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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을 세계에 알린 그 맛 안젤로 가야(GaJa), 와인 대가가 인정한 사연
이탈리아 와인을 세계에 알린 그 맛 안젤로 가야(GaJa), 와인 대가가 인정한 사연
  • 월간리치
  • 승인 2011.09.14 09:49
  • 호수 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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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와인이며, 이탈리아 최고의 와이너리를 방문한다는 벅찬 가슴 때문에 아침 일찍 눈을 뜨게 됐다. 나를 안내해주던 이탈리아 피에몬테지역 소믈리에협회 회장의 첫마디가 “매우 만나기 어려운 4대손인 안젤로 가야 CEO인 안젤로(Angelo)를 직접 만나게 될 것이고, 최대한 예의를 갖춰줬으면 한다”는 주문을 했다.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The World Greatest Wine Estatw’에서 ‘이탈리아 와인 혁명의 시작’ 이라고 극찬하고, 1998년 디켄터 잡지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한 이탈리아 와인의 거장 안젤로 가야를 만나게 됐다. 그는 나를 만나자 마자 무척 분주하고 쉴 틈 없이 1시간 정도 쏟아내는 가야 와인 자랑에 한 동안 넋 없이 듣기만 했다.

이탈리아 와인의 이미지를 세계적으로 격상시킨 안젤로 가야 와인 가문은 17세기 중반 스페인에서 이주해 피에몬테에 정착하고, 1859년 지오반니 가야(Giovanni Gaja)가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그의 3대 증손주인 안젤로 가야는 1961년 이후 가장 권위 있고 전통적인 바르바레스코 와인을 국제적인 와인으로 전환시켰다. 1964년부터 우선적으로 포도나무의 주당 20개 싹을 10개로 줄이고 전체 포도 수확량도 절반으로 줄였으며, 포도밭의 고도, 토양의 구성 등 떼루아를 잘 반영하여 포도의 품질을 높였다.
1978년에 바르바레스코 와인과 바롤로 와인은 대단히 타닌의 떫은맛이 강하고 또한 산이 강한 네비올로 포도로 이탈리아 와인의 특성을 살리면서 세계적인 와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피에몬테 랑게지역의 전통적인 양조 방식에 225ℓ프랑스 뉴 프렌치 오크통을 사용하여 와인의 섬세함을 표현하여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 명품와인을 능가하는 와인을 만들겠다는 꿈을 실현했다.
가야는 3개의 단일 포도원으로 바르바레스코 와인을 대표하며 세계 와인 마니아들이 인기 수집 와인 대상으로 만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이 됐다. 소리 산 로랜조(Sori San Lorenzo : 9.75 에이커)는 균형이 잘 잡혀 있고 향이 깊으며, 코스타 루씨(Costa Russi : 11에이커)는 그레이트 버건디를 연상케 하는 벨벳 구조를 가진 뛰어난 향을 갖고 있으며, 소리 틸덴(Sori Tilden : 8.5에이커)은 가장 깊은 색과 가장 튼튼한 구조 그리고 숙성을 위한 최고의 수용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가야는 추가적으로 바롤로의 세라룽가(Serralnga)에 있는 70에이커의 마렌카 리베트(Marenca-Rivette)지역에서 인상적인 바롤로(Barolo)를 양조하고 있다. 그리고 피에몬테 랑게에서 DOCG등급에서 DOC등급으로 낮추어 가면서 국제적인 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를 첫 번째로 재배해 다르마지 카베르네 소비뇽 1991( Darmagi Cabernet Sauvignon 1991)으로 고가격, 고품질로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 가야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큼 와인 양조를 변화시켰는데 네비올로 포도에 바르베라를 블렌딩해 조한다든지 프랑스 포도 품종으로 새로운 맛의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새로운 벤처와인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피에몬테 경험을 볼게리로 옮겨 이 지역에 포도원을 구입하고 유럽 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 시라 등을 재배하여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가야 와인 중 최고는 1964년 그의 부친과 함께 처음으로 양조한 소리 산 로렌조 와인이라고 한다. 이 와인은 전형적인 가야와인으로 가장 우수한 품질과 맛이 융합되어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와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1997년 소리 산 로렌조 와인은 아직까지도 신선한 맛과 숙성하고 있으며, 발전 가능성을 지닌 파워 있는 명품와인이다. 가야와인은 포도밭의 특성과 포도의 독특한 개성을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양조자의 철학이 들어 있다.
5개의 와인 시음 중 가장 인상이 깊었었던 와인은 가야 스페르스 2004(Gaja Sperss 2004)였는데, 안젤로 가야의 와인 중 ‘스페르스’는 바롤로 세라룽가(Serralnga) 지역의 특징을 잘 살린 와인으로 무게 있는 구조와 잘 익은 타닌이 풍부한 풀 바디 와인이다.
우아하고 깊은 루비색, 사랑스러운 타르와 장미 향기가 일품이며, 아름답게 조합된 네비올로 과일향이 풍부하며, 담배, 레드체리 향, 말린 허브 향으로 매우 긴 여운이 있으며,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사냥한 고기, 쇠고기, 양고기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좋은 와인의 평가를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을 하니 안젤로 가야 CEO는 “사람들은 각자의 입맛과 향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을 살려주는 것이 좋으며, 강요하는 것은 와인을 모독하는 것” 이라고 웃으면서 말하는 그의 와인 철학에서 정말 와인 대가구나 하는 진한 감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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