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기준금리 일단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기준금리 일단 ‘동결’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0.05.01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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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경제 성장도 어렵다”

 

“올 2분기 중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3분기부터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면 한국 경제는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성장률 1%는 쉽지 않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지난달 9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설명회에서 그는 전제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0%대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리치 에서는 그 현장을 지상 중계한다.


 

이주열 총재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0%대 경제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현재 연 0.75%로 낮아진 기준금리 역시 추가로 내릴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무엇보다 주목을 끈 것은 그가 2분기 코로나19의 진정과 3분기 경제활동 개선이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플러스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각오해야 하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진정돼도 성장률 0%대 그칠 것”

이 총재는 이와 관련 “코로나19 충격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강도가 세기 때문에 올해 세계 경기는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우리 경제도 이런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만일 이 총재의 예견대로 코로나19 사태로 성장률이 0%대에 그친다면 지난 2009년(0.8%) 이후 11년 만이 된다. 마이너스 성장은 오일쇼크가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두 차례 뿐이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 속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0.75%로 일단 동결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물론 금통위의 이번 결정에는 한 번에 0.5%포인트를 내린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만큼 좀 지켜보자는 속내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지난번 기준금리를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정책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실효 하한이 가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면 5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해석했다. 또 얼마 남지 않은 금리 카드를 아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이 총재의 설명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것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쓰인 적이 없었던 비상 플랜을 가동했다는 것이다.
국채뿐 아니라 은행 채권까지 사들여 유동성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안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권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기대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결정에 따라 금리를 낮추는 대신 돈이 모자란 곳에 직접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 같은 특수은행 채권을 사주고 필요하다면 증권사에도 특별 대출을 할 방침이다. 금융권이 움츠러들지 않고 기업에 돈을 빌려주도록 지원사격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국채매입을 늘리는 등 조만간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도 내놓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직접 회사채를 살 수 없는 법적한계와 관련해선 특수목적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매입하는 우회로를 검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를 포함한 비(非)은행 금융기관에 한국은행이 직접 대출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 중”이라며 “회사채를 한은이 직접 사들이는 방안의 경우 법적 제약이 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처럼 특수목적법인을 정부 보증 하에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정도가 심각해 보이는데 금융위기 시보다 충격이 심각할 것으로 보는지.

A. 코로나19가 예상을 넘어서 빠른 속도와 강한 강도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또 각국이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국경을 통제한다든가 자가 격리를 시행하는 등 강도 높은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모두 내수 부진에 직면해 있다.
그에 따라서 글로벌 경기는 침체 가능성, 소위 리세션(recession)이라고 하는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경기부진이 어느 일정 국가의 일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겪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도 훨씬 더 충격의 강도가 셀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경제도 이러한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Q. 올해 통화정책 방향에서는 GDP성장률이 2월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회할 것이라고 나와 있는데 그러면 0%대 성장 정도로 보는지 아니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지.

A. 결국 국내 경기흐름은 코로나 진전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의 진전에 우리 경제의 흐름에 달려 있고 사실상 이것은 국내경제만이 아니고 세계경제의 흐름도 결국 코로나 사태의 전개 양상에 달려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이 코로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것,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당연히 그 전망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문가(경제전문가뿐만 아니라 보건, 의료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과 전망을 기초로 해서 기본적인 시나리오를 갖고 예측해 봤는데 기본 시나리오라고 하는 것이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2/4분기 중에는 진정이 돼서 3/4분기, 하반기에 들어서면 경제활동이,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고 하는 전제가 기본적인 시나리오가 되겠다. 그래서 그런 가정 하에서 저희가 전망을 해보면 국내경제가 금년에 플러스 성장을 하지 않겠는가 하고 예상해 본다.

Q. 앞서 ‘한은법’ 80조에 따라 비은행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논의가 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다면.

A. 앞서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 될 것에 대비한 일종의 안전장치로서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회사채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1차적으로는 비은행금융기관 중에서도 회사채 시장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채 시장의 주요 참가자인 증권사에 대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그런 제도나 그런 방안을 마련 중이다. 또 그 방안에 대해 한국은행과 정부가 실무자 선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 협의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이 구체화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Q. 시장에서는 정부보증 하에 특수목적법인을 세우고 이를 통해 회사채나 CP를 매입하는 연준과 같은 방식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현 시장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말씀한다면.

A. 지금 현재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가동이 되고 있고 한국은행이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시장의 수요에 맞춰서 확대 공급하고 있다. 그래서 그 결과로 회사채라든가 CP시장은 지금은 비교적 안정세를, 그 불안이 진정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에서도 매일 보고 있는데 금융위의 판단도 우리(한국은행)과 같다. 그렇지만 코로나19의 향후 전개, 또 그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남아 있고 충분히 거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한 특별대출 방식을 통해 신용시장을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연준이 그랬듯이 정부보증 하에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직접 비금융기관에 대한 특별대출을 통해 이런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그 자체로는 기본적으로 한계와 제약이 있다. 때문에 연준과 같이 정부와 같이 협의해서 또 정부의 신용보강을 통해서 시장안정에 대처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문제를 정부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느냐고 말씀했는데 그것은 이 자리에서 아직은 밝히기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Q.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다. 분기별 성장률 하락이 추가 금리인하 요인으로 고려될 수 있는지, 또 이르면 5월에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한지, 정책 여력이 여전히 남아있는지 말씀한다면.

A. 우리(한국은행)들이 기준금리를 0.75%로 일단 낮추었다. 지난번에 기준금리를 비교적 큰 폭으로 낮췄기 때문에 당연히 정책 여력은 조금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사실상 실효하한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수준에서 고정된 것이 아니고 가변적이다. 가령 선진국 금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선진국금리가 쭉 내려가면 실효하한도 같이 내려갈 수 있는 그런 개념이다. 그런 개념을 염두에 두면 금리로 대응할 정책 여력이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금리정책 여력이 남아있다고 말씀을 드렸다.
5월에 당장 다음 금통위에 추가 금리인하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금리정책의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추어서 얼마든지 거기에 대한 정책대응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리를 낮춰야 된다는 뜻이 아니고 항상 상황에 맞춰 정책대응을 하게 되어 있다. 5월 인하 여부는 금리의 정책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답변을 대체하겠다. 그리고 금리는 물론이고 여타 정책수단도 상황에 맞춰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말씀도 같이 드린다.

Q. 기준금리 인하와 RP 무제한 매입에도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국채매입이나 회사채 매입 등에 나서서 유동성을 직접 공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 때에는 한국은행이 이를 포함한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을 시행할지에 대한 명확한 의견은. 또 현재 상황이 미국 연준처럼 국고채 매입을 대량 매입을 선언하는 형태의 양적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는지.

A. 국채매입이나 회사채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데 혹시 직접매입을 염두에 뒀다면 회사채 직접매입은 법적으로 제약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은 시장이 필요로 하는 유동성 수요 전액은 제한 없이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국고채의 경우도 국고채 수급안정과 시장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필요하면 매입 할 계획도 있다.

Q.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대폭 인하 등의 조치에도 단기금리에 비해 장기금리는 크게 하락하지 않아서 국고채의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이 경우 소비와 투자 진작효과는 좀 제한적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A. 지난 3월 임시 금통위 회의를 개최해서 기준금리를 50bp 인하를 했다. 그 이후 장기 시장금리의 하락폭이 제한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 이후를 보면 우선 주요국의 장기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과 추경과 관련해서 국채공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하는 전망에 따라서 국내 장기 시장금리의 하락폭이 제한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금리인하 기대가 시장금리에 어느 정도 선 반영되면서 은행 대출금리가 1월부터 쭉 하락세를 보여 왔고 3월 하순 들어서는 국내 장기금리의 하락을 제한시켰던 두 가지 요인이 일부 완화되면서 장기금리가 하락세로 전환됐다. 종합해 보면 지난 3월 기준금리의 효과가 어느 정도는 분명히 작동됐다고 생각한다.

Q. 국고채 추가매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시장에서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추가경정예산 할 때 적자부채 발행을 확대할 경우 국채매입도 고려할 수 있는지.

A. 금년 중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그에 대한 재원마련 필요에 따라서 국채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고채 수급안정을 통해 시장안정을 도모할 생각이고 그런 차원에서 국고채 매입도 적극 실시할 예정이다.

Q. 두 차례 RP매입, 외화대출 입찰이 있었다. 입찰 결과로 봤을 때 자금조달시장, 달러자금시장, 채권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A. 한국은행은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9조원 가까이 유동성을 공급했고 외화대출 입찰을 통해 한·미 통화스왑자금을 이용해서 131억 달러의 미 달러화를 공급한 바 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증권사를 비롯해서 금융회사의 자금조달 사정이 상당 부분 개선됐고 정책에 대한 효과가 나타났다 생각한다.
그리고 채안펀드 출자 금융회사의 소요자금을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시장안정이라든가 채안펀드의 원활한 조성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미 통화스왑자금을 이용한 외화대출로 은행에 공급된 131억 달러의 자금은 은행의 대고객 거래를 통해 실수요자에게 공급됐다.
그래서 외화자금 수급여건이 개선되는 데에도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은희 기자 (euncity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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