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0 11:01 (금)
‘뉴삼성’ 선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
‘뉴삼성’ 선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0.05.28 0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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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경영·무노조 경영 포기로 ‘뉴삼성’ 만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승계’ 이슈에 대해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이 부회장은 “저는 제 아이들에게는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격적으로 밝혀 재계와 경영계를
술렁이게 했다. 이번 사과를 통해 ‘뉴삼성’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이 부회장은 국내·외에서 활발한
경영 행보를 보이며 재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리치 에서는 새로운 삼성을 일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 부회장의 행보를 따라가 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뉴(New)삼성으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했다.
이어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도 부족함 있었고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면서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고 저의 잘못”이라고 뉘우쳤다.

4세 경영 포기 선언

특히 이날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파격적인 약속을 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아 왔다”며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리겠다”면서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노사 문제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고 최근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반성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준법 의지도 밝혔다.
그는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며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 11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총수인 이 부회장이 반성·사과 하라고 권고 했으며 이 부회장이 직접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를 표명하라고 주문했다.

‘뉴삼성’ 만든다는 선언 ‘눈길’

이처럼 ‘4세 경영 포기’와 ‘무노조 경영 포기’가 담긴 파격적인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이 발표되자 재계 안팎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사과를 넘어 ‘뉴삼성’으로 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전 원내대표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무노조 경영 포기가 대한민국의 새 출발을 위한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페이스북 글에서 “불법과 편법 논란 관련 쟁점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내놓은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말로 그쳤던 과거와도 결별하고 기술뿐 아니라 노동, 환경, 인권에서도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 진정한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과가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이번 대국민 사과는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과문에 따르면 삼성은 4세 경영 포기를 포함해 향후 경영권 승계 논란이 더는 없도록 조치하고 무노조 경영을 청산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 부회장은 또 향후 삼성이 미래 도약을 위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며 신사업에 도전 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이는 반도체 부문의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중심에서 비메모리 영역으로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장 및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등에 신규 진입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현대차와 전기차 산업 육성 손잡아

이 같은 기대와 평가에 부응하듯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 이후 신산업 강화를 위해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지난 5월 13일 이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만나 전기차 산업 육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대차그룹과 삼성 경영진은 이날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등이 현장을 찾았다.
삼성그룹 측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전지동 임원회의실에서 삼성SDI 및 삼성종합기술원 담당 임원으로부터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기술 동향과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등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양사 경영진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선행 개발 현장도 둘러봤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등은 이후 사내식당에서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도 했다. 양 그룹의 두 총수가 사업 목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방문한 전례도 없어 이번 만남에 거는 업계의 기대가 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00㎞에 이르는 전고체전지 혁신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배터리로 기존 리튬 이온전지와 비교해 대용량을 구현하고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정 부회장 등 현대차 경영진은 삼성그룹의 배터리 사업을 하는 삼성SDI와 핵심 기술을 연구한 삼성종합기술원 측으로부터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에 관해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두 그룹 총수의 만남에 증권가가 술렁이기도 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사업 협력 기대감에 2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만남이 있었던 13일 주식시장에서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8.98% 오른 30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에코프로비엠(14.97%), 일진머티리얼즈(8.01%), 천보(5.75%), 포스코케미칼(5.96%) 등 2차전지 관련주도 일제히 급등해 두 회사의 새로운 사업에 거는 기대가 반영됐다.

코로나19에도 중국 찾아 파격 행보

이 부회장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내 뿐 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전방위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18일 중국 시안(西安)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다. 코로나19 사태로 멈췄던 해외 경영 행보를 4개월 만에 재개한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시안 소재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가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안 사업장 방문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 함께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방문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로, 시안에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인 ‘반도체 2030’ 비전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 현장행보를 재개하는 첫 장소로 시안 반도체 공장을 택한 것 역시 ‘반도체 2030’ 목표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설 연휴에도 시안 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시안2공장 증설 관련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시안2공장 투자 출하 기념행사를 진행했고 지난달에는 2공장 증설에 필요한 기술진 200여명을 전세기로 파견했다.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지방정부 관계자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후허핑(胡和平) 산시성 위원회 서기와 류궈중(劉國中) 성장 등을 만나 면담을 가졌다.
후허핑 서기는 이 자리에서 삼성이 코로나19 사태 초기 지역 주민들에게 방역물자를 지원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후 서기는 최근 성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뜻을 반영해 “외국인 투자 기업의 생산 재개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 성은 삼성과의 우정이 깊어지길 원한다”며 “성내 삼성의 프로젝트가 추진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로직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의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지방정부의 방역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삼성의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협력 영역을 넓히고 교류를 늘리자”며 “산시성이 새로운 시대를 맞을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활발한 경영 행보에 재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종식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상당한 불편을 감수하고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선 것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희 기자


▲1968년 6월 23일생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 학사
-게이오기주쿠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주요 경력
-삼성전자 총무그룹 입사(1991년 12월)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2001년 3월~2003년 1월)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2003년 1월~2007년 1월)
-에스엘시디 S-LCD 등기이사(2004년 7월~2008년 5월)
-삼성전자 전무, CCO : Chief Customer Officer(2007년 1월~2008년 4월)
-삼성전자 전무(2008년 4월~2009년 12월)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 COO(2010년 1월~2010년 12월)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 사장, COO(2010년 12월~2012년 12월)
-삼성전자 부회장(2012년 12월~현재)
-삼성문화재단 이사장(2015년 5월~현재)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2015년 5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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