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무더운 여름, 기분 좋은 청량감 주는 와인 ‘샤토 데 라 마’
무더운 여름, 기분 좋은 청량감 주는 와인 ‘샤토 데 라 마’
  • 고재윤교수
  • 승인 2020.07.30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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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하면서 균형감도으뜸”

 

많은 유럽인이 무더운 여름에 피해 프랑스 변방에 있는 알프스산맥의 줄기인 사부아를 여행하지만 저자는 땀을 흘리며 와인투어를 택했다. 프랑스 리옹을 떠나 A43번 고속도로를 타고 사부아의 수도 샹베리로 향했다. 와인의 대국인 프랑스는 전국에 걸쳐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지만 사부아나 쥐라는 항상 변방의 와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유기농 와인이 강세를 보이면서 서서히 부상하는 지역이 됐다.

 

사부아 지방은 정치적으로 프랑스라기보다는 오랫동안 독립된 사부아 공국으로 알프스산맥의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에 있어 알프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는 달리 알자스 지방처럼 파란만장한 역사를 안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전통 양조 방법 활용

기원전 로마가 사부아를 정복한 후에 부르고뉴 왕국 영토가 됐다. 11세기 신성로마제국의 일원으로 움베르토 1세에 의해 사부아 공국으로 탄생한 이후에 이후 동쪽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의 피에몬테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16~17세기 프랑스에 점령당한 후 1792년 프랑스에 합병됐다가 1815년 다시 독립했다. 그 당시에 사보이 공국 왕에게 진상했던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세를 날렸다. 이탈리아 북부에 세운 사부아 왕국은 1946년까지 가리발디 장군과 함께 이탈리아 통일운동의 중심이 되어 이탈리아 왕국을 건국했지만 군주제의 폐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848년 사르데냐 왕국의 마지막 국왕 빅토리아 에마뉘엘 2세가 이탈리아 통일을 위해 프랑스의 지원을 받은 대가로 1860년 프랑스 나폴레옹 3세에게 니스, 쥐라, 사부아를 헌납했다. 프랑스에 편입된 후에는 유명한 프랑스 와인의 대명사 부르고뉴, 샤블리, 론 지방 와인에 밀리게 됐다.
샹베리에서 자동차를 몰아 종기(Jongieux) 마을에 있는 ‘샤토 데 라 마(Chateau de la Mar)’까지 산길을 따라 약 1시간 30분을 달렸다. 가는 곳곳에 이탈리아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자전거를 타고 관광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고 와인 양조도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전통 양조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샤토 데 라 마’에 도착하니 큰 정원, 샤토에 인기척이 없어 이곳저곳에 다녔는데 호텔에서 중년의 부부가 나왔다. 알고 보니 이 샤토의 주인 폴 리차드(J Paul Richard) 부부로 직접 안내를 해주었다.
‘샤토 데 라 마’는 작은 마을에 있는 아주 큰 13세기 중세 건물로 호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겸한 와이너리가 돋보였다. 넓은 광장, 아름다운 샤토, 우아하고 화려하면서 돋보이는 지하 저장실과 시음실이 매력적이었다.
샤토 뒤에는 급경사의 포도밭이 론(Rhone)지방과 인접한 알프스산맥 기슭에 1973년 인정받은 사부아 AOC(AOC Vin de Savoie)에 속한 사부아, 오사부아에 12Km 이상 펼쳐져 있고 22헥타르의 크뤼 마레스텔(Cru Marestel)포도밭이 소유하고 있었다.
1432년에 키프로스(Chypres)의 야누스(Janus) 왕의 딸인 앤 데 루시간(Anne de Lusignan) 공주는 사보이 공작과 결혼했다. 앤 데 루시간 공주를 호위했던 험버트 드 마르스텔(Humbert de Marestel)가 키프로스에서 가져온 포도 품종을 심었고 포도밭의 이름을 험버트 드 마르스텔을 경의 하고자 명명했다.
‘샤토 데 라 마’의 역사는 1244년에 주님께 헌주 할 와인을 생산한 기록이 있으며 이곳 포도밭이 있는 알프스산맥의 계곡, 언덕에 양조했다는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17세기에 ‘데 라 마(de la Mar)’가족은 이곳에 정착해 가축을 키우고 포도를 재배하면서 토지를 확장했다. 현재 소유자 폴 리차드(J Paul Richard)는 2009년 샤토를 인수해 포도 재배, 와인양조 시설을 현대화했다.
‘샤토 데 라 마’가 속한 마을의 포도밭은 고대 빙하 빙퇴석 토양으로 자갈이 많은 조개 화석 석회암 토양의 구릉지로 화이트 와인 생산에 적합하며 알프스산맥에서 내려오는 광천수, 인근에 아름다운 부르게(Bourget) 호수가 주변에 있어 관개시설이 좋다.
다양한 론(Rhone) 서쪽의 미기후 속에서 서늘한 대륙성 기후로 일교차가 심해 포도의 품질에 큰 영향을 주며 자연 친화적인 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한다. ‘샤토 데 라 마’도 사부아 대표 품종인 청포도는 샤르도네(Chardonnay), 자케르(Jacquere), 알테스(Altesse)가 있고 흑 포도는 토착 품종인 몽되즈(Mondeuse)가 유명하다.
‘샤토 데 라 마’는 3개의 크랑 크뤼 포도밭에서 약 25년 수령의 포도나무에 잘 익은 최상의 포도만을 손 수확해 양조한다.
화이트 와인 경우 발효는 자동 온도 조절이 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통을 사용하며 11℃로 1주일 동안 발효하는데 보통 18℃ 온도를 유지하고 지하 오크통에 숙성을 시켜 병입까지 약 1년 정도 소요된다. 레드 와인의 경우 발효는 자동 온도 조절이 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통을 사용하며 15일 동안 25℃ 온도를 유지하고 지하 오크통에 10~18개월간 숙성을 시켜 병입한다.

우아한 향과 색

필자는 5개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레드와인 피노 누아, 몽되즈(Mondeuse), 화이트 와인 토착 품종 알테스(Altesse) 등이다. 그중에 알테스(Altesse) 100%로 양조한 화이트 와인 ‘마레스텔 2016(Marestel 2016)’이 매우 인상 깊었다.
노란색의 아름다운 레몬 계통의 옅은 빛이 매우 우아하고 아로마는 꿀·건과류·잘 익고 풍부한 파인애플·복숭아·흰색 꽃·감귤 향이 나며 매우 상쾌하면서 청량감을 주고 균형감이 뛰어났다.
장기 숙성을 하면 꿀·토스토·화이트 송로 버섯 향이 진하게 난다고 했다. 무더운 여름철에 마시면 청량감이 기분을 더해 주었다. 음식과 조화는 쥐라, 사부아 지방의 전통음식인 라클레트, 퐁뒤, 그리고 생선회, 해물 요리, 생선초밥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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