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김은희 기자
  • 승인 2019.10.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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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과다”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바에 부합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평가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리면서 국내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미 연준에 대한 고려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시장금리가 내려간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리치  에서는 이 총재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을 엿봤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올 들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 말에 이어 2개월 만의 조정으로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현행 2.0~2.25%에서 1.75~2.0%로 변동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정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과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장기적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만일 경제가 하강하면 더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한 것이다.


“추가 인하 여지 닫은 것 아니다”

“미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다른 국가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의 부담을 더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연준이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나타내 추가 인하 여지를 닫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총재는 미 연준 결과에 대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는 미국이 금리를 먼저 내린 덕에 한국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금리 역전차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미 금리 역전은 한국 기준금리가 1.50%이던 지난해 3월 22일 연준이 금리를 1.50~1.75%로 0.25% 포인트 높이면서 시작됐다. 이후 1년 6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고 8월 30일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다. 또한 한국은행은 10월 16일과 11월 2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만일 한 번만 더 금리를 내리면 역대 최저 수준인 1.25%에 도달한다. 
일각에서는 11월 금리인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 마이너스(-0.04%)를 기록한 것도 완화적 통화정책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12월 금리 인하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연준이 기조적 인하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한국은행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시장에서 이처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은 금리 역전이 지속되거나 확대되기라도 한다면 투자자금을 국내로 묶어두거나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데 있다. 반면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다른 나라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기 수월해진다.


“주요 변수는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지금 대외 위험(리스크)이 상당히 큰데 이것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장 크게 고려할 사항이 되겠다. 미중 무역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전개될지 고려해서 운용할 것이다.”
이 총재는 시장의 관심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대한 인하 시기에 쏠리자 이 같은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번 FOMC 결정은 충분히 시장에서 예상했던 데다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미 연준이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마도 추가 인하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이 없어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에 연준이 인하 여지를 닫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준의 이번 결정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하’라는 평가에 대해 이 총재는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준이 경기확장세를 유지를 위해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해석했다. 그가 이처럼 동의하지 않은 것은 미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서도 매파적 모습을 보인 것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가계부채가 확대되는 등 금융부문에서 인하의 부작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우리 입장이 새로 바뀐 것은 전혀 아니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고려할 주요 변수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어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변동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아직 지켜봐야 할 단계”라면서 “미 연준은 기업대출, 기업부채가 늘어나지만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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