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1%대 경제 성장도 어렵다"
"1%대 경제 성장도 어렵다"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0.05.13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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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올 2분기 중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3분기부터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면 한국 경제는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성장률 1%는 쉽지 않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지난달 9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설명회에서 그는 전제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0%대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리치 에서는 그 현장을 지상 중계한다.


 

이주열 총재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0%대 경제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현재 연 0.75%로 낮아진 기준금리 역시 추가로 내릴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무엇보다 주목을 끈 것은 그가 2분기 코로나19의 진정과 3분기 경제활동 개선이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플러스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각오해야 하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진정돼도 성장률 0%대 그칠 것”

이 총재는 이와 관련 “코로나19 충격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강도가 세기 때문에 올해 세계 경기는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우리 경제도 이런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만일 이 총재의 예견대로 코로나19 사태로 성장률이 0%대에 그친다면 지난 2009년(0.8%) 이후 11년 만이 된다. 마이너스 성장은 오일쇼크가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두 차례 뿐이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 속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0.75%로 일단 동결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물론 금통위의 이번 결정에는 한 번에 0.5%포인트를 내린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만큼 좀 지켜보자는 속내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지난번 기준금리를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정책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실효 하한이 가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면 5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해석했다. 또 얼마 남지 않은 금리 카드를 아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이 총재의 설명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것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쓰인 적이 없었던 비상 플랜을 가동했다는 것이다.
국채뿐 아니라 은행 채권까지 사들여 유동성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안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권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기대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결정에 따라 금리를 낮추는 대신 돈이 모자란 곳에 직접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 같은 특수은행 채권을 사주고 필요하다면 증권사에도 특별 대출을 할 방침이다. 금융권이 움츠러들지 않고 기업에 돈을 빌려주도록 지원사격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국채매입을 늘리는 등 조만간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도 내놓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직접 회사채를 살 수 없는 법적한계와 관련해선 특수목적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매입하는 우회로를 검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를 포함한 비(非)은행 금융기관에 한국은행이 직접 대출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 중”이라며 “회사채를 한은이 직접 사들이는 방안의 경우 법적 제약이 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처럼 특수목적법인을 정부 보증 하에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외화자금 수급여건이 개선되는 데에도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은희 기자 (euncity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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