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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부자가 주목하는 빌딩테크
강남부자가 주목하는 빌딩테크
  • 월간리치
  • 승인 2011.07.08 14:11
  • 호수 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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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에 웃고, 빌딩에 운다’ 강남부자들의 최근 화두는 빌딩이다. 어떤 빌딩을 매입해야 할지, 어떻게 골라야 할지를 항상 고민한다. 웬만한 빌딩이 수백억을 호가하고 있어 부담스럽긴 하지만 높은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최고의 투자처가 재건축 아파트였다면 빌딩이 새로운 대안상품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다음은 강남에서 빌딩 매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부동산 관계자의 말이다. “빌딩은 아파트 등 일반 부동산 상품보다 하방경직성이 강한 상품이다. 수익률도 높다. 지난해 말부터 빌딩에 대한 관심이 증가, 매도 호가가 대부분 올랐다. 마땅한 매물이 나노기만 하면 금새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난다. 소형 매물에서 대형 매물까지 종류가 다양해졌다. ”

대형 매물 관심 보이는 개인 투자자

그동안 개인투자자는 빌딩 매입에 있어 소형 시장을 주로 공략해왔다. 100억원대의 건물이 대부분. 100억원을 넘는 대형 매물은 기관이나 큰손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개인 투자자들도 대형 매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격 하락 위험이 낮은 안전자산이란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한 투자처를 찾다 보니 부동산, 그것도 절대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강남 지역 빌딩에 눈을 돌린 것. 설사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임대료 등으로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으로 꼽힌 듯 하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찾아온 부동산 침체로 대표 투자상품인 아파트 시세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박을 터뜨린다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마저 조합원 간 갈등, 분담금 폭탄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다. 주식시장 역시 급등락이 심하다. 이에 반해 서울 강남권 중소형 빌딩 가격은 금융 위기 후 큰 폭의 등락 없이 보합세를 유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입지를 굳혔다.
패션, 뷰티, 고품격 인테리어 업체, 고급 레스토랑 등의 실수요가 서울 강남 등 핵심지역 중소형 빌딩 임대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는 점도 투자 규모를 키운 요인이다. 초대형 빌딩이나 외곽지역 빌딩보다 공실률 위험이 낮다 보니 투자금액 확대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다는 얘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개인 자산가들 중 100억 원 이상의 빌딩을 사겠다는 수요는 지난해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강남부자의 자금이 강남빌딩 매입에 몰리고 있다. 빌딩테크란 말이 나왔고, 프라이빗 뱅커들이 매물을 찾아나서고 있다.”

테헤란도 일대가 알짜 많아

빌딩 매매는 지역적 요소에 민감하다. 빌딩 가장 거래가 활발한 지역은 강남이다. 강남지역 빌딩 거래가 활발한 것은 개인 자산가들의 강남 선호 현상이 여전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공테크가 강남구 삼성동에 갖고 있던 시공빌딩이 성우오토모티브에 270억 원에 팔렸고, 강남구 대치동 소재 오뚜기센터(토공 서울지사사옥)는 오뚜기가 537억여 원에 사들였다. 또 논현동 프라임저축은행빌딩은 개인에게 430억 원에 팔렸다.
자산운용사들의 빌딩 매입도 여전해 신한BNPP자산운용과 현대스위스자산운용, 아시아자산운용이 각각 역삼동 삼성제일빌딩과 서초동 플래티넘타워 일부 층을 사들였다.강남지역 빌딩 매매시장이 불황기를 버텨내는 ‘힘’으로 몇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우선 강남 빌딩을 대체재가 아닌 필수재로 인식하는 매수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명품 매장이 필요한 패션, 뷰티, 고품격 인테리어 업체들의 경우 본사 사무실이나 직영 매장을 청담동 일대에 둬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고급 외제 승용차, 식음료 업체 등도 투자 목적이 아닌 사용 목적에 따른 필요로 장기적 안목에서 강남 빌딩을 보유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실수요가 강남 빌딩 시장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불황기에도 가격이 강한 하방경직성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음은 빌딩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입지를 굳혔다는 점이다.  다른 부동산에 비해 불황 여파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느낌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경기 상승 국면에 가장 먼저 오름세로 유턴할 부동산으로 빌딩을 꼽는 데 입을 모은다.
주거시장이 아무리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더라도 압구정 현대아파트나 한강변 반포 재건축 단지는 큰 흔들림이 없는 것처럼 강남 핵심지역의 빌딩 또한 웬만한 불황에 끄떡없는 안전자산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또 다른 부동산에 비해 빌딩시장은 시장의 기능이 살아있는 편이다. 임대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전율이 둔화되고 있지만 매매시장은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다른 부동산 종목의 거래가 거의 중단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강남의 빌딩이라고 해도 차이는 있다. 큰 대로변에 위치한 빌딩이 고가에 거래된다. 조금이라도 대로변에서 떨어져 있으면 가격은 떨어진다. 임대료 등의 문제가 반영된 결과다.
 
임대시장 침체 등 위험요인 조심

강남 대로변의 빌딩 매매가는 불황에 가장 늦게 반응하는 반면 호황기에는 가장 먼저 회복세를 보이는 부동산 대표 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도 다른 대부분의 부동산은 2008년 상반기에 이미 불황 국면에 들어갔으나 강남 빌딩시장은 4/4분기 이후에나 불황의 영향권 안에 들어갔다. 유동성의 물꼬를 터줄 만한 마땅한 투자 대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과거 부동산 투자의 주류를 형성해 왔던 아파트 투자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자산가들이 중장기 저축성 투자, 이른바 묻어두기 투자 대상으로 빌딩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따라서 최근 빌딩에 대한 강남부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상승, 거래가도 올라갈 전망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빌딩에 투자해선 안된다. 매매단가가 높은 만큼 위험 요소도 많이 존재한다. 하반기 임대시장의 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공실률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빌딩을 구입할 생각이 있다면 주변 상권을 꼼꼼히 챙겨 공실률을 계산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오피스빌딩의 공급이 본격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래된 건물은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한번 좋은 건물에 입주했던 회사의 경우 더 좋은 빌딩을 선호해 입주하는 경향이 크다. 질이 떨어진다면 입주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결국 리모델링을 하게 될 경우 투자금 이상의 목돈이 필요, 자금적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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