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15:26 (화)
한국 조기 퇴치 모범국가 만들겠다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한국 조기 퇴치 모범국가 만들겠다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0.04.17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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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7월 임상 가능”

 

“코로나19 치료제를 늦어도 올해 7월 말까지는 실제 환자에게 투여하도록 개발을 마치겠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하기 위해 나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목표를 설정한 그는 현재 해외 인체의 임상 수요 발생에 대비하기 위한 대량생산 체계도 준비 중에 있다.
  리치 에서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서 회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는 서정진 회장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하고 6개월 내에 항체를 확보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지난달 12일이다. 이날 그는 출입기자들과 웹캐스팅 간담회를 열고 “한국을 코로나19 조기 퇴치 모범국가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불과 11일 뒤인 같은 달 2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일정을 앞당겨 4개월 후인 7월 말 인체에 투여하는 임상시험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액에서 총 300종으로 구성된 1차 항체 후보군 선정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항체 확보 성공”

이 같은 그의 발표는 세간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당장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에서 신약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체 임상 실험이 가능한 수준의 코로나19 치료제가 빠르면 오는 7월 안으로 개발될 것이라는 발표는 일상까지 바뀐 국민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코로나19 치료제의 개발은 종식 여부와 상관없이 얼마나 빨리 개발하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액에서 항체 후보군(라이브러리)을 구축하고 항원에 결합하는 총 300종으로 구성된 1차 항체 후보군 선정을 완료했다.”
이날 서 회장은 치료제 개발의 ‘첫 관문’을 통과했음을 알렸다. 그러면서 통상 항체 치료체 개발 과정에서 이 단계에만 3~6개월이 걸리는 것과는 달리 3주 만에 완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개발진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환자 면역세포 수령 후 24시간 교대 체제를 운영하면서 3주 만에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핵심적인 첫 단계를 완료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는 이 바이러스가 언제 종식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느냐다. 팬데믹 바이러스는 남반구, 북반구로 돌아가면서 확산될 수 있다.”
서 회장은 지난달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공식화한 이후 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관의 협조로 회복환자의 혈액을 우선 확보했다. 그리고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간세포 감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표면단백질을 무력화하는 적합한 항체를 모색해 왔다.
이를 위해 먼저 환자 혈액에서 항체 유전 정보를 가진 DNA를 추출한 뒤 유전자 증폭과정을 거쳐 항체 발굴에 필요한 후보군을 추려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간세포 감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표면단백질(스파이크)을 무력화하는데 적합한 항체를 찾아온 것이다.
“혈액자원의 25억 개 게놈 중에 생성된 300여 개 항체 중에서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능력이 있는 항체 선별 작업을 1차적으로 마친 상태다. 통상적으로 치료용 항체를 검출할 때는 가장 강력한 1개의 항체 혹은 2~3개를 혼합하는 방식을 적용하는데 300개를 다 투여할 땐 양산성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 중화 능력이 가장 뛰어난 1개의 항체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치료제 개발은 물론 자체 생산이 가능한 설비도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은 인체 임상시험에서 경증도 환자에게는 항체 치료제만 투여하는 중화 항체 단독요법을, 중증도 환자에게는 중화항체+항바이러스제 병용요법을 투여하는 2트랙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서 회장은 메르스 항체 개발 경험에 빗대어 60kg 기준 2.4g을 투여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 생산 최대치는 100만명에 달할 것이며 최대치를 가동할지는 임상을 진행하면서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달 생산 최대치 100만명 달할 것”

“1차 검출 항체는 곧 질병관리본부, 충북대 연구소와 바이러스 중화능력 검증을 시작한다. 중화능 테스트가 끝나고 비임상 테스트를 거쳐 최종 항체로 선별되면 인체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이다. 회사의 가용 개발 자원을 총동원해 제품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중화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해 인체의 회복을 돕는 기능성 항체로 치료제 개발의 가장 중요한 단계로 꼽힌다. 이 검증법을 통해 선정된 후보 항체들은 동물 모델에서의 치료 효능, 항체 고유 특성 평가 등 일련의 추가적인 검증과정을 거쳐 최종 항체 선정까지 이어지게 된다.
셀트리온의 전략은 비임상 및 임상 진입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체 특허 기술인 고(高)발현 벡터를 적용한 세포주 개발, 생산 공정 개발, 제품 품질 보증을 위한 분석법 개발, 임상에 적용될 제형 등의 개발을 거의 같은 시기에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러스가 언제 종식될지 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조기 종식되지 않았을 때나 재감염 됐을 때에 대비하는 것이다. 국가와 전 세계에 기여하기 위해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끝까지 투자할 생각이다.”
서 회장은 ‘슈퍼 항체’ 선별 작업도 착수할 계획이다. 이 작업은 이미 확보한 환자 혈액을 이용한 중화항체 선별에 이어서 더 많은 회복환자 혈액샘플을 추가로 확보해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사스, 더 나아가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모두 중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최종 치료 항체가 선정되면 이 항체가 가지는 백신 유사효과다. 백신의 목적도 체내 항체 생성이므로 치료용 항체를 투여하면 백신과 유사한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셀트리온은 이와 관련, 실제 독감치료 항체 개발과정에서 항체를 생쥐에 투여한 후 독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 예방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구진들은 코로나19 중화항체도 독감치료 항체와 유사한 백신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해당 연구도 함께 병행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가장 어려운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앞으로 남은 과정은 변수가 크게 많지 않아 순조롭게 치료제 개발이 이뤄질 것이다. 임상 계획을 효율적으로 설계해 투약을 지연시키지 말자는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임상 1·2·3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협의할 예정이다.”
그는 글로벌 임상 계획도 병행하면서 치료제의 신속한 해외 공급을 준비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사시에는 CMO 파트너까지 가용해 물량 공급에 대비한다는 복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미 대량생산 능력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 물질에 대한 대규모 인체 임상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중요하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목표는 세계 제약바이오기업과 함께 감염병에 대한 공포를 없애고 대량생산·공급 가능한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데 있다. 셀트리온에서 개발하는 인플루엔자 항체치료제, 메르스 항체 치료제도 이런 차원에서 제품화를 마치겠다.”
서 회장은 ‘항체후보 스크리닝·선별→세포주 개발→비임상용 생산 및 비임상 시험→임상물질 대량 생산→제품 출하’까지 향후 남은 과제에서 2주일가량 개발기간을 더 줄일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빠르면 7월 중순께에도 코로나19 치료제가 환자에게 투약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질 경우 수출 문제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최대 생산량 결정은 국가 간 협의가 필요하고 기업이 판단할 일이 아니라 각국별 공조 체제에서 해결해야 하며 우리 정부가 국내 문제부터 해결하고 여분을 가지고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RDT KIT는 항체를 보유한 회사만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4월 말 시제품 생산을 완료하고 5월 말까지 임상을 완료하겠다. 유럽 수출용 CE-IVD 인증을 거쳐 한국과 미국 유관기관에 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며 개발 된다면 많은 나라에서 채택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서 회장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치료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재 진단에 요구되는 민감도와 정확도를 충족하는 항체를 스크리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신속진단키트는 코로나19에만 존재하는 S단백질을 검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현재 보급되고 있는 신속진단키트는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통적으로 보유한 N단백질을 검출하는 원리로 유전자증폭장치(PCR)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인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서 회장은 개발 중인 신속진단키트의 경우 코로나19 양성 판정 표준 진단법인 ‘역전사 정량 유전자 증폭 기술(RT-qPCR)에 근접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결과가 나오기까지 15~20분이면 충분해  현장에서 바로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갖춘다는 점에 기대를 하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빠르면 한 달, 늦어도 2~3개월 안에는 코로나19에 최적화된 항바이러스제가 전 세계적으로 선별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임상시험에 돌입할 때는 최적화된 항바이러스제와 우리의 항체 병용요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업성이나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신속성에 방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퇴치될 때까지는 임상시험 규모를 키워서 되도록 많은 환자가 임상시험을 통해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우뚝 설 터”

한편 최근 셀트리온은 자사의 에이즈 치료제 생산시설이 미국 식품의약국의 실사를 통과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1월 시행한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의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CT-G07’ 생산시설 실사에 관한 최종 ‘무결점’ 보고서를 받은 것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CT-G07은 글로벌 케미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한 HIV 치료 개량신약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선호가 높은 3가지 성분의 복합 치료제로 개발됐다. 또 이번 실사는 CT-G07의 글로벌시장 진출에 대비해 기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인증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중정 생산능력 평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케미칼 프로젝트는 셀트리온이 세계 케미컬시장 진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케미컬 의약품 개발과 수출사업을 말한다”며 “이미 지난해 5월과 9월에 미국 시판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에 허가 신청과 세계보건기구의 사전적격성평가 인증 신청도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4월부터 CT-G07의 상업생산을 진행하는데 CT-G07이 출시되면 사업 초기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세계시장에서 1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궁극적으로 20% 이상까지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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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생
-제물포고등학교
-건국대학교 산업공학 학사
-건국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주요 경력
-삼성전자(1983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1986년)
-대우자동차 기획재무부문 고문(1991년)
-한국품질경영연구원 원장(1992년)
-넥솔 대표이사(2000년)
-넥솔바이오텍 대표이사사장(2000년)
-넥솔텔레콤 대표이사(2000년)
-넥솔넷 대표이사(2000년)
-셀트리온 대표이사 회장(2002년)
-셀트리온제약 대표이사 회장(2009년~현재)
-셀트리온 회장(2009년~현재)
-국립오페라단 이사장(2020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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