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15:26 (화)
K방역 이끈 ‘영웅’ 정은경…초대 질병관리청장에 올랐다
K방역 이끈 ‘영웅’ 정은경…초대 질병관리청장에 올랐다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0.09.30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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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예방체계 도약 기대한다”

 


“엄중한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이 개청된 것은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하고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전문적·체계적 대처를 주문하는 국민들의 명령이자 정부의 의지다.” 초대 질병관리청의 수장에 오른 정은경 청장의 취임 일성이다. 지난 9월 12일 정식으로 출범한 질병관리청을 이끌기 시작한 정 청장은 태풍 부는 바다 한가운데 서있는 심정으로 코로나19를 억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리치에서는 K방역의 사령관으로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어려운 시기이나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는 정 청장의
핵심 과제와 청사진을 자세히 살펴봤다.


 

보건복지부 독립 외청으로 승격한 질병관리청의 ‘정은경號’가 출항했다. 감염병 대응 총괄기관으로서 위상이 강화된 만큼 정 청장의 어깨도 무겁다. 취임에 앞서 ‘무거운 마음으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것도 이러한 무게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청·차장을 포함해 5국 3관 41과 1476명 규모다. 기존 질본의 인력 907명과 대비해 569명이 늘었고 이중 재배치를 제외한 순수 증원 인력은 384명이다. 이들은 행정적 독립성을 보장해 감염병 대응 전담기관으로 만들고 감염병 감시부터 조사·분석, 위기대응, 예방에 이르는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하는 핵심적 업무를 수행한다.


“당면 과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청 승격은 코로나19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할 신종감염병에 대해서도 더 전문적으로, 더 체계적으로, 더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철저하게 대응하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뜻과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결과다.”
정 청장은 ‘K방역 사령관’으로 통한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지난 8개월여 동안 ‘방역 사령관’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 그를 임명한 것도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할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에 기인한다.
세간의 평가도 사뭇 다르지 않다. 그가 청장 자리에 오른 것에 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뛰어난 방역 역량과 안팎의 높은 평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현재 국민 모두가 면역이 없어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감염될 수 있으며 무증상 시기에 높은 전염력과 빠른 전파력으로 인해 장기간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관리청의 당면 과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이다.”
정 청장은 질병청의 핵심과제로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예컨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감염병 대응의 총괄, 기후변화 등 환경 변화에 따른 건강 위협 요인 대응 강화, 만성질환과 희귀질환에 대한 근거 중심의 예방관리대책 마련, 국립보건연구원의 국가 보건의료 R&D 전략 수립 및 성과관리 중추기관 역할 등이 그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인플루엔자, 결핵, 항생제 내성감염 및 의료감염, 인수공통감염병 등 감염병에 대응하는 총괄기구다. 감염병 발생 감시부터 조사·분석, 위기 대비 및 대응까지 전주기에 걸쳐 촘촘한 체계를 강화하겠다.”
정 청장은 이처럼 약속하며 조직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질병관리청은 1339 기능을 통합한 종합상황실을 설치했다. 이곳에서는 감염병 유입과 발생 동향을 365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장기 억제 계획을 세우겠다”

위기대응분석관과 건강위해대응관도 신설했다. 위기대응분석관은 역학데이터 등 감염병 정보를 수집·분석해 유행을 예측하고 역학조사관 전문성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을 맡고 있다. 건강위해대응관은 폭염·한파 등 기후 변화, 미세먼지, 손상 등 일상생활에서 건강에 위협이 되는 문제를 찾아내 예방하는 게 주요 업무다. 
“질병관리청이 마주한 과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이다. 코로나19 해결 방법이 도입되기 전까지 우리 의료와 방역체계, 사회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장기 억제 계획을 세우겠다.”
정 청장은 국내 의료와 방역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을 억제하는 장기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역 세부 추진방향으로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역학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도권 등 5개 권역에 질병관리센터를 건립해 지역사회 전파에 대응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삼을 것이라는 게 그의 구상이다. 중대본 지휘체계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와 관계부처, 지자체와의 협력 강화 및 민간 전문가 및 의료계와 소통하겠다는 청사진도 여기에 속한다.
정 청장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이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올해 안으로 국산 혈장치료제, 2021년까지 국산 백신을 개발해 전 국민이 접종하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국산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그는 이를 위해 국내 기업, 연구소 등과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금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 방역에 지름길은 없으며 일상을 안전하게 하나씩 하나씩 바꾸고 위험요인을 최대한 자제하는 길밖에는 없다.”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거듭 당부하고 있는 정 청장은 코로나 대응에 모두가 지치고 힘든 지금,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마음의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로 고생 많으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정은경 청장은 “청 승격은 국민의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한 국민들의 염원이 담겨있고 동시에 무거운 사명이기도 하다”며 “질병관리청은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를 지키기 위한 최일선 전문 중앙행정 조직으로 전 직원들과 함께 맡은 바 사명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청장은 이어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를 지키기 위한 최일선 전문 중앙행정 조직으로써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아직 우리는 태풍이 부는 바다 한가운데 있지만 질병관리청이라는 새로운 배의 선장이자 또 한명의 선원으로서 끝까지 이 항해를 마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세간에서는 정 청장이 과연 코로나19에 대해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 주목하면서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도 나타내고 있는 분위기다. 질병관리청장에 오르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은 길을 걸어왔다는 이유에서다.
1965년생인 정 청장은 전남여고와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보건학 석사와 예방의학 박사로 학업을 마친 다음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이후 지난 1989년 경기도 지역의 보건소 의사로 의료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1994년 경기 양주 보건소 진료의사를 맡으면서 공공의료 부문으로 들어섰으며 1995년 국립보건원(현 질병관리본부) 보건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임상의사 대신 행정가 선택

1998년 연구관 특채로 복지부에 입사한 그가 감염병 업무를 본격적으로 맡은 것은 2009년 복지부 질병정책과장 때부터다. 그리고 만성병조사 과장과 혈액장기팀장, 질병정책 과장 등 중책을 맡아 업무를 수행했다. 
그 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으로 현장점검반장으로서 역학조사 과정을 지휘했다. 당시 메르스 브리핑을 하며 국민 앞에 섰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메르스 사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나빠지면서 메르스 확산에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은 것이다.
당시 감사원은 그에게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직 처분을 권고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중앙징계심의위원회가 권고안보다 낮은 감봉 1개월 경징계 처분을 확정했다. 자칫 공직을 떠날 뻔했던 셈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2017년 7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질병관리본부장에 올랐다. 그렇지만 실제 국민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매일 정례브리핑을 진행하면서다. 이후 8개월 여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방역 최일선에서 자리를 지켰다.
대학병원에 남아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의사 대신 보건의료 제도를 바꾸는 행정가의 길을 택한 정은경 청장. 질병관리청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감염병 컨트롤타워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 그가 어떤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 줄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리치에서는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깊이 있게 소개한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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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 1965년생
- 서울대학 대학원 예방의학 박사
- 서울대학 대학원 보건학 석사
- 서울대 의학과 학사
- 전남여고

▲ 주요 경력
- 보건복지가족부 질병정책과 과장(2010년 11월)
-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보건산업기술과 과장
  (2010년 11월)
-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과장(2012년 7월)
-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 과장(2014년 2월)
-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센터장(2014년 3월)
-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 센터장
  (2016년 1월~2017년 7월)
- 질병관리본부 본부장(2017년 7월~2020년 9월)
- 질병관리청 청장(2020년 9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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