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8 10:00 (수)
‘열정으로 만든 명품 와인 ‘펜폴즈 매길 에스테이트’
‘열정으로 만든 명품 와인 ‘펜폴즈 매길 에스테이트’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0.10.0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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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유지되는 섬세한 여운 ‘매료’

 

호주는 남반부로 우리나라와 정반대의 기후를 가지고 있다. 유난히도 춥던 2월의 겨울을 벗어나고자 무작정 호주로 와인투어를 나섰다. 신비롭게도 포도가 익어가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남호주의 거점도시인 에들레이드(Adelaide)에서 약 20분 정도를 자동차로 가면 바로사밸리(Barossa Valley)에 호주의 전설적인 와인 브랜드 ‘그랜지(Grange)’ 와인을 생산하고 세계 10대 와인에 선정된 펜폴즈 매길 에스테이트(Penfolds Magill Estate)가 나타났다.

 

호주를 대표하는 포도품종 시라즈(Shiraz)는 프랑스 론(Rhon)지방의 시라(Syrah)보다 역사가 매우 짧지만 60년의 역사 속에서 세계 와인 시장에 우뚝 서게 된 데는 펜폴즈 매길 에스테이트의 역할이 매우 컸다.
펜폴즈 와인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844년 영국인 의사 크리스토퍼 라우손 펜폴드(Christopher Rawson Penfold)가 영국에서 호주 애들레이드로 이주를 하면서 시작됐다. 오두막집을 짓고 주변 텃밭에 프랑스 론 지방에서 가져온 시라 포도품종의 묘목을 심었고 환자를 위한 약용 주정 강화 와인 쉐리를 만들었다.


10년의 노력으로 빚은 와인

펜폴즈 와인의 시작은 텃밭에서 매우 미약했으나 120년의 인고의 시간을 겪으면서 창대했다. 1962년 시드니 와인 박람회에서 ‘그랜지(Grange)’ 와인이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그랜지’의 의미는 여러 부속 건물이 딸린 농장 혹은 부유한 농민의 저택을 의미하는데 이는 크리스토퍼 라우손 펜폴드가 살았던 오두막집을 상징화한 브랜드다.
1950년대 펜폴즈의 수석 양조가 막스 슈베르트(Max Schubert)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 여행을 갔다가 클라렛(claret)와인에 완전히 빠져 호주로 돌아왔다. 시라즈 포도품종으로 프랑스 보르도 명품 와인에 대적할 수 있는 와인 양조에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았다.
그러나 그가 보르도 스타일로 양조한 시라즈 와인은 한결같이 ‘개악스럽다’는 악평뿐만 아니라 양조가로써 온갖 수모를 당했다. 프랑스 보르도 스타일의 명품와인을 양조는 모두 실패했고 정신 나간 양조가로 낙인이 찍혔다.
펜폴드의 경영진은 프랑스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 프로젝트를 중단시켰지만 그는 충성스러운 부하직원들과 함께 경영진 모르게 10년 동안 꾸준히 시라즈 와인을 양조해 숙성을 시켰다.
몰래 숙성시킨 시라즈 그랜지 와인은 1962년 호주 시드니 와인박람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고, 197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와인 올림픽에서 우승, 1995년 미국 와인 잡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선정한 ‘올해의 와인’으로 부상했다.
또한 ‘그랜지 2008’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100점, 미국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100점을 부여하면서 세계적인 와인으로 명성을 떨쳤다. 이후 ‘그랜지 2008’은 막스 슈베르트가 은퇴할 때까지 무려 50개에 달하는 금메달을 수상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2003년 ‘그랜지 1951’은 경매에서 5만500호주달러(약 4200만원)에 낙찰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01년 ‘그랜지’ 와인은 남호주 주 정부로부터 호주의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을 받았다.
최근 ‘펜폴즈’는 혁신과 변화를 시도해 2017년 10월 ‘G3’ 와인을 선보여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충격을 줬다. ‘G3’ 와인은 펜폴즈의 최상위급 와인 ‘그랜지’ 중 2008년, 2012년, 2014년 3개 빈티지를 블렌딩한 와인이다.


실크같은 타닌의 부드러움 ‘압권’

저자가 방문해 6종류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펜폴즈 그랜지 1997(Penfold Grange 1997)’가 당연히 압권이었다. 와인글라스 중앙의 강렬한 블랙컬러와 끝부분이 양홍 색을 띠고 있으며 잘 익은 뽕나무의 뛰어난 복합성을 가진 달콤한 향, 정제된 실크 같은 타닌의 부드러움이 압권이다. 호주산 쇠고기 스테이크와 함께 먹으면 신토불이 와인과 음식의 궁합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또한 최근에 가장 인상 깊었던 ‘야타나 2015(Yattarna 2015)’ 와인은 ‘화이트 그랜지’라고 할 만큼 프랑스 부르고뉴 ‘몽라셰(Montrachet)’ 화이트와인이 연상됐다.
‘야타나 2015’ 와인은 1995년 처음 출시된 이후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95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호주에서 가장 서늘한 기후의 떼루아를 가진 태즈메이니아와 애들레이드 힐스 포도밭에서 손 수확한 샤르도네 100%로 양조하며 100% 프렌치 뉴 오크통 65% 사용한 후에 8개월간 숙성을 거쳐 출시됐다.
약간 황금빛이 도는 색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청사과, 시트러스, 견과, 살구, 라임 과실 향이 두드러지고 스모키한 오크 터치 향이 매료된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신선하고 청량한 과실 향, 풍요로운 미네랄 맛이 점차 단맛을 띠고 산도, 알코올, 당도 등의 균형감도 탁월하고 섬세한 여운이 오랫동안 유지됐다. 음식과 조화는 해산물, 스시, 생선회, 야채요리, 조개요리, 훈제연어, 파스타, 닭백숙 등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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