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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 팀장, CFP고수익 방정식 “금리를 이해하라”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 팀장, CFP고수익 방정식 “금리를 이해하라”
  • 월간리치
  • 승인 2009.05.07 09:47
  • 호수 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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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금리를 기준으로 경제 현상을 바라본다. 금리는 부자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판단기준이며 금리 개념의 이해 정도가 부의 차이를 만든다. 어쩌면 모든 재테크의 근본은 ‘금리’일 수도 있다. 결국 재테크를 하는 목적이 효율적으로 자산증식을 하기 위함이라면 ‘금리’가 증식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금리 실력이 부의 차이를 만든다”라는 말은 절대 과장된 것이 아니며 금리는 고수익을 올리는 재테크 방정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금리의 개요를 알자

2008년 1월, 정기예금을 5% 확정금리에 가입한 사람과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2008년 국내 주식시장은 연초대비 -40% 정도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결과만 보면 분명히 정기예금에 가입한 사람이 수익률 측면에 있어서 앞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기예금 가입자는 지난 1년 동안 돈을 번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정기예금의 표면 금리는 분명히 5%로 변함이 없었지만 실제 손에 쥐게 되는 돈의 가치는 물가 상승률 탓에 떨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연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7%였다. 여기에다가 예금의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까지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0.4%에 불과하다. 결국 확정금리 정기예금으로 자산증식은커녕 자산 가치를 유지하지도 못한 것이다.
금리의 개념을 정확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물가상승률, 즉 인플레이션 개념을 동시에 이해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과거 10 여 년간 이자율이 0%에 가까웠지만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함에 따라 실질 금리는 오히려 플러스(+)였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금리는 ‘명목금리’이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조정한 금리는 ‘실질금리’이다. 명목금리, 실질금리, 물가상승률 사이의 관계는 (실질금리=명목이자율-물가상승률)로 나타낼 수 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이다. 명목금리는 예금 이자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얼마나 불어나는지를 말해주는 반면 실질금리는 예금의 구매력이 얼마나 상승하는지를 나타낸다. 명목이자율이 높아도 물가상승률 또한 높다면 실질금리는 낮아진다.
어떤 해에는 명목금리가 높더라도 물가상승으로 인한 가치하락이 더 커서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명목금리가 낮지만 물가상승률이 낮아서 실질금리가 높은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자산증식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명목금리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자는 ‘돈을 빌리는 대가’라는 의미로 저축한 사람에게는 소득이 되고 빌리는 사람에게는 비용이 된다. 또한 저축이란 현재 소비를 미래 소비로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자는 현재 소비를 미래 소비로 미루는 데 대한 보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현재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좀 더 많이 하게 된다. 반면에 다른 사람이 저축한 돈을 빌려 사용하는 것은 미래 소비를 현재에 앞당겨 소비하는 것과 같다.
물론 차입하는 사람은 돈을 빌려서 소비하거나 투자할 수도 있다. 만약 돈을 빌려 투자하고자 하는 경우 금리가 낮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여러 종류의 사업에 투자할 것이다.
하지만 금리가 높다면 투자자들은 투자하고자 하는 사업에서 얻을 것으로 예상하는 수익률이 금리보다 큰 사업 기회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본다면 비효율적인 부문에 대한 자원의 투입을 제한하는 효과를 갖는다.
이처럼 금리는 여러 부문에서 국가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한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변수가 되기도 한다. 

금리는 투자판단의 중요한 요소
금리가 재테크의 근본이 되는 이유는 투자판단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저축을 할 것인가, 펀드에 가입할 것인가, 부동산을 살 것인가 등 모든 투자행위의 판단은 그 바탕에 금리 개념, 즉 수익률 개념을 전제로 한다.
지난 몇 년간 국내 가계 금융자산 구성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즉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간접투자문화가 정착되면서 개인의 펀드 투자가 급속히 증가했다. 실제로 개인 펀드 계좌 수는 2002년 350만좌에서 5년 뒤인 2007년에 2천130만좌로 엄청난 수로 늘어났다.
적립식 펀드는 분명히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자산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보다는 적립식 펀드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예금의 실질금리가 자산을 증식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예금의 금리는 3%~5% 범위 내에서 움직였으며 물가상승률은 2.5%~3.5% 정도였다. 예금 대신 주식, 펀드 등 투자자산을 선택한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금리를 합리적인 투자 판단의 중요한 근거로 삼았던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이 0~1% 내외였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고 하면 투자자산을 선택한 사람들이 합리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합리적인 선택을 했기보다는 더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다소 공격적인 운영전략을 구사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실질금리가 3% 이상으로 예금으로도 자산증식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예금이 보다 현명한 재테크 수단이 된다.
굳이 골치 아프게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자산을 운영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얘기다. 이때 예금자는 투자자이며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은 투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실질금리 현황(2009년 3월 31일 기준)
3.5%(1년 정기예금 표면금리) - 3.9%(물가상승률) - 0.5%(세금) = - 0.9%(실질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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