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15:26 (화)
“가성비 높은 와인으로 명성”
“가성비 높은 와인으로 명성”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0.07.01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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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대식 시설이 만든 르네상스 ‘샤토 빠데스끌로’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날의 프랑스 보르도는 쉽게 야외를 나가고 싶지가 않았다. 짜증을 잠재울 수 있는 초현대적인 시설로 최근에 개보수한 샤토 빠데스끌로(Chateau Pedesclaux)가 있다는 말에 욕심을 내어 와인 투어를 서둘렀다. 프랑스 보르도 오메독 지역의 뽀이약(Pauillac)마을에 있는 샤토 빠데스끌로를 보는 순간 무더위를 싹 잊을 수가 있었다. 뽀이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갈로 덮인 포도밭 언덕에 세워진 샤토 빠데스끌로는 영롱한 유리 빛을 반사하면서 자태를 드러냈다. 포도밭 사이를 걸어가면서 한 폭의 서양화를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샤토 빠데스끌로는 과거 전통의 건물 양식 위에 새롭게 초현대식 21세기형 건축물을 입혔다.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 장 미쉘 윌모트(Jean-Michel Wilmotte)가 건축설계를 맡았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약 5년간의 기간이 걸려 공사를 마무리했다.

초현대식 와인 양조 시설 ‘눈길’

샤토 빠데스끌로는 두 개의 건물로 구성됐는데 메인 건물은 저 멀리 포도밭 사이로 강이 보이는데 와인 투어객을 영접하는 데스크, 와인 테이스팅 룸, 비즈니스 룸, 그리고 사무실이 있었다.
다른 건물은 초현대식 와인 양조 시설로 지하실에 수확된 포도가 도착하면서 와인 병에 채워질 때까지 일절 펌프를 사용하지 않고 중력에 의해 이송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와인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샤토 빠데스끌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810년 와인 중개상이었던 피에르 우르바인 빠데스끌로(Pierre Urbain Pedesclaux)이 와인 양조의 꿈을 갖고 있었다. 1821년 그는 뽀이약(Pauillac)에 있는 샤토 그랑 푸이(Chateau Grand Puy)를 사들인 후 7.80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와인 생산을 하면서 샤토를 건설했다.
1849년 피에르 우르바인 빠데스끌로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닥치자 아들 피에르 에드몽드(Pierre-Edmond)에게 샤토를 양도했다. 1855년 프랑스 보르도 메독 그랑 크뤼 클라쎄 공식분류에서 5등급으로 분류되면서 ‘샤토 빠데스끌로’라는 브랜드를 대리석에 새겼다.
1891년 샤토 빠데스끌로는 가스테보이스(Gaste-bois) 백작이 인수했고 1930년 루시엔 주글라(Lucien Jugla)가 인수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1960년 루시엔 주글라(Lucien Jugla)는 13.7헥타르의 샤토 벨 로즈(Chateau Belle-Rose)를 추가로 인수해 확장했고 그녀가 사망한 후에 5명의 자녀에게 물려주었다. 그 후 2009년 자키 로렌제티(Jacky Lorenzetti)가 인수하면서 급성장했다.
2013년 그는 생 에스테프(St-Estephe)에 있는 샤토 릴리안 라두이(Chateau Lilian Ladouys), 마고(Margaux)에 있는 샤토 디상(Chateau d’ Issan)을 50% 소유하면서 엠마뉴엘 크루즈(Emmanuel Cruse)와 협력하면서 보르도에서 명성을 얻었다.
또한 그는 샤토 라피트 로칠드(Chateau Lafite Ro-thschild),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가 소유한 포도밭 바로 옆에 있는 메독(Me-doc)마을 포도밭 12헥타르를 추가로 구입해 포도밭을 확장했다.
그는 명품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샤토 빠데스끌로에 투자하면서 초현대식 건물, 양조장을 건축하고 글로벌 마케팅에 열정을 쏟으면서 새로운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현재 엠마뉴엘 크로즈가 샤토 빠데스끌로의 CEO로 활동하고 있다.
샤토 빠데스끌로의 포도밭은 기원전 4000만년에 생성된 독특한 떼루아를 형성했다. 샤토 뻬데스끌로는 뛰어난 고품질의 와인을 150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매우 유명하다.
특히 뽀이약 포도밭은 프랑스 보르도 5대 샤토로 명성이 높은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무통 로칠드의 1등급 와인이 생산되는 포도밭 바로 옆에 있어 뛰어난 기후와 최적의 토양 조건을 가진 떼루아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가성비가 높은 와인으로 명성이 높다.
샤토 빠데스끌로는 국제와인 품평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국의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2013년 빈티지에 90점,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이 90점을 주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훌륭한 밸런스와 미묘한 향

필자는 2개의 와인을 시음했다. 프랑스 보르도의 그랑크뤼 5등급 와인에 대한 기대가 컸다. 샤토 빠데스끌로의 와인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보르도 와인의 위엄을 자랑하고 뛰어난 품질로 보답했다. 두 개 와인의 공통점은 섬세하면서도 미묘한 향과 맛, 강인하면서도 하늘거리는 부케 향이 뛰어나며 풀 바디하면서 부드러운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 샤토 빠데스끌로 2015(Chateau Pedesclaux 2015)는 카베르네 소비뇽 52%, 메를로 42%, 쁘띠 베르도 6%가 블렌딩한 와인으로 섬세하면서 우아하고 강인하면서 가녀린 부케향이 돋보이며 풀 바디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진한 체리 컬러에 블랙 커런트, 자두, 딸기, 건과류 향이 짙게 올라오며 부드러운 타닌과 입안에서 느끼는 풍성함과 더불어 복합미가 두드러지는 매력적인 와인이다. 와인의 밸런스도 훌륭하며 여운도 매우 긴 것이 장점이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 숯불 갈비구이, 욕심을 낸다면 피자, 소고기 스튜 요리 등이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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