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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유적지 ‘가득’
귀중한 유적지 ‘가득’
  • 이덕희 칼럼 리스트
  • 승인 2019.10.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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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자연이 만든 ‘감비아’

 

감비아는 국가의 모양새가 세네갈 국가로 둘러싸인 북대서양 서부에 있는 나라로 그 중앙에는 감비아 강이 흐르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세력권 다툼 속에 있다가 1783년부터 영국 식민지가 됐고 1963년 내정 자치권을 획득한 후 1965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두 곳의 문화 유적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정식 명칭은 감비아 공화국(Republic of the Gambia)으로 1982년부터 1989년까지 세네갈과 연방정부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 식민지였던 세네갈과 영국 식민지였던 감비아는 제도나 사상적인 측면에서 통합이 어려워 결국 각각의 나라로 존립하게 됐다. 


쿤타킨테 섬과 관련 유적

쿤타킨테 섬과 관련 유적(Kunta Kinteh Island and Related Sites)은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유럽이 아프리카로 진출하면서 만들어낸 다양한 문화적 흔적을 보여준다. 감비(Gambie)강은 아프리카 내륙으로 진입하는 최초의 무역로였으며 초기 노예무역의 주된 경로가 됐다. 
이 지역은 말리 제국의 한 부분이었던 카부(Kaabu) 왕국(약 1200~1867년)의 통치를 받았다가 그 후에는 졸로프(Jollof) 왕국(약 1300~1500년)의 통치하에 있기도 했다. 카부 왕국은 유럽인들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 대서양을 통한 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 유산은 7개의 개별 유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쿤타킨테 섬 전체와 알브레다(Albreda) 마을에 있는 포루투갈 예배당, 식민지 시대 창고 건물의 유적, 주푸레(Juffureh) 마을의 모렐 프레르(Maurel Freres) 건물, 상 도밍고(San Domingo)의 조그마한 포루투갈 정착지 유적, 불런 요새(Fort Bullen), 육렬의 대포 진지가 그것이다.
특히 마을들과 대포 진지는 직접적이고 명확한 노예무역과 관련이 있고 아프리카 디아스포라(Diaspora)와 연관된 노예무역의 중요한 자료가 되기에 200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지로 지정됐다.


세네감비아 환상 열석군

세네감비아 환상 열석군(Stone Circles of Senegambia)은 서아프리카의 감비아 강을 따라 길이 약 350km, 폭 100km의 둥그런 띠 모양 지역에 1000개가 넘는 돌기둥 무리의 기념물을 이른다.
이 기념물은 4개의 커다란 환상 열석으로 시네 응가예네(Sine Ngayene), 와나르(Wanar), 와수(Wassu), 케르바치(Kerbatch)이다. 그들은 홍토 기둥으로 잘 다듬어진 솜씨 좋은 석공 기술을 보여주고 잘 정리 정돈된 장엄한 환상 열석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이 넓은 땅에 약 1500년 이상 존속한 듯 보이며 매장 의식이 매우 독특하며 고도로 발달한 생산적 사회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만딩고 족은 거석이 만들어진 후인 16세기에 이주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 환상 열석군은 광대한 거석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이기에 200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조류 관찰가들의 천국 ‘감비아 강’

이처럼 문화 유적지 두 곳을 살펴보았지만 실제 감비아는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볼 것이 나눠진다. 대서양 해안선을 따라 가면 바닷새로 가득하고 태양이 수평선 위로 기울어져도 새들의 지저귐은 계속된다. 그만큼 감비아 강은 조류 관찰가들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강을 따라 일찍이 사람들이 정착을 했고 그들이 풍성한 자연과 더불어 일궈놓은 흔적들이 오늘날 귀중한 유적지가 됐다. 이후로 강을 따라 유럽인들이 들어와 무역을 시작했으나 역설적으로 이것이 계기가 되어 노예무역의 통로가 된 아픈 역사가 또 하나의 유적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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