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간담회…주요 내용 알아보니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간담회…주요 내용 알아보니
  • 이욱호기자
  • 승인 2019.07.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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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상장사 퇴출기준 강화”

 

“현재 코스피 시장의 매출액·시가총액 퇴출기준은 마련한 지 10년 이상이 지나 그간의 경제 환경과 기업규모 변화 등을 반영하지 못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일성이다. 정 이사장은 지난 7월 9일 하계 기자간담회를 통해 퇴출기준이 취약한 현행 기준을 현실화해 부실기업의 적기 퇴출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 퇴출제도 개선 작업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상장폐지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리치에서 자세히 살펴봤다.

 

이날 정 이사장은 하반기 거래소 주요사업과 관련 ▲증권시장 매매체결 서비스 고도화 ▲거래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원기능 강화 ▲유가증권시장 퇴출제도 개선 ▲새로운 유형의 ETF 상품 출시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지원 강화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 세부과제 이행 ▲중화권에 대한 파생상품시장 마케팅 강화 ▲신종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등을 제시했다.

코스피 좀비 기업 “이젠 나가줘”

정 이사장이 제시한 주요 사업 중 큰 관심사로 부각된 것은 코스닥시장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에 대해서도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상장폐지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퇴출 기준을 강화해 부실기업의 적기 퇴출을 유도할 예정인데 한 마디로 ‘코스피 좀비 기업’들을 솎아낸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에 따르면 현행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매출액이 50억원 미만, 시가총액 50억원 미달이 30일간 지속, 자본금 50% 이상 잠식, 일반주주수 200명(지분율 10%)미만 등에 해당하는 종목이 대상이다. 이에 해당하면 관리종목에 들어가고 일정기간 동안 요건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거래소는 매출액과 시가총액 퇴출기준이 기업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이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 부실기업의 적기 퇴출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거래소는 다양한 유형의 부실징후 기업을 조기에 적출하기 위해 실질심사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유를 확대하고 현행 실질심사 운영방식과 관련한 문제점 등도 개선할 예정이다. 아울러 퇴출심사 시 변칙적으로 퇴출을 회피해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막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현행 기준인 매출액·시가총액 50억 원은 각각 2002년과 2008년에 설정된 기준으로 해당 기준으로 최근 3년간 퇴출된 기업이 없었다”며 “실질심사와 관련해 개선기간이 최대 4년으로 지나치게 길어 부실기업이 장기간 시장에 방치된다는 문제점도 제기되면서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거래소는 기업규모와 분산요건 등 최소한의 외형요건을 중심으로 상장 요건을 심사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관리종목과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할 계획이다. 그 이면에는 현행 매출액·시가총액 퇴출기준이 마련된 지 10년 이상 경과해 경제 환경과 기업규모 변화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분석이 자리를 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투자자의 거래비용을 줄이고 거래편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이들 제도는 장기간 별다른 개선 없이 과거제도를 그대로 운영해오고 있어 투자자의 새로운 요구 수용을 위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현행 호가가격 단위 하에서 호가분포 상황에 대한 실증분석을 거친 뒤 해외사례를 참고해 호가가격 단위를 조정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예컨대 현재 가격대별로 7단계가 적용되는 유가증권시장 호가가격 단위를 개편할 예정인데 호가가격 단위와 대량매매제도를 시장 환경 변화에 맞게 재편한다는 것이다.

“선도적으로 ESG 환경 구축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글로벌 거래소들의 핵심 이슈로 부각된 ESG관련 사업을 보다 적극 추진키로 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과 사회(Social),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어 철자 앞 글자를 딴 용어를 말한다.
정 이사장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ESG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바람직한 ESG 투자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ESG 채권 인증기준을 마련하고 전용섹션을 신설하는 등 ESG 관련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탄소효율지수나 코스닥ESG지수 등 신규 ESG 지수 다양화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소가 ESG 투자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기업의 매출, 순이익 등 재무적 요소와 더불어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도 기업 평가에 고려해야 한다는 ‘사회책임투자’를 의미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ESG 투자가 최근 미국 유럽연합(EU)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 트렌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ESG 채권에 대한 정의, 기준 및 표준 발행절차 등을 포괄하는 ‘인증 기준’을 도입하는 한편 이미 도입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품질 개선 작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상장기업의 환경·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정보공개 방안도 단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2017년부터 채권형 액티브 ETF는 7개 종목이 상장돼 있으나 주식형의 경우 이번이 처음”이라며 “하반기에는 주가지수에 대해 초과수익 실현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주식형 액티브 ETF, 해외 직구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1대 1 재간접 ETF와 국내 상장리츠 기반의 새로운 리츠 ETF 등의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본자금 유출 우려 “큰 영향 없을 것”

거래소에 따르면 주식형 액티브 ETF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또 일대일 방식의 경우 투자자가 원하는 해외 특정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유사한 투자효과가 있어 기존의 분산투자형 ETF에 비해 해외 직구 수요를 국내로 유입시키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다만 대체거래소(ATS) 설립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대체거래소가 시장의 경쟁을 촉진한다는 원칙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시장은 협소하기 때문에 소모적 경쟁을 할 우려가 있다는 개인적 입장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협소하지만 매매체결이 완전 전산화돼 있고 거래수수료도 최저수준인 국내 시장에서는 투자자 입장에서 실익이 클지 의문”이라면서 “거래소 입장에서는 대체거래소가 설립된다면 복수시장 체제 하에서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당국이 협의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고 경쟁체제에서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일본 자금 유출 우려에 대해 당장 우리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이사장은 “현재 한국 증시에 유입된 일본 자본은 12~13조원 정도로 우리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며 “다만 여러 가지 보복 이슈가 확산되거나 장기화되면 우리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거래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프로필
▲1962년생
-대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밴더빌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과정 수료
-로욜라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
-한양대학교 대학원 응용경제학 박사과정 수료

▲주요 경력
-제27회 행정고시 합격(1983년)
-재무부 기획관리실(1986년)
-재무부 경제협력국(1996년)
-재무부 이재국(1996년)
-재무부 금융국(1996년)
-재무부 금융국(1996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1996년)
-재정경제부 국민생활국(2005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2005년)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 과장(2005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과 과장(2005년)
-금융위원회 기업재무개선지원단 단장(2008년)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2009년)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국장(2012년 2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2014년 1월~2015년 11월)
-제27대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2015년 12월~2017년 11월)
-제6대 한국거래소 이사장(2017년 11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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