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1:18 (목)
농협중앙회 ‘이성희號’ 닻 올렸다
농협중앙회 ‘이성희號’ 닻 올렸다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0.02.28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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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농촌을 만들 터”

 

지난 2월 4일 이성희 회장은 강원도 홍천군의 한 딸기 농가를 찾았다. 취임 후 첫 행보로 ‘강당 취임식’ 대신 농촌 현장을 찾은 그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와 지역 농민 3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현장 간담회와 일손 돕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만큼 많은 분들이 모여야 하는 농협중앙회 강당 취임식은 생략하고 현장을 찾는 것으로 대신했다”며 “인공지능(AI) 농법과 스마트팜 등을 도입해 젊은 농업인이 농촌에 유입될 수 있는 젊은 농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AI농법·스마트팜 도입하겠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것은 젊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농업의 디지털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상 이면에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농촌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 농촌은 더 젊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사실 이 회장은 선거 공약 때부터 농가 기본소득 체계 마련과 농축산물 유통구조 혁신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내세웠다. 더불어 농협재단을 조합원 복지기관으로 개편하고 농업 수급 예측 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과학적인 농산물 수급조절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이와 관련 “소매유통은 농축협 하나로마트 중심으로 육성하고 농협 쇼핑몰을 미래 산업으로 키우는 등 농업 유통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이를 위해 농협 조합장과 농민단체, 유통 전문가로 구성된 ‘올바른 유통위원회’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선거 당시 주요 공약으로 내건 것들은 농협 정체성 확립과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혁, 농축협 중심 사업 개편,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농업인 월급제·농민수당·농업인 퇴직금제 도입, 하나로마트 미래 산업화 육성 등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농업 유통의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그가 놓여 있는 상황은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이후 해소되지 않는 돼지고기 소비 시장 침체,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고 있는 화훼산업 등 해결해야 과제와 마주하고 있어서다. 한 눈 팔고 쉴 틈이 없는 셈이다.
이처럼 당면 현안 해결을 위해 코로나19 사태 중에도 현장 곳곳을 누비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화훼 농가 돕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중구 본관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장미 2200 송이와 책상용 시클라멘 화분 300개를 나눠주면서 직원들도 화훼류 소비 촉진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에만 장미 2200송이, 책상용 시클라멘트 화분 300개가 소비됐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다. 농협중앙회의 1800여 기관이 총동원돼 꽃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화훼농가에 1000억원의 무이자 지원 및 이자차익 약 17억원의 농가 지원 등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졸업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 또는 축소되면서 화훼 농가의 어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면서 “이에 따라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한 꽃 소비 확대 및 농업인 지원 대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농업·농촌 만들어 갈 것”

그런 가하면 이 회장은 농어민들과 호흡을 맞추기에도 한창이다. 지난달 6일 서울 서대문 농협 본관에서 농촌현장, 농업인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비상대책회의에서 농축산물 소비 침체로 실의에 빠진 농업인을 돕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14일간 수도권, 지역거점, 양돈농협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삼겹살, 목심을 990원(100g) 파격적 가격으로 판매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그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사태 후폭풍에 직면한 축산농가 살리기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장의 복안은 이 같은 행사가 일회성 할인판매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소비촉진 행사를 비롯해 정부·생산자단체와 돼지고기 가격 안정 종합적 중장기 대책도 마련 추진하는 등 중장기대책을 수립해 축산농가에 힘을 보태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농축산물 유통구조를 선진화하고 농·축협 숙원사업을 해결하여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 농촌에 산적해 있는 문제의 답을 현장에서 찾기 위해 일선 농업 현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우리 12만 농협 임직원 모두는 농업인이 없는 농협은 존재의 이유가 없음을 명심하고 함께 힘을 합쳐 건강한 농업·농촌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중앙회 운영에 밝고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 성남시의 낙생농협 조합장을 지냈다. 이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역임했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의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을 갖고 있다.

=== 프로필 ===
▲1949년생
-효성고등학교
-장안대학 세무회계

▲주요 경력
-낙생농업협동조합 입사(1971년)
-낙생농업협동조합 전무·낙생농업협동조합 조합장(1998년~2008년)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이사(2003년)
-농업협동조합중앙회 감사위원장(2008년~2015년)
-제24대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2020년 1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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