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4 08:44 (화)
3세 경영 체제 시동 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3세 경영 체제 시동 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김 은희 기자
  • 승인 2020.11.10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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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넘어 ‘모빌리티’로 간다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이 3세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이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10월 14일 전격적으로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대신 20년 동안 그룹을 이끌던 정몽구 회장은 아들에게 바통을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세대교체와 관련 코로나19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신속히 극복하고 확고한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리치에서는 새롭게 열린 ‘정의선 시대’의 현대차그룹 모습을 자세히 조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1970년 10월 18일생으로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 그 뒤 현대차에 입사(1999년), 현대차 전무(2002년), 기아차 부사장(2003년), 기아차 사장(2005년)과 현대차 부회장(2005년)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정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것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했던 지난 2016년부터다. 이후 2018년 9월에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그룹의 수장 역할을 해왔다. 결국 지난 4년여 기간이 일종의 그룹 회장의 리허설 기간이었던 셈이다.


경영 키워드는 ‘고객, 인재, 수소’

“저는 故 정주영 선대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 두 분께서 이룩하신 숭고한 업적과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행복에 공헌하는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지난달 14일 총수로 취임한 정 회장의 각오다. 그는 이날 전 세계 그룹 임직원에게 보낸 영상 취임 메시지를 통해 고객을 필두로 한 인류와 미래, 나눔을 그룹 혁신의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이 인류의 삶과 안전, 행복에 기여하고 다시 그룹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 또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 한다.”
리허설 기간을 거쳐 본게임에 들어간 정 회장의 경영 키워드는 ‘고객, 인재, 수소’라는 세 가지 단어로 압축되고 있다. 부회장 재임시절부터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여 왔던 그는 수장에 오른 직후에도 고객의 가치를 인류로 확장하며 통 큰 경영전략 기조를 유지했다.
“고객의 평화롭고 건강한 삶과 환경을 위해 모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
정 회장은 고객을 가장 먼저 외치며 자신의 지론을 여과 없이 현실로 보여줬다.


세타 GDI 리콜 충당금 설정과 선제적인 고객보호 조치를 위한 비용으로 3조3900억원을 품질비용으로 반영하는 결단을 내린 게 대표적이다.
또 올해 초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정부의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자 보조금 전액을 회사가 부담하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정 회장이 과감하게 ‘고객 중심’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인재 확보에 강한 의지 나타내

그런가하면 정 회장은 지난달 19일부터 대규모 인재 발굴에 나섰다. 모집 분야는 연료전지와 전동화, 배터리, 샤시, 바디, 자율주행, 전자제어 시스템 개발 등 연구개발본부 내 총 7개 부문이다. 이는 그가 취임 전부터 강조해 온 현대차의 미래차 기술 경쟁력 강화와 모빌리티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실천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속화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 속에서 연구개발 부문의 우수 인재를 공격적으로 채용함으로써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핵심 기술과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평소 임원들과의 만남에서 미래 자동차 사업을 위해 많은 인재를 뽑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회장에 선임되면서 고객, 인류, 미래, 나눔 등 취임 메시지의 주요 키워드를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인재 채용은 그의 미래차의 중요성에 대한 의중이 반영됐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인재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는 이미 올 초부터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상반기 중 수소연료전지, 배터리 차량, 기본성능 등 연구개발본부 내 다양한 분야에서 신입 및 경력사원의 채용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취임 메시지를 통해 현대차의 미래 핵심사업으로 전기차, 수소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을 제시했다. 그리고는 연료전지, 전동화, 자율주행 등 정 회장이 현대차의 미래로 꼽은 분야를 중심으로 수백 명의 연구개발 인력 채용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번 채용이 완료되면 올해 미래차 부문 전문 인력은 크게 보강될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를 잡게 할 것이다.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
정 회장이 취임 후 나선 첫 공식 행보는 ‘수소 경제’ 챙기기였다. 그는 취임 다음날인 10월 15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범정부 차원의 수소 경제 협의체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찾았다. 당시 현대차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타고 청사를 찾은 그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미래형 모빌리티에 대한 열정 ‘충만’ 

실제 새로운 도전과 준비에 대한 정 회장의 광폭 행보는 거침이 없다. 특히 미래 차 부문에 대해서는 열정이 가득하다. 현대차그룹 내 사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인 가운데 유일하게 수소경제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그는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와 재계의 다리 역할을 잘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미래형 모빌리티는 현대차의 미래 핵심 사업이다. 도심에서 이착륙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PAV) 개발 등 도심 항공 이동 수단과 관련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상 목적지 이동 모빌리티(PBV),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허브로 구성된 것이 핵심이다. 
“현대자동차가 만드는 모빌리티 솔루션을 통해 도시는 활력을 얻게 될 것이다. 사람들을 유의미하게 연결하고 교통의 한계에 제약받지 않게 하는 게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다. CES 2020은 단지 그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 1월, 정 회장(당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및 IT전시회 ‘CES 2020’에서 미래형 모빌리티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산업계에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 자리에서 그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환승 거점(HUB)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을 공유해 호평을 받았다.
미래형 모빌리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그의 행보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잇따라 만나 미래 모빌리티 사업 관련 협력을 모색했다.
또 지난달 열린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서는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이 적용된 수소 상용차 개발과 보급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아울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에너지 업계 등과 손잡고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 및 운영 특수목적법인인 ‘코하이젠’(Kohygen)을 세워 상용차 수소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다. 우리가 좀 더 경쟁력 있게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움직여서 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기 기술과 수소차 양산 기술을 가진 만큼 수소경제를 선도하겠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를 차량 판매를 넘어 수소차 리스, 수소 충전소 운영, 수소 공급 등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클러스터로 구축 할 것이라는 게 그의 구상이다.


산적된 과제…충분히 풀어낼 듯

“전 세계 사업장 임직원 한 분 한 분 모두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개척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룹의 성장과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은다면 위기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정 회자의 눈앞에는 풀어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대내적으로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며 대외적으로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로 위축된 점을 극복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 마디로 ‘위기 극복’이 그가 넘어야할 산이라는 얘기다.
정 회장은 책임 경영을 통해 위기 극복을 할 가능성이 높다. 불가항력적인 외부 리스크를 버티려면 확고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리더십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경영능력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위기를 극복하고 위상을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정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성과에 대해 재계 안팎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는 경직된 문화를 가진 전통적 제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제시하는가 하면 체질개선도 진행했다. 그 결과 수평적 조직문화가 점차 자리를 잡아 젊고 활기찬 모습으로 바꿨다.
뿐만 아니다. 수석부회장 재임 기간 미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단행했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 미래 분야 인재 영입 등에도 직접 나서 그룹의 체질을 개선시켰다.
실적도 좋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6060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날 정도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그가 진두지휘해온 결과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브랜드 ‘N’을 통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성과도 인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전기차는 올 상반기 현재 글로벌 판매 4위까지 올라섰다. 수소전기차는 유럽에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트럭을 수출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고급차 부문도 GV80 출시를 시작으로 올 초에 나온 G80이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고급차 판매 1위 자리를 회복했다.
정의선 회장은 “미래를 열어가는 여정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안되면 되게 만드는’ 창의적인 그룹 정신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서로 격려하고 힘을 모아 노력하면 충분히 이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은희 기자

============================== 프로필 ============================
프로필
▲ 1970년생
- 휘문고등학교
- 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
-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주요 경력
- 현대자동차 구매실장(1999년)
- 현대자동차 영업지원사업부 부장
-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2002년)
- 현대기아자동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2003년)
- 현대모비스 부사장(2003년)
-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2005년 3월~2009년 8월)
- 대한양궁협회 회장(2005년 5월~현재)
- 아시아양궁연맹 회장(2005년 11월)
- 현대자동차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2009년 8월)
- 아시아양궁연맹 회장(2009년 11월~현재)
-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2018년 11월~현재)
- 국제수소위원회 공동회장(2019년 1월~현재)
- 현대모비스 대표이사(2019년 3월~현재)
- 현대자동차 대표이사(2019년 3월~현재) 
-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2020년 3월~현재)
- 현대자동차그룹 회장(2020년 10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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