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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NH농협은행장’
3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NH농협은행장’
  • 이욱호 기자
  • 승인 2019.12.2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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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해외진출’ 속도 낸다

 

NH농협은행에서 이변이 벌어졌다. 지난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이후 농협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3연임’이라는 첫 사례가 나온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대훈 행장이다. 1년 임기를 다시 시작하는 이 행장은 농협은행 출범 이후 첫 1조원대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인정받았다.

 

현재 농협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1922억원의 순익을 달성하는 등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순이익은 2017년 6521억원에서 이듬해인 2018년 1조2226억원으로 5705억원(87.4%) 증가했다. 그 중심에는 이 행장이 있었다. 가파른 실적개선을 이어나가면서 지난 2년간 농협은행의 ‘1조 클럽’ 개막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신년사에서 “올해는 농협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계속해서 1조원 이상의 손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속성장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촘촘한 연체관리와 선제적인 부실 예방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수익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냈다.


탁월한 성과가 통했다

“디지털환경 속에서 은행업은 대내외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더욱 강도를 높여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글로벌 진출 역시 밀고 나갈 계획이다. 2020년에 해외 점포 증가 속도를 다른 은행들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것이다,”
이 행장이 내건 목표다. 그는 앞으로 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초저금리 시대에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고 경기둔화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과 무관하지만은 않다. 
현재 금융권은 부정적인 대외 경기 전망에 따라 신시장 개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위기다. 향후 은행산업 전체 전망이 어두운데다 경쟁 구도는 더 치열해 지는 등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농협은행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그가 글로벌 진출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동향도 둔화하고 있어서 리스크 관리에 훨씬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픈뱅킹이 시작되면서 은행 간 경쟁도 심해질 것이고 이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오픈뱅킹 관련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되 리스크나 보안에 신경을 쓸 것이다.”
그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미래준비’를 꾸준히 강조한 이 행장은 디지털금융에 사활을 걸어 왔다. 또한 디지털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명함에 ‘행장’이라는 직함을 빼고 ‘이대훈 디지털 익스플로러(탐험가)’라고 바꿔 적을 정도다.
그는 지난해 4월 금융권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발굴 육성 인큐베이터인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출범시켰다. 그리고는 매주 월요일 혁신캠퍼스에 출근하며 그의 문패처럼 ‘디지털콕핏’(비행기조종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지속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NH디지털혁신캠프를 열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NH디지털챌린지+’가 정착됐고 영어와 중국어 등 9개 언어로도 NH스마트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디지털뱅킹 원 업(ONE UP)프로젝트’도 안착됐다.
사실 농협은행은 농촌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전사적으로 디지털금융 역량을 강화해 젊은 고객 확보에 나선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농협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NH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 가입자가 증가했다. 각각 1569만명과 412만명이다. 2000만명에 달하고 있는 셈이다.
이끌어낸 ‘디지털 전환’ 주목

뿐만 아니다. 그는 비대면 채널 적용과 개인화 마케팅 지원 등을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고도화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 분석 속도 40% 개선 등의 실질적인 개선 수치를 이끌어내어 톡톡한 효과도 보고 있다.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고 상담 인력의 부담을 줄이고 다른 업무에도 배치할 수 있게 돼 그만큼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
“디지털 환경에 사업 방식은 물론 상품, 서비스 등 은행 곳곳에 디지털을 깊숙이 접목하겠다. 전사적 역량을 디지털 전환 혁신에 집중시켜 미래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이 행장은 디지털로의 체질 개선을 통한 진화를 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계속했다. ‘콜봇-AI 상담 시스템’을 도입해 영업점 대표번호로 유입되는 모든 통화를 AI 콜봇이 1차로 대응하도록 해 전화상담 업무를 혁신적으로 감소시켰고 은행권 최초 ‘P2P 금융 증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선보여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현재 이 행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주안점을 둔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모바일 플랫폼의 경쟁력을 빠르게 높여가며 핀테크와 협업도 적극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39개 업무에 로봇 120대 규모의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를 도입하는 고도화 사업을 마쳤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소비자에게 디지털 금융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은행원 스스로가 먼저 디지털화돼야 한다. 앞으로 농협은행에서는 로봇과 사람이 함께 일하는 업무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다. RPA와 AI를 융합해 금융상품 상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는 로봇 프로세스를 개발 중에 있으며 실전에 투입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로봇PC 가상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로봇 운영을 총괄하는 ‘RPA 컨트롤룸’을 확대 구축해 로봇PC 운영의 대규모 확장성과 안정성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연간 약 20만 시간의 업무량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로봇PC 가상화 시스템은 로봇PC 수량 증가로 발생하는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로봇PC를 서버상 가상화 PC 환경에서 운영하는 체계다. RPA 적용 업무 유형은 ▲기업여신 금리승인 ▲수입신용장 인수금리 승인 ▲관심기업 모니터링 등 여·수신, 외환, 카드, 마케팅, 리스크 관리 등 본부 업무 전방위로 확대한 상태다.

 

“글로벌에 방점을 두겠다”

평소 해외네트워크 강화를 강조한 이 행장은 다른 은행에 뒤쳐진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그는 이번 농협은행장 후보 추천 과정 면접에서 이사회에 2020년에는 글로벌에 방점을 두겠다는 경영 방향을 밝혔을 정도로 확실히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해외점포가 192개인 점을 고려했을 때 농협은행의 해외사업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농협은행은 총 6개국에서 현지 법인 2개(미얀마, 캄보디아), 지점 2개(미국,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 3개(중국, 인도, 베트남 호치민)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화를 필수 생존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는 이 행장은 현재 중국과 호주 IB(투자금융)시장 진출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거점인 홍콩과 시드니에 지점을 개설하면 다양한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에 기인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2020년 4분기 중 홍콩 현지지점의 설립 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홍콩은 자본시장 친화적 시장 환경과 선진화된 금융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허브로 성장했으며 아시아 지역에 특화된 IB금융 전문가와 거래정보가 집결된 곳이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홍콩의 풍부한 신디케이티드론 딜 시장 참여를 목표로 지점 개설을 추진 중에 있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북경, 인도, 베트남 사무소 지점 전환, 홍콩과 호주 진출을 위해 현장 행보를 이어간 이 행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6개국 출장을 통해 현지 사업여건을 점검했다. 동남아 국가에도 영업망을 늘리기 위해서다.
사실 신남방 지역은 농협은행 글로벌 사업 1순위 지역이었다.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고성장국 핵심 거점 진출과 미얀마, 캄보디아 등 미래 성장 잠재국 사업 기반 확충이라는 투트랙 전략 아래 지난 2017년 글로벌사업부 설립 이후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확실한 전략도 세워 놓았다. 베트남은 동남아 거점지역으로 집중 육성하고 캄보디아는 MDI 전환 후 상업은행 승격을 추진한다는 게 그것이다.
또 전략에는 미얀마의 경우 중견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회사) 도약과 은행업 교두보 확보, 인도네시아는 현지화를 방점에 둔 진출방안 검토, 인도는 노이다 지점 개설로 서남아 거점 확보 등으로 진출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대훈 행장은 “2년 동안 해왔던 것 보다 앞으로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면서 “농협이 은행전환이 늦어 글로벌 점포가 부족한데 2년 동안 속도를 냈지만 내년에는 다른 은행들보다도 해외 점포 증가 속도를 두 배 이상 늘려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인다

이 행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디지털과 해외사업 뿐만은 아니다. 그는 디지털금융시대에 고령층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이는 농협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가운데 고령층이 많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고객들이 이용하는 채널별로 특화서비스를 지원중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전체 영업점 1138곳 가운데 908곳에 전담창구를 두고 있을 정도로 고령자 전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을 이용하는 고령층과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 등 장애인은 창구가 붐빌 때 모든 영업점에서 지정된 담당자를 찾으면 우선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서비스는 고령층이 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만들기 위한 이 행장의 노력이다.
농촌 고령화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객이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개선하는데 노력하고 있는 그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에서도 고령층과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큰 글 뱅킹서비스’와 ‘느린 말 서비스’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큰 글 뱅킹서비스’는 화면의 글자를 키우고 화면을 단순화한 것을,  ‘느린 말 서비스’는 텔레뱅킹을 이용할 때 느린 속도로 서비스를 안내하고 입력시간을 5초에서 20초로 늘린 것을 말한다.
이 행장이 이처럼 고령 농업인들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농협은행이 시중은행들과 다르게 농촌지역에서도 많은 영업점을 운영하면서 고령층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데 있다.
그는 디지털금융이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추세에서 고령층은 여전히 디지털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들을 위한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데 주력했고 그 결실은 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행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로필
▲1960년생
-농협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중앙대학교 대학원 유통산업학과

▲주요 경력
-농업협동조합중앙회(1985년)
-NH농협은행 경기도청출장소 소장(2004년)
-NH농협은행 서수원지점 지점장(2009년)
-NH농협은행 광교테크노벨리지점 지점장(2010년)
-NH농협은행 프로젝트금융부 부장(2012년 12월~2014년 12월)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본부장(2014년 12월~2015년 12월)
-NH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본부장(2016년 1월~2016년 11월)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2016년 11월~2017년 12월)
-제4대 NH농협은행 은행장(2017년 12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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