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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전격 인하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기준금리 전격 인하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0.03.31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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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는 지금이 적기…경기 충격 완화 목표”

 

우리나라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17일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해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월 16일 임시회의를 열고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0.50~0.75%에서 연 0.25%로 인하해 시행하기로 했다.  리치 에서는 이주열 총재를 통해 그 배경을 알아봤다.


 

지난달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대’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그리고 다음날, 국내 기준금리도 0.5%포인트를 내리면서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에 들어섰다. 한국은행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 두 차례뿐이다.
이주열 총재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고 쇼크가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은 애초 전망한 숫자(2.1%)에 미치지 못할 것 같고 현재로서 가능하지도 않으며 의미도 없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풍부히 가져갈 것”

한국은행이 이처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이 총재도 이날 0.5%포인트의 ‘빅컷’ 금리 인하 단행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예상한 것보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아래쪽으로 가는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며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 및 이동제한 조치를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그의 발언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과 한국 경제 침체 위기가 그만큼 심각한 것이 그 이유다. 그가 영세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차입비용을 큰 폭으로 적극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만은 않다.
그는 “근본적으로 보건 위기이기 때문에 금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국내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는 상황이라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사실 이번 기준금리 인하 목적은 경기부양보다는 차입비용 경감을 통한 경기충격 완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그는 이 총재는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버블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도 예상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환율이 상승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연준이 대폭 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그러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미 달러화 자금시장 조달 여건이 이전보다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연준이 며칠 사이 금리를 150bp 내렸고 상당히 빠른 행보를 보였는데 많은 주요국들이 금리 인하가 이어졌다”며 “주요국들, 연준의 큰 폭 인하가 한국은행의 대응할 여지를 제공해줬고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통한 재정정책의 확장적 운용 등까지 고려한다면 이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하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에 대해 기준금리 조정은 시점을 잘 골라야 된다며 2월보단 지금이 오히려 금리인하 효과가 잘 나타날 것이고 잘 짚어보면 타이밍은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는 확진자 급증세가 지금은 꺾인 상황이고 다른 나라가 주요국 정책금리를 이미 조정한 방향이 정해진 상황이라는 점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 “한국은행이 단계별로 취할 수 있는 모든 (비전통적)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고 그때그때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금융중개지원대출이나 공개시장운영 등 여타 정책수단도 적극 활용하며 시중 유동성을 풍부하게 유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지난 3월 둘째 주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가량 내린다는 예상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내놓은 대책들을 보면 금융위기에 준하는 수준으로 보여 지는데 현재 상황이 금융위기에 준한다고 판단해서 빅 컷 금리인하를 단행한 건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

A. 지난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때 경제전망을 내놓은 바도 있고 또 그 시점에서는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그때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코로나19의 확산의 강도, 속도가 저희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빠르게, 훨씬 많은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그래서 경제활동 위축의 정도가 당초 예상보다는 크고 또 그것이 세계 전역으로 확산됨에 따라서 그 영향도 상당히 장기화할 것으로 보았다. 그런 상황에서는 취약부문 특히 영세 자영업자라든가 중소기업들이 그 기간 동안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차입비용을 가능한 한 큰 폭으로 낮출 필요가 있겠다, 그래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Q.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 확대 방안도 함께 발표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한국은행이 30조원에 가까운 돈을 시중에 풀었는데 상황이 나빠질 경우에 비슷한 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인지 궁금하다.

A. 미 연준이 며칠 사이에 금리를 거의 150bp 내렸다. 이로 인해 제로금리로 상당히 빠른 횡보를 보였다. 그리고 또 많은 주요국들의 금리인하가 이어졌다. 그래서 이런 주요국들 특히 미 연준의 큰 폭 인하가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줬다고 보면 되겠다.
지금은 아직까지 금융기관의 금융중개 기능이 별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지만 혹시 신용경계감이 고조된다든가 해서 기업들이나 가계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애로를 겪게 되는 그런 상황은 방지를 한다고 할까, 그래서 유동성 자체는 그것이 30조든 얼마든 저희가 단정할 수 없지만 시중유동성은 풍부하게 그렇게 유지할 생각이다. 

Q. 이번에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봤는지.

A. 지난번에 전망을 2.1%로 내놓은 바가 있다. 그때는 3월쯤이 정점이 되고 그 이후로는 약간 진정되는 그런 시나리오를 가정했고 그 때는 코로나19의 확산정도를 이렇게까지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날 줄은 사실 그것은 예상 외였다. 그래서 그런 것을 감안해 보면 당초 전망했던 숫자보다는 낮아지지 않겠느냐, 당연히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 같고 그런데 지금 현재 그 숫자가 구체적으로 얼마냐 하는 것은 지금 현재 전망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가능하지도 않고 크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
결국 코로나19의 확산,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언제쯤 진정될 것인가 하는 그것이 전제가 돼야만 전망이 비로소 가능하다. 때문에 지금 현재 시점에서는 우리의 성장경로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다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그 자체가 현재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지난번에 봤던 것보다는 아래쪽으로 갈 리스크는 훨씬 커졌다 이렇게만 말씀드릴 수 있다.

Q. 연준의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낮추면서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신용시장 위험이 얼마나 크다고 평가하고 있는지, 또 시장에서 간과하고 있는 리스크 요인은 없는지.

A. 미 연준의 적극적인 완화정책으로 인해 회사채시장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 물론 좀 어려운 상황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일례로 전체 회사채시장이 큰 규모로 늘어났고 그 전체 회사채시장의 50%에 해당하는 BBB 등급의 회사채가 지금은 투자적격등급이지만 그것이 투기등급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에는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를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상당히 시장에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미 연준의 완화정책으로 기대를 하고 있지만 그것이 기대대로 갈지 좀 지켜봐야 하겠다.

Q. 통화정책 여력 관련해서 추가로 금리인하에 나서실 가능성도 남아있는 것인지.

A. 통화정책 여력이 있느냐, 추가로 낮출 여력이 있느냐 하는 질문인데 여력을 말씀하실 때에는 아마 실효하한을 염두에 두고 질문을 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상 실효하한이라고 하는 것은 딱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고 소위 우리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 특히 주요국의 정책금리 변화, 이런 것에 따라서 상당히 가변적이라고 할까, 한국은행으로서는 그런 여러 가지 경제여건 변화에 대응해서 모든 수단을 다 망라해서 적절히 대응할 그런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씀 드린다. 

Q.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유동성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 주식 등 금융시장 전반이 약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A. 주요국 정부 중앙은행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이렇게 계속 불안해하는 것은 각국의 통화정책만으로는 그것이 근본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는 인식이 우선 첫 번째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일 코로나19, 이 상황이 조기에 종료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우려가 깔려있다 이렇게 보인다. 어떻든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대응 또는 공조는 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데에는 기여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Q. 코로나19 사태 전망과 관련해 지난달 금통위 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3월에 피크를 찍고 완화된다는 가정 하에 금리를 동결했는데 이번 달에 인하에 나선 것은 그런 가정에 변화가 있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외부요인에 의해서 결정이 된 것인지.

A. 지난 2월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당시 상황은 물론 한국의 상황이 상당히 악화되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그것이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때는 이쪽에서 잘 통제가 되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3월에 피크가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봤던 것이다.
그런데 3월 들어서면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가는 속도, 강도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빠른 속도로 세계 전역으로 확산됐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봤던 글로벌 경제성장률,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훨씬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글로벌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글로벌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2월 금통위 때보다 하방리스크가 더 커졌다, 더 커진 가장 주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됨에 따른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그것이 이번 금리결정을 하는데 가장 밑바탕이 된 것이다. 

Q. 부동산 관련해서 금리인하 시 부동산가격     상승을 우려했는데 앞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방안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A. 부동산은 정책 결정할 때에 늘 고려해야 하는 요인이다. 정책금리,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결국은 가계의 차입비용을 낮춰주는 쪽으로 연결될 것이고 원론적인 의미에서 주택수요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택가격은 금리요인 외에도 다른 요인이 워낙 많이 같이 작용한다. 정부의 정책도 그렇고 경기상황도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게 주택의 공급과 수급이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가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여왔고 그에 대한 정책의지는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 현재 단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아졌고 그에 따라 국내 실물경기도 상당히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그렇게 보면 적어도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부동산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리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본다. 그런데 우리가 염두에 두는 것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진정이 돼서 경제활동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해 보면 단기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다 본다. 그리고 지금은 실물경기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가 워낙 크기 때문에 특히 충격이 몇 개월 간다고 보면 자영업자, 업체, 기업 등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 상당히 우선되어야 하지 않느냐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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