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전 세계 와인 마니아들이 모이는 ‘몰도바 카스텔 미미’
전 세계 와인 마니아들이 모이는 ‘몰도바 카스텔 미미’
  • 고재윤교수
  • 승인 2020.05.0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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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의 역사가 빚었다”

 

지난 2월 독일 ‘베를린 와인 트로피’심사가 끝나자 바로 몰도바(Moldova)로 향했다. 이미 두 번을 다녀왔지만 몰도바의 와인에 대한 향수가 많았다. 수도 키시너우(Chisinau)국제 공항은 제주도 국제공항의 1/2정도로 매우 작았다. 동유럽에 있는 몰도바는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자리한 동유럽의 내륙국이며 1991년 소련 연방의 붕괴로 독립해 1992년 3월에 국제연합으로부터 국가로 인정을 받았다.

 

몰도바의 명칭은 몰도바 강으로부터 유래됐고 1359년 이 강의 유역에 세워진 몰도바 공국 때는 정치적 중심이었다. 몰도바는 전 국토가 와인생산을 하는 국가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10월 5일∼6일을 ‘와인의 날’로 정하고 공식 국경일로 축제 속에 전 세계 와인 마니아들이 모이면서 새로운 관광지로 떠올랐다.

러시아, 유럽에 품질 인정받아

아침식사 후에 몰도바의 수도 키시너우에서 38km 떨어진 카스텔 미미(Castel Mimi) 와이너리로 향했다. 사실 카스텔 미미는 초행길이어서 마음이 설렛다.
카스텔 미미는 몰도바에 있는 3개의 샤토(Chateau)스타일 와이너리 중의 하나라는 말에 기대감도 컸고 2019년 몰도바의 3대 관광지에 선정됐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건축적인 매력을 가진 15개 와이너리 중 하나라고 해 더욱 궁금증이 생겼다.
베일에 가린 큰 담벼락을 돌아 들어간 와인 삽은 현대적인 실내장식으로 눈길을 끌었고 유리창에서 바라보는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 건물은 한눈에 들어 올 만큼 확 트인 광장에 웅장하고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는 120년의 역사를 가진 가족이 운영하는 전통의 와이너리로 1893년 러시아 제국 말기에 베사라비아(Bessarabia;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사이 지명)의 마지막 총독이자 와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콘스탄틴 미미(Constantin Mimi)가 설립했다.
1868년 콘스탄틴 미미는 그리스 난민 알렉산드루 미미(Alexandru Mimi)와 아그라이다 바카메이(Aglai-da Vacamei)에서 태어났다. 그는 23세가 되었을 때 부친으로 물려받은 땅에 포도나무를 심었고 프랑스 랑그독에 있는 몽펠리에의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년제 대학에서 와인양조를 공부했다.
25세에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 건설을 착수해 8년 뒤 완공했고 자신이 직접 와인 양조에 몰두하면서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자마자 러시아는 물론 유럽지역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아 수출할 기회를 잡았다.
카스텔 미미 와인의 명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1914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알렉산드르 2세가 방문했고 1925년 루마니아의 황태자도 방문하면서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는 유럽지역에서 유명세를 치렀다.
그러나 1940년 러시아가 몰도바를 소비에트 연방으로 합병하면서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를 국가재산으로 몰수하고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대신 대량 생산 체제로  와인을 생산하면서 와인 공장으로 전락했다.
1940년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는 소련 연방국 최대 와인 공장으로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소련 군대를 위해 와인을 공급하면서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할 때까지 약 60년간 수모를 당했다.
2011년 약 6년 동안 약 600만 유로를 투자해 기존 건물의 외형을 살리면서 현대식 와이너리로 개조하면서 최신식 양조 시설과 프랑스 샤토 스타일의 와이너리 건물로 새롭게 변신했다. 웅장하면서 고풍스러운 건물 1층의 프레젠테이션 룸은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 역사를 설명할 때 긴 테이블 위에 펼쳐지는 입체적인 역사물 영상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와인을 숙성하는 셀러는 박물관을 연상시켰는데 몰도바에서 가장 오래된 1727년 빈티지의 와인뿐만 아니라 빈티지가 오래된 와인이 잘 보관되어 있었고 내부 벽은 역사와 전통을 말해주듯이 구식의 큰 돌 사이에 타일 조각을 붙여 놓은 것은 러시아 연방 시대의 잔유물이 됐다.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가 다시 재기한 것은 불부오카 출신의 트로핌(Trofim) 가문이 와이너리를 인수하고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 구소련시대에 붙인 타일을 제거하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카스텔 미미를 방문했을 때 카스텔 미미의 오너이자 막내아들인 와인 메이커인 아드리안 트로핌(Adrian Trofim)가 바쁜 시간을 쪼개 점심을 함께 했다. 본관 2층에 고급 레스토랑에서 몰도바 전통 음식에 어울리는 카스텔 미미 와인의 페어링은 매우 훌륭했다.
카스텔 미미의 노이(Noi) 시리즈 중에는 국제포도품종인 피노 누아,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로 양조한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유럽 전통의 양조방식에 현대적인 양조기술을 접목해 최근 몇 년 사이 베를린 와인트로피, 아시아 와인트로피, 디캔터 등에서 금·은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와인

동유럽 품종인 페테아스카 알바 2018 화이트와인은 감귤, 복숭아, 감귤, 자몽, 시트러스 등의 향이 일품이며 상쾌한 산도가 고급스럽고 우아한 매력적 와인이었다. 음식과 페어링은 닭고기 요리, 생선 또는 해산물요리에 어울렸다.
메를로 2015 레드와인은 프렌치 뉴 오크통에서 6개월 이상 숙성시켜 개성 있는 와인으로 붉은 체리 색상에 검은 베리, 체리, 계피 향이 올라오고 부드럽고 우아한 타닌과 산도의 균형감이 좋았다. 음식과 페어링은 구운 양고기, 칠면조, 닭고기 요리에 어울렸다.
말벡 2015 레드와인은 매우 인상이 깊었다. 붉은 보라색 계통의 색깔이 매우 돋보였다. 뉴 프렌치 오크통에서 18개월 이상 숙성 시켜 섬세한 라즈베리, 계피, 블랙베리, 건포도, 다크 초콜릿 향이 올라오고 부드러운 타닌과 차분한 산도가 서로 보완되어 매력적인 여운을 만들고 풍부하고 우아한 중간 정도의 바디감이 인상 깊었다. 음식과 페어링은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돼지고기 BBQ, 사슴고기 등과 궁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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