 있는 추세다.
보험업계에도 과거보다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이면서 달러보험 유치에 나서고 있다. 사실 달러보험 상품은 그간 원화로 표시된 것만 취급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원화표시 또는 외화자산표시보험을 선택할 수 있다. 그만큼 투자가치가 더 확대된 것이다.
이 점이 부각되면서 자산가들 사이에서 달러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험금을 받는다는 개념에서 봤을 때 원화투자가치보다 달러투자로 오는 금액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급증세 나타내는 ‘금(金) 수요’

그런가 하면 안전자산의 하나로 꼽히는 금 매입에 나서는 자산가들도 늘고 있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와 리디노미네이션 논의까지 더해지면서 고액자산가 사이에서 실물투자인 금에 관심이 많아진 모양새다.
이는 금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경상수지 적자 등에 대한 불안감과 물가상승률 우려 등이 작용하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실제 지난 5월부터 전국 223개 우체국에서 한국조페공사의 ‘오롯 골드바(10g·18.75g·37.5g·100g·375g·500g)’를 판매한 결과 한 달 만에 43억원어치가 팔렸다.
또 한국금거래소에서 거래된 올 초부터 5월까지의 금 거래대금은 월 평균 200억7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와 비교하면 9.4% 증가한 것이다. 특히 금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의 경우 3월(17.2kg), 4월(22㎏), 5월(42.9㎏)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산가들은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골드뱅킹·금펀드·금 파생결합증권(DLS)·금 상장지수펀드(ETF)·한국거래소(KRX) 금 등을 통해 매입하고 있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금 가격 상승의 정확한 이유는 환율이 올랐기 때문으로 금 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 금 투자에 나설 경우에는 금 현물에 투자하는지, 금 선물에 투자하는지, 금 관련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인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금 투자에 수반되는 수수료와 세금도 알아보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KRX 금은 한국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금을 거래할 수 있는 상품으로 금 거래에 따른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한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융투자 전문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금은 달러를 기준으로 거래되며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은 국제금값에 원·달러 환율을 계산해 가격이 결정된다”며 “금값이 상승해도 원달러 환율이 더 많이 올라가 버리면 손실을 볼 수도 있으므로 낭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금 투자 시 환율을 같이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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