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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금 투자는 ‘기본’ ELS·꼬마빌딩 ‘눈독’
달러·금 투자는 ‘기본’ ELS·꼬마빌딩 ‘눈독’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0.08.29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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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후 달라진 자산가들의 투자전략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재테크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와 아시아 금융위기, 글로벌 무역 분쟁,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정책, 저금리 기조 등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자산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산증식에 한창이다. 리치에서는 그들의 투자전략을 알아봤다.

 

자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자산가들은 투자전략에서 달러 매입을 빼놓지 않고 있다. 미국 화폐인 달러가 일련의 위기 상황 속에서 ‘달러화 강세’를 매번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법칙처럼 강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에 이들 역시 동조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분산효과를 높이기 위해 달러의 비중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이면에는 달러 환율이 당분간 내려갈 수 있지만 급격하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자리를 하고 있다.
안정적 수익에 세금혜택까지

실제 자산가들은 달러 연금보험이나 외화 주가연계증권(ELS) 등 달러로 투자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특히 ELS는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장상황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환차익뿐만 아니라 지수가 일정부분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정해진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 전문가는 “위축됐던 ELS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달러 보유 비중을 늘린 자산가들이 달러자산 운용처로 투자매력도가 높은 ELS를 택하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비용에서 원화상품 보다 유리해 수익률까지 더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국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기본적으로 예·적금 상품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외화ELS의 경우 원화상품 보다 1~2% 높은 수익률을 보장되는데 최근 원화ELS의 수익률은 4~5% 수준인 반면 외화ELS의 경우 수익률이 6% 대”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10년 동안 이율을 확정하는 달러보험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계약을 10년 이상 유지했을 때 일정 금액 한도 범위 내에서 비과세 혜택도 있어서다. 외화예금에 비해 기간이 장기라는 단점이 있지만 금리가 높은 편이어서 안정적 수익을 내면서 세금혜택을 챙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얘기다.
물론 일부 자산가들은 현찰을 보유하거나 달러 관련 예·적금,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 등에 가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찰 보유의 경우 분실 위험과 환전수수료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면 달러 상품 가입의 경우 미국금리가 제로금리로 진입하면서 달러 관련 금리가 내려가고 있어 저가 매수를 통해 환차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금은 절대 안전자산”

자산가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는 또 있다. 바로 ‘금’이다. 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직접 금을 매수하거나 관련 투자 상품인 골드뱅킹에 투자하고 있다. 골드뱅킹의 경우 실물을 지닐 필요도 없고 작은 단위로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자산 전문가들은 이들 자산가가 금값이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담는 이유에 대해 유동성의 급격한 확대로 화폐가치의 하락을 우려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최근 전 세계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과 코로나19 사태 지속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금을 대체할 만한 안전자산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금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부 자산가들은 하반기 안전자산인 금의 비중 확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역사적으로 빠르게 대규모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금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코로나19 진정 이후 달러 강세 압력 약화 역시 추후 금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자산 전문가는 “자산가들이 주로 선호하는 금 투자는 해외 금 상장지수펀드(ETF)”라며 “국내에 다양한 금 투자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환전 비용을 들여서 해외 ETF를 매수하는 이유는 세금 문제와 금값 헤지 수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금 펀드는 금값 상승분이 배당소득세로 과세되는데 배당소득세율은 15.4%이지만 2000만원이 넘어가면 금융종합소득세 대상이 된다”면서 “때문에 최고 소득세율 46.4%가 적용되는 누진과세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자산 전문가는 “금값 하락 시 달러화 가치는 올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금값이 떨어질 때 미국 ETF를 원화로 환전하면 환차익이 생겨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또한 해외 금 ETF는 해외 주식 종목과 동일하게 양도소득세율 22.2%로 과세되기 때문에 거액을 투자하는 경우 단일 세율을 적용받는 해외 상장 금 ETF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세차익과 절세 효과 ‘노린다’

그런가 하면 자산가들은 부동산의 경우 자산포트폴리오에 상업용 건물인 꼬마빌딩을 담는 경우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꼬박꼬박 임대료까지 챙길 수 있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받지 않아 투자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매력에 기인한다.
이 같은 이유로 이들은 대지 165~330㎡, 연면적 330~990㎡, 7~10층 이하 규모인 매매가 20억~50억원가량의 수익성 부동산인 꼬마빌딩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임대수익과 미래가치를 함께 누릴 수 있는 ‘똘똘한 한 채’를 찾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0%대 금리로 투자처를 잃은 자산가들이 꼬마빌딩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자산가는 법인을 통해 빌딩을 매입한 후 세금을 덜 내고 시세차익을 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법인은 매입가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업계 한 투자전문가는 “꼬마빌딩의 경우 공유기업, 스타트업, 소규모 자영업자 등 다수를 대상으로 분양하기 때문에 공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며 “역대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와 정부의 규제일변도 정책기조로 아파트가 아닌 다른 투자처인 꼬마빌딩 투자에 나서는 자산가들이 조금씩 증가 추세”라고 전했다.
한편 자산가 대부분이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에도 집을 처분할 계획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11일 조선일보는 5대 은행 PB(프라이빗뱅킹) 고객 50명을 대상으로 ‘현재 보유 중인 주택을 처분할 계획이 있냐’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86%(43명)가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의 평균 자산은 158억원이었고 평균 연령은 55세였다. 1인당 평균 1.8채 주택을 소유했고 거주지는 서울 강남과 비강남이 각각 42%로 80%를 넘었으며 경기(9%)·부산(6%) 등의 순이었다.
설문조사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것으로는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졌냐’는 질문에는 82%(41명)가 ‘그렇다’다고 답하면서도 늘어난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집을 팔기보다는 은퇴 자금이나 예금, 임대료 등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조사결과에서는 자산가들이 자산을 해외로 이전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절반 가까운 46%(23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자산가들은 구체적인 자산 형태로 해외 주식(18명·36%)을 꼽았다. 이밖에 해외 부동산(13명)과 달러(12명·이상 복수 응답)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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