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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꾸준한 ‘수익 챙기기’ 나선 자산가들
안전하고 꾸준한 ‘수익 챙기기’ 나선 자산가들
  • 한계희 기자
  • 승인 2019.12.27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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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보다는 안타를 노린다”

 

강남자산가들이 ‘중위험·중수익 인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저금리·저성장·저수익률이라는 ‘3저(低) 시대’라는 현실에 기인하고 있다. 실제 은행 예금금리가 속절없이 떨어지면서 ‘이자 0% 시대’가 열리고 예금이자는 쥐꼬리만 하다. 주식시장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에 짓눌린 탓이다.

 

자산가들은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은 형국이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분위기지만 막상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판가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일까. 이들 자산가는 정기적인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인컴 투자’를 주목하고 있다. 이는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을 적절히 배분한다면 충분히 중위험·중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세로 올라선 ‘인컴 펀드’

현재 자산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 중 하나로는 다양한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인컴(Income·소득) 펀드’가 꼽히고 있다. 인컴 펀드는 배당주와 더불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등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을 말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최근 자산가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 배당주 펀드의 투자를 줄이고 다양한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인컴 펀드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어 “인컴 펀드는 채권형 펀드보다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며 투자한 각 자산에서 배당, 이자, 부동산 임대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 주식형 펀드보다 변동성이 낮다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자산가들의 이 같은 투자패턴은 국내 증시의 계단형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인컴 펀드 설정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는데서 엿볼 수 있다. 그만큼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9년 11월  초 기준으로 인컴 펀드 111개의 설정액이 3조399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에도 235억원이 새로 들어왔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뭉칫돈이 인컴 펀드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자산가들이 이처럼 인컴 펀드에 자산을 담는 이유로 채권이나 리츠 등 다른 자산을 함께 담아 위험을 분산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실제 인컴 펀드는 국내 배당주 펀드가 저조한 수익률로 고전하는 것과 달리 10%가 넘는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배당주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평균 3.62%로 인컴 펀드의 평균 수익률 10.68%에 못 미쳤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배당주 펀드와 인컴 펀드의 수익률 격차는 더 벌어졌다. 1개월 수익률에서는 배당주 펀드가 0.66%, 인컴 펀드가 0.77%로 별 차이가 없었지만 6개월 수익률은 각각 1.44%와 3.51%, 1년 수익률은 2.87%와 8.38%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모펀드 시장 내 상품·투자기간 별 수익률 편차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며 “자산가들은 글로벌 분산투자와 함께 이익 안정성, 배당, 방어적 성격 등을 고려한 섹터에 주목하며 수익을 추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기비결은 ‘안정적인 수익 추구’

그러면 주목받고 있는 인컴 펀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현대차증권의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펀드’가 있다. 글로벌 우량주와 고배당주 위주로 투자하는 이 펀드는 투자 안정성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며 경기 사이클에 관계없이 꾸준히 높은 배당 여력을 지닌 글로벌 배당주에 투자해 안정적 인컴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이 펀드는 하락장에서도 다른 주식형 펀드 대비 안정적인 방어 성향을 보인다. 실제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펀드는 하락장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보였고 2019년 11월 18일 기준 펀드 수익률의 경우 1개월 2.21%, 6개월 5.95%, 1년 15.17%의 성과를 냈다.
해당 펀드 내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산업 간 비중 배분도 적절히 분산됐다. 전 분기 기준으로 금융(21.05%), 필수소비재(16.15%), 헬스케어(15.12%), 산업재(11.02%) 정도다. 국가별로는 미국(30.13%), 영국(22.07%), 일본(8.42%), 독일(6.74%) 등 선진국 위주로 분산투자 됐다. 
그런가 하면 메리츠종금증권의 ‘IBK 플레인바닐라 EMP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도 주목받고 있는 상품이다. 이 펀드는 주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인컴형 자산과 성장성이 큰 자산 위주로 투자한다. 특징으로는 전체 자산의 50% 이하로 고배당 인컴 자산에 투자해 배당수익만으로 연 2~3% 수준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운용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IBK 플레인바닐라 펀드는 세계의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해 대응하는 EMP(ETF Management Portfolio) 펀드로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에서 자산배분과 ETF 포트폴리오에 대한 자문을 맡고 IBK자산운용에서 펀드를 운용한다.
이 펀드는 어느 시점에 가입해도 수익을 실현할 수 있게 포트폴리오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변동성을 관리하는 것을 운용 목표로 하며 저금리 기조, 경기침체 우려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내외 금융환경에서 시장 상황에 적극 반응하고 안정적으로 배당을 한다. 또한 꾸준한 현금흐름과 성장성 높은 자산에 투자해 자본차익을 얻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펀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으로 인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선진국 중심의 분산투자와 여러 섹터의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 인컴 수익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IBK 플레인바닐라 펀드 운용에는 주로 국내외 부동산, 인프라, 리츠 자산과 신흥국 고금리채권, 배당성향이 높은 고배당주식 등이 해당된다”면서 “저평가된 고성장 국가와 글로벌 혁신성장 기업에 선별 투자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시장의 위험을 회피(헤지)한다”고 밝혔다.

“무조건 쪼개고 분산하라”

한편 자산가 중 일부는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츠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리츠는 투자자들에게 모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서 나오는 임대 소득과 매각 차익을 배당하는 상품을 말한다.
일부 자산가는 채권에도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장기 채권 가격이 최근 대폭 하락(금리 상승)해 저가 매수 관점에서 단기 수익을 노려볼 법하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그러다가 시장이 반등할 기미가 보인다면 주식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꾼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요즈음 자산가들은 위험을 낮추고 수익을 높이는 ‘멀티에셋 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 펀드는 주식과 채권, 기타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방식으로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데 이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일례로 KB증권 ‘KB글로벌리얼에셋인컴펀드’의 경우 주요 투자대상은 인프라·부동산·천연자원 등을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기업, 또는 실물자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발행한 투자등급 회사채, 하이일드 회사채 등이다. 주로 주요국 실물자산·채권에 분산 투자하는데 지난해에는 11월 중순까지 11% 넘는 수익을 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BNPP글로벌밸런스EMP펀드’의 경우 주용 투자대상은 물가채나 변동금리채와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 분배형(리츠·배당주 등) ETF 등이다. 미국 국채, 투자적격등급 회사채, 미국 달러, 금, 저변동성 주식, 기업 질적 지표가 우수한 주식 등 글로벌 핵심 자산 6개에 분산 투자하고 있으며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멀티에셋 펀드는 펀드마다 자산배분과 운용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기본적 매크로에 따른 경제 변수뿐 아니라 각국 통화정책, 정부정책, 기업실적, 글로벌펀드 자금 흐름 등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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