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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샤샤뉴 몽라쉐 바데르-미뮈르
샤토 샤샤뉴 몽라쉐 바데르-미뮈르
  • 고재윤 교수
  • 승인 2019.11.3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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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프랑스의 햇빛이 빚은 와인

 

무더운 여름날 프랑스의 부르고뉴는 생각 외로 덥지 않았다. 지난해 봄에 개봉되어 와인 마니아들에게 행복을 선사해준 영화, 세드릭 클라피쉬 감독의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을 연상시켜준다. 프랑스 와인의 양대 산맥인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다. 보르도를 제치고 부르고뉴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부르고뉴의 아름다운 포도밭과 아직 소박한 농부의 삶을 그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최상급 와인 제작과정은 물론 와인 농장의 사계절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영상미, 가족의 사랑이 담겨 있어 부르고뉴에 대한 연정 때문에 더욱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부르고뉴는 포도밭 등급을 중심으로 가족 중심의 소규모로 양조하는 전통성이 돋보인다. 아침 일찍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의 포도밭을 들러서 화이트 와인의 명산지인 몽라쉐(Montrachet), 사샤뉴 몽라쉐를 찾았다.
그중 사샤뉴 몽라쉐 포도밭의 98%를 소유하고 있는 ‘샤토 샤샤뉴 몽라쉐 바데르-미뮈르(Chateau Chassagne-Montrachet Bader-Mimeur)을 방문했다. 이 샤토에서 황금의 언덕을 바라보면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포도밭은 내가 부르고뉴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시켜줬다.


전통있는 가문의 와인

‘샤토 사샤뉴 몽라쉐 바데르-미뮈르’ 마케팅 담당자의 안내로 샤토를 둘러봤다. 프랑스 보르도에서는 샤토라고 하고 부르고뉴에서는 도메인이라고 하는데 샤토라는 명칭이 낯설기만 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270년 장 데 크루스(Jean de CRUX)가 처음 사샤뉴 몽라에서 정착했고 14세기에는 장 데 사샤뉴(Jean de Chaissaigne)가 소유했다.
1577년에 샤를 드 라 부티에르(Charles de la Boutiere)가족이 프랑고이지 데 페리에레스(Francois de Ferrieres)의 후손들로부터 구입했다.
1706년 샤를 드 라 부티에르는 그의 유일한 외동딸 마거리트(Marguerite)와 장 프랑수아 앙투안 드 클레르몽 몬토이손(Cean-Francois Antoine de Clermont Montoison)이 결혼을 했고 1710년 자신의 전 재산을 사위에게 상속시켰다.
1919년 8월에 찰스 미뮈르(Charles Mimeur)는 사샤뉴 몽라쉐 지역의 클로스 두 샤토 사샤뉴 몽라쉐(Clos du Chateau de Chassagne Montrachet)를 인수하면서 도메인 두 샤토 데 사뉴 몽라쉐(Domaine du Chateau de Chassagne Montrachet)라고 명칭을 변경했다.
1920년에 찰스 미뮈르의 딸 엘리스 미뮈르(Elise Mimeur)가 파리의 와인 유통상인 필리페 바데르(Philippe Bader)와 결혼을 했다. 부부는 프랑스 파리에서 와인 유통상을 한 경험과 거래처를 중심으로 파리에 자신의 와인을 홍보하고 마케팅 활동을 한 결과 1930-40년에 파리 와인 유통업계와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도메인으로 성장하고 부를 축적했다.
그리고 부부의 이름을 사용해 샤토 사샤뉴 몽라쉐 바데르-미뮈르(Chateau Chassagne-Montrachet Bader-Mimeur)로 변경해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했다. 부부는 모터사이클을 구입해 포도밭을 누비고 다녔고 매우 소중한 자산을 보물로 취급해 현재 로비에 전시되어 있다.
현재는 후손인 마리에 피에르(Marie-Pierre)와 장 피에르(Jean-Pierre)가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1980년부터 부르고뉴 지방의 토양 및 재배조건 즉 떼루아를 연구해온 마리에의 남편 아라인 포씨에르(Alain Fossier)가 경영과 생산을 총괄하면서 와인의 품질이 향상됐다.
‘샤토 사샤뉴 몽라쉐 바데르-미뮈르’의 사샤뉴 몽라쉐 포도밭을 17세기 이후부터 조금씩 사들였고 이후부터 사샤뉴 몽라쉐 포도밭을 비롯한 주변의 포도밭을 소유하거나 이용했으며 프랑스 혁명 이후에도 포도밭을 일구며 포도나무를 심으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부르고뉴의 대표적인 석조건물로 인정받고 있는 아름다운 샤토 건물은 19세기 석조로 설계 건축한 인상적인 건물로 경매에서 구입했다. 부르고뉴에서 채석한 돌로 샤토를 건축해 더욱더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근에 건물을 증축해 지속적으로 포도 발효실, 숙성실, 저장실 등이 현대화 시스템을 갖추었다.
샤토의 소유의 포도밭은 샤토에서 1Km 이내에 위치해 직접 관리를 할 수 있고 운송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포도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해 최고의 와인을 생산한다.
포도밭은 해발 240~320m에 위치해 남쪽에서 불어오는 지중해, 대서양 바람과 육지에서 불어오는 대륙성 바람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변덕스러운 악천후에도 나지막한 산의 자연적인 돌 장벽이 있어 포도밭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피해가 거의 없다.
부르고뉴의 화이트 와인의 대표하는 마을은 몽라쉐로 특등급 포도밭이지만 사샤뉴 몽라쉐도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1등급 포도밭이다. 1937년에 샤샤뉴 몽라쉐의 포도밭 등급이 결정됐고 주 생산 포도품종은 샤르도네이며 일부 포도밭에 피노누아를 재배한다.
바데르-미뮈르는 와인 총 생산량의 78%가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으로 그랑크뤼(Grand Cru), 프리미에 크뤼(Premiers Crus/1er Cru)등급의 와인을 생산한다. 바데르-미뮈르의 경영철학은 최대한 자연 그대로 상태에서 포도나무를 재배하고 자연현상에 특별히 대비하지 않으며 자연이 주는 포도만을 고집하는 데 있다.
토양은 샤르도네의 최적 토양인 자갈, 점토, 실리카, 석회석, 산화철이 혼합되어 개성 있는 와인을 만들고 포도를 수확하기 2주 전부터 매일 포도의 샘플을 분석해 최적의 수확 날짜를 결정하고 포도선별 후에 손 수확한다.
필자가 샤토를 모두 견학하고 시음실에서 시음한 5종류의 와인 중에 사샤뉴 몽라쉐 루즈 2012 (Chassagne Monarchet Rouge 2012)가 가장 인상 깊었다.


특별한 피노누아 와인

몽라쉐, 사샤뉴 몽라쉐의 화이트 와인을 국내에서도 많이 마셔봤기 때문에 크게 감동을 주지 못했지만 사샤뉴 몽라쉐 화이트 와인이 생산되는 포도밭 중에서 한정적으로 피노누아를 재배할 수 있는 특별한 밭에서 나온 피노누아 100%로 만든 와인은 특별했다.
맑고 깨끗한 루비 빛깔, 잘 익은 블랙베리, 체리, 야생 딸기, 구스베리 향과 복합적인 향신료의 터치가 일품이다. 특히, 맑고 깨끗한 미네랄과 잘 익은 과일의 풍미가 풍부하고 균형감이 뛰어나며 긴 여운이 매력적이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쇠고기 안심구이, 양고기, 로스트치킨, 가금류 샐러드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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