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LG화학 ‘배터리 소송전’
SK이노베이션-LG화학 ‘배터리 소송전’
  • 이욱호기자
  • 승인 2019.10.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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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대립 이어진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송전이 점입가경이다. 인력유출 여부를 놓고 미국에서 시작된 갈등이 국내 형사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의 대표가 소송전 5개월 만에 만나 회동을 가졌지만 싸움은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회사의 소송전 전말을
 리치 에서 살펴봤다.

 

차세대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를 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형사 소송까지 번진 것이다. 인력유출 여부를 놓고 시작된 갈등이 특허분쟁에 이어 형사 문제로 심화되는 양상이다.


미국서 소송전 심화

이번 싸움은 지난 4월 LG화학이 전기차 2차 전지 핵심기술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에서 제소한 것이 발단이 됐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던 2017년 이후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된 구체적인 자료를 발견했다며 2017년부터 불과 2년 만에 LG화학으로부터 연구개발, 생산, 품질, 구매, 영업 등 전지사업 전 직군에서 핵심인력 76명을 빼갔다는 입장이다.
입사지원 과정에서 LG화학의 양산기술 및 핵심공정 기술과 함께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 전원의 실명까지 상세하게 제출하게 했고 이를 위해 입사지원 인원들이 집단적으로 공모해 핵심기술 자료를 유출했다는 것이다.
LG화학은 법적 대응에 앞서 2017년 10월과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 측에 내용증명 공문을 통해 ‘영업비밀, 기술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발견되거나 영업비밀 유출 위험이 있는 경우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요청에도 SK이노베이션이 핵심인력 채용과정에서 유출된 영업비밀 등을 2차전지 개발 및 수주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이러한 행위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을 결정한 것이다.
LG화학 측은 “이번 사안은 개인의 전직의 자유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LG화학의 2차전지 핵심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이들을 통해 조직적으로 영업비밀을 유출해간 심각한 위법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LG화학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는 입장이다.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필요한 일을 했을 뿐이고 입사 지원자들이 낸 자료는 자신들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한 것일 뿐 핵심기술 유출이 아니라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전 직장 정보 활용금지’ 서약서를 두 번에 걸쳐 받고 있고 위반 시 채용 취소 등 관리 규정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LG화학의 소송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지난 8월 30일 맞제소 방침을 밝히면서 확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특허 침해 혐의로 LG화학을 맞제소했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LG화학과 LG전자가 특허를 침해한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국내 기업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국민적 바람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보류해 왔다.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흙탕 싸움이 계속 되고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갈등 5개월 만에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 9월 16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만남을 가졌다. LG화학 측은 이날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각사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했지만 구체적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양사 CEO가 만나 상호 입장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만남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내 형사 소송까지 번져

하지만 두 회사의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소송전’이 국내 형사 소송으로 번진 것이다. 지난 9월 20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SK이노베이션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7일에 이어 2번째 압수수색이다.
LG화학이 지난 5월 ‘산업기술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SK이노베이션 직원 등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해 온 직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처럼 양사가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소송전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LG그룹과 SK그룹의 총수가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이 해답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직접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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