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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쏠림 현상 강한 강남자산가들…돈은 어디로(?)
안전자산 쏠림 현상 강한 강남자산가들…돈은 어디로(?)
  • 리치
  • 승인 2019.09.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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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자산 투자는 ‘대세’ 해외주식·대체투자는 ‘선택’

 

강남자산가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저금리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끊임없는 대외 충격과 부진한 경기 상황으로 갈 곳 없이 헤맸던 1000조원 규모 국내 부동자금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 같은 투자 환경에 따라 강남부자들은 치열하게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경쟁을 하면서 투자전략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리치  를 통해 알아보자.

 

금융투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산가들 중 국내와 해외주식, 대체투자 상품 등에 골고루 분산투자해놓은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동요가 덜한 편이다. 하지만 ‘안전자산 확보’라는 전략에 따라 이들은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달러 자산과 대체투자, 해외주식 등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양새다.
‘돈 냄새를 잘 맡는다’는 자산가들이 머릿속에 복잡한 가운데서도 이들 투자 상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현재 처한 국내 투자시장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시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연 1%대인 은행권 예금금리는 더 떨어지게 됐고 게다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해 내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로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어있고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산가들이 올해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자산 1순위는 달러자산(달러채권·예금)이다. 예컨대 달러예금이나 보험, 주가연계증권(ELS) 등 달러를 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에 돈을 담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 수익 추구하는 ‘달러자산’

일각에서는 최근 달러 환율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달러 자산에 투자하기 늦은 것은 아닌가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하지만 자산가들은 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것은 언제나 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시기를 분할해서 투자한다면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마인드다.
올해 초 달러당 11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200원대를 웃돌고 있다. 게다가 강달러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달러예금과 달러보험 등 달러투자 금융상품에 주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산가들이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로 자녀의 유학자금, 학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물론 일부 자산가는 분산투자 등을 목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달러환율 투자는 경기가 호황일 때와 경기가 불황일 때 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례로 경기가 좋을 때에는 외화가 늘어나서 원화가치가 떨어지는데 외화와 차액이 나는 만큼 그 차익에서 돈을 벌 수 있다. 이 때 이율은 최대 2%에서 1% 정도다.
달러예금의 경우 원화로도 입금이 가능하지만 달러로도 입출금이 가능하며 기본 금리와 환차익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외화통장으로 불리는데 현행법상 보유목적으로 달러를 매입하는 경우 1인당 연간 2만 달러로 제한돼 있다.
반면 외화자산에 투자할 경우 한도가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환투기가 가능하며 환차익 이외의 투자대상 자체의 투자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를 하는 방법으로는 헷지 목적으로 외환을 보유하는 방법이 있다. 또 직접 현금을 매입하는 방법과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도 있다.
달러보험은 지금처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원화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에 투자하는 동시에 각종 보장 혜택도 얻을 수 있다는 게 메리트로 꼽힌다. ‘달러’와 ‘보험’의 장점을 합친 달러보험은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나중에 달러로 보험금을 받는 보험 상품을 말한다.
달러보험은 특히 지금처럼 환율 상승기에는 반응이 좋은데 환율이 오르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메리트로는 다른 달러 금융상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빼놓을 수 없다. 달러보험은 일반적으로 예금보다 높은 3%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들의 달러예금 평균 금리는 연 1.5~1.8%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달러보험의 또 다른 큰 메리트는 ‘세제혜택’이다. 달러보험은 기본적으로 환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또 10년 이상 보험을 유지하면 이자수익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사실 자산가들은 수익률은 낮지만 변동성이 거의 없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이다. 때문에 이들 상품을 통해 큰 수익을 노리는 경향은 적다. 투자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이 추구하는 수익률은 정기예금 금리의 2~3배 수준인 연 4~6% 정도다.

안전성향 자산가 ‘대체투자 선호’

자산가들은 또 대체투자에 관심이 많다. 안전한 선순위형 대체상품은 연 3~4%, 중순위나 주식이 포함된 상품은 연 5~6%대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때문에 안전성향을 가진 자산가들이 선호하고 있다.
대체투자란 투자 대상이 주식·채권 이외의 다른 것이란 것을 의미하는데 사모펀드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돈 되는 것은 대체투자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실제 사모형 대체투자펀드 시장은 현재 다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사모펀드는 49인 이하 소수 투자자를 모집해 판매하는 펀드로 일반적으로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이어서 자산가가 주 고객인 경우가 많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에게 따르면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해외 대출채권과 국내외 부동산 등을 비롯해 선박, 항공기,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을 유동화한 대체투자 사모펀드다. 이 같은 사모펀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연 5~6%대 수익률을 약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체투자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 규모도 크고 투자 기간도 길다. 괜찮은 콘셉트의 상품 중에는  최소 가입금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이자나 배당 형태로 예측 가능한 수익률을 꾸준히 줄 수 있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매출채권 유동화 상품도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예컨대 이 같은 상품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1, 2차 협력업체 매출을 담보로 펀드에서 미리 돈을 꿔주는 방식을 취한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출채권 유동화 상품의 경우 선취수수료 1%를 차감하더라도 금리가 연 5% 정도로 나쁘지 않은 편이다. 유형도 다양하다. 이탈리아 정부의 건강보험 예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사모펀드, 스페인 축구구단에 투자하는 펀드, 육류 재고를 담보로 하는 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지난 4월 신한금융투자는 200억 규모의 ‘케이팝 쇼비즈 아시아 DLS(파생결합증권) 신탁’을 사모펀드로 만들어 판매했다. 해외 운용사를 통해 방탄소년단(BTS)의 해외 콘서트와 라이온킹 뮤지컬에 투자하는 펀드였던 이 상품은 만기 12개월로 기대수익률이 연 6% 내외였다. 연 2% 안팎 정기예금 금리의 3배 수준인 셈이다.

해외주식을 ‘주워 담다’

강남 자산가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또 있다. 바로 해외주식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으로 미국주식도 요동치고 있는 만큼 이들 자산가가 해외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에 의구심을 보인다.
하지만 사실이다. 자산가들은 미국의 경우 급등락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왔고 선도주는 엄청난 수익을 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때문에 분산투자의 일환으로 접근하면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자산가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미국 대형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서 운용하는 랩(wrap)형 해외주식 상품들이다. 투자에 나섰던 일부 자산가 중에는 해외주식에 친근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개별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게 이들 전문가의 전언이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최근 미국 등 해외 우량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도 늘고 있는 분위기”라며 “리먼 사태 직전과 비교해서 금융주 같은 경우는 주가가 거의 10분의 1 수준인 주식들이 많은데 그런 쪽에 관심을 두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산가들이 해외주식으로 갈아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되고 있다. 하나는 국내 증시의 경우 미중 무역 분쟁과 같은 대외변수에 얽매여 지나치게 흔들린다는 판단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발 비상장 주식투자를 통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는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비상장주식시장에는 우버(Uber)나 그랩(Grab), 리프트(Lyft), 고잭(Go-jek) 같은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의 비상장 주식이 들어와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유니콘 회사들을 상장 전에 잡으면 안정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자산가들의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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