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증시 급락에 ‘ELS 비상’…해법을 찾아라
증시 급락에 ‘ELS 비상’…해법을 찾아라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0.05.07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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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인 조건 없는 ELS를 주목”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과 유가 폭락으로 글로벌 증시 낙폭이 커진 것이 주요 요인이다. 이 때문에 기초자산으로 사용되는 주요 지수가 ‘녹인 배리어(손실 기준선)’에 근접하면서 투자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리치 에서는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봤다. 

 

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는 주가지수나 종목 같은 이른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주도록 만들어져 있다. 가령 1년 뒤 코스피200 지수가 현재 수준의 60% 이상을 유지하면 연 4%의 이자를 주는 방식이다. 지수의 흐름에 따라 투자자의 수익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이 같은 ELS는 ‘국민 재테크 상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주식 투자보다 위험이 낮으면서 예금이나 적금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다는 매력에 투자자가 몰린 덕분이다.
투자자가 처음 계약한 시점의 지수를 기준(100)으로 이후 6개월마다 지수를 재평가하는데 각 시점마다 주가가 정해진 수준(배리어)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고 조기상환에 성공한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좋은 투자 기회 글쎄?

하지만 최근 이 상품의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추세다. 특유의 상품 구조로 인해 증시가 급락하면서 ‘폭탄’이 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공포로 글로벌 증시가 고점 대비 30~40% 급락하면서 ELS 상당수가 손실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ELS는 통상 기초자산이 기준가 대비 35~40% 초과 하락하면 손실 가능(녹인) 구간에 진입하는 구조다. 그런데 ELS의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유로스톡스50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홍콩H 등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둔 상품이 대거 손실 구간에 들어가고 있다.
ELS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지수형으로 한국의 코스피200, S&P500(미국), 유로스톡스50(유럽), 니케이255(일본), HSCEI(홍콩) 가운데 2~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담는 형태를 띠고 있는데 실제 지난 3월 19일 유로스톡스50지수는 2662.99포인트까지 떨어지며 3월 한 달간 약 17%의 변동폭을 보였다. 홍콩H지수도 같은 기간 10,000선을 뚫고 8500선까지 무너졌다.
뿐만 아니다. 과거 1~2개였던 ELS 기초자산 늘어나면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4개씩 담는 탓에 한 곳만 무너져도 손실 위험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요즈음 증권사들이 1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ELS 상품을 연이어 등장시키며 투자자들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최근 종전 대비 최대 2배 이상에 달하는 ELS의 목표수익률은 일부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이들이 투자에 나선 이면에는 4월 들어 국내외 증시가 조금씩 반등하고 지수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작용했다.
일례로 지난 4월 KB증권은 최고 연 6.5%에서 최고 연 10%의 수익률(세전)을 내세운 ELS 7종을 출시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삼성증권도 연 9.6% 수익을 추구하는 온라인용 ELS 모집에 나섰고 미래에셋대우와 하이투자증권도 각각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제시하며 ELS 모집을 진행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기초자산이 되는 국내외 주가가 폭락하면서 향후 투자손실을 가져올 만큼(-40∼-50%)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에 ELS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이 같이 매력적인 수익률의 ELS는 최근 주가 급락으로 인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한때 중위험·중수익의 대명사였던 ELS가 이제 고위험·고수익 상품이 된 만큼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진행형이고 그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것이다. 지수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겠냐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지만 아직 바닥을 예측하기 섣부른 장세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ELS가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더라도 항상 원금 손실의 가능성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초자산 중 단 하나라도 계약시점 대비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진 적이 있다면 이후 지수가 회복되더라도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LS펀드 투자 고려할 만”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ELS 투자에 나서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ELS펀드를 추천했다. ELS펀드는 만기가 다른 다수의 ELS를 담고 있고 만기가 차등적으로 도래하도록 설정했기 때문에 한 개의 ELS가 손실 구간에 진입해도 전체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별로 원금보장 및 손실 조건을 비롯해 중도상환 여부와 기준가격 산정방식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면서 “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리스크도 크다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ELS 투자는 주식처럼 고수익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예금 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보수적인 운용을 하고 싶다면 녹인 조건이 없는 ELS를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욱호 기자 (euncity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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