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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걸어보고 싶은 ‘산티아고 순례의 길’
누구나 한번쯤 걸어보고 싶은 ‘산티아고 순례의 길’
  • 혜초여행
  • 승인 2019.12.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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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역사를 헤아린다”

 

‘산티아고 순례의 길’은 최근 몇 세기 동안 주춤하긴 했지만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지난 198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산티아고 데 꼼뽀스텔라를 방문하면서 가톨릭 신자들의 관심이 폭증했다. 1993년에는 유네스코가 순례길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고 이에 폭발적으로 순례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와 각종 영화 등을 통해 산티아고 순례길은 누구나 한 번쯤 걸어보고 싶은 길이 됐으며 2019년 여름 기준, 대한민국은 산티아고 순례길 방문국가 중 6위, 유럽 외 국가 중 1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이자 사도 요한의 형인 야고보 성인이 지금의 스페인 북부지역에 복음을 전파하고자 걸었던 길이다.
야고보 성인은 포교활동 후 예루살렘으로 귀환해 서기 44년 참수형을 당했는데 그의 제자들이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에 매장을 했다. 수 세기 동안 잊혔던 그의 무덤이 8세기경 뜻밖의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스페인 북부 지방은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예루살렘 순례길과 비교될만한 순례지

한 가톨릭 수도사가 감미로운 음악 소리와 반짝이는 별을 따라 멀리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에 있는 구릉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그 곳에 밝게 빛나는 한 무리의 별들이 어느 곳을 비추고 있었고 그 곳에서 바로 야고보 성인의 유골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후 교황청이 당시 스페인 북부의 왕인 알폰소 2세에게 알렸고 알폰소 2세는 이곳에 3채의 아름다운 성당을 건축했으며 사도 야고보를 스페인의 수호성인으로 선언했다. 이때부터 이곳은 별이 비추는 들판이라는 이름의 Campo Estella 라고 불리기 시작했고 이것이 현재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역인 꼼뽀스텔라(Compostela)가 됐다.
성인 야고보의 무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서유럽으로 빠르게 퍼져 갔으며 이곳은 로마와 예루살렘을 잇는 순례길과 비교될 만한 순례지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12~13세기에 이곳을 찾은 순례자가 가장 많았다고 전해지는데 이 시기에만 약 50만명 정도의 순례자들이 이 길을 걸었으며 이때 순례자들에게 육체적·정신적 휴식을 제공하기 위한 시설들이 들어섰다.
현재 프랑스의 생장 피드포르에서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고 스페인 북부지역을 관통해 산티아고 데 꼼뽀스텔라까지 이어지는 800여 km의 길을 프랑스 길이라고 부르는데 이 루트에는 오래된 시설들과 성당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가장 일반적인 순례 루트로 알려져 있다.
누군가는 순수하게 종교적인 목적으로 걷는가 하면 누군가는 삶의 이유를 재정비 하고자 또는 복잡한 일상을 떠나 잃어버린 내면의 자유를 추구하고자 혹은 불완전한 인생의 전환점을 찾기 위해서 이 길을 걷는다.
이 길을 걷고 나면 엄청난 것을 얻고 근심이나 걱정을 떨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떠나지만 사실 길 위에 서면 평소보다 이야기도 잘 하고, 친구도 잘 사귀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오히려 잊어버리게 하고 현재의 행복을 사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스페인어로 좋은 길이라는 뜻을 가진 Buen Camino(부엔 까미노)는 순례길을 걷는 동안 순례자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말이다. 이 말은 ‘앞으로 걷는 길이 좋은 길이 되길 바란다’는 인사말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이유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지만 공통된 것은 현재와 미래의 행복을 기분 좋게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구에게 과시하는 게 아닌 나만의 여행

프랑스 생쟝 피드포르에서 산티아고 데 꼼뽀스텔라까지 가는 길은 800km가 넘는 대장정이다. 전 구간을 완주하자면 30~40일 동안 걸어야 하며 순례자 사무국에서는 산티아고를 기점으로 도보 100km 이상 순례를 했다는 증명(순례자 여권에 스탬프를 찍는 것)이 있을 때 순례증을 발급해 준다.
시간, 경비, 체력 등 자신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여행 계획을 짜야 한다. 전 구간 완주를 목표로 계획을 잡았다가 시간 또는 체력, 기타 이유로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점프(어느 구간을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것)를 치욕처럼 여겨 무리한 행군을 함으로써 그 다음의 순례 여정을 망치는 사람도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은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은 과시욕의 대상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게 보다 더 충실하게 되는 내면으로의 여행이니 그것은 내가 경험하기 나름인 것이다. 완주를 하든, 짧게 걷든, 어떤 식으로 걷든 나에게 충실한 여행이기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 길을 여행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모든 것을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해 본인의 책임 하에 순례를 하는 것이다.
루트를 결정하고 항공권을 구매하고 육로 이동수단을 결정하고 실행하면 된다. 잠 잘 곳, 먹는 것, 여분의 짐을 운송하는 방법, 유사시 어떻게 도움을 청하고 어떻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에 대한 대책 등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여행사의 순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스스로 준비하는 것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이들에게 권하는 방법이다. 최근 들어 혜초여행 등 트레킹 전문 여행사들이 산티아고 순례길 전 구간 800km를 가이드와 인솔자와 함께 걷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약 250km 정도 하이라이트 구간만을 걷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걷지 않는 순간만큼은 편하게 호텔에서 숙박하고 대형 리무진 버스나 전용 차량을 이용해 시작점까지 이동하는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어 나이와 체력 때문에 걱정이 앞서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도보 순례자가 되기 위한 준비

매일 하루 20~40km 씩 걷는다는 것은 평소 단련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고역이다. 육신의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순례자의 덕목 중 하나겠지만 어쨌든 무사히 여행을 끝내기 위해서는 출발 전 충분히 단련을 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매주 3~5시간가량의 산행이나 걷기를 실시하고 가능하면 불편한 환경에서 숙박해 보는 체험도 해 보길 추천한다. 여행이나 도전에 있어 완벽한 준비와 계획은 없다. 하지만 계획이 충실하면 그만큼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된다.
가능한 한 순례길에 관한 여행 책자들도 많이 보고 인터넷 사이트나 순례길을 주제로 하는 여러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정보도 얻고, 해외 사이트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수집하도록 한다.
또한 장기간의 여행이므로 예비일을 넣어 짜는 것도 중요하다. 여정이 정해졌더라도 계획에 얽매이지 말고 유연하게 여행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하루하루 더 많이 가는 것보다는 더 즐겁게 가는 것이 바람직한 순례자의 자세다.<자료 제공 : 혜초여행, www.hyec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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