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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10년 적자 벗어나 도약한 비결
‘DB하이텍’…10년 적자 벗어나 도약한 비결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0.11.13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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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고닦은 경쟁력 인정받았다”

 

10년 넘게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했던 DB하이텍이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때 적자를 면치 못했던 이 회사는 지난 부진을 씻어 내고 가장 주목받는 반도체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코로나 19의 여파도 비켜가고 있다. 오히려 중국 경쟁업체가 물류·생산 타격을 입은 반사이익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리치에서는 DB하이텍의 성공 비결을 따라가 봤다.

 

동부그룹의 IT계열사 DB하이텍(대표 최창식 부회장)이 코로나 시대에도 호황을 이어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증명했다. DB하이텍은 지난 8월 14일 공시를 통해 2020년 상반기에 매출 4675억원, 영업이익 14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98%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한다. 2분기에는 매출액 2417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56% 증가했다.


“코로나 시대에도 승승장구”

DB하이텍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력반도체와 센서 수요가 상반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당분간 고객 수주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생산성 향상 활동 등을 통해 최근 연간 6만장 수준의 Capacity를 확대했다”며 “고객 수주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DB하이텍이 생산하는 8인치(200㎜) 공정에 특화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이 자리한다. DB하이텍은 국내 유일의 순수 파운드리 회사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제품에 들어가는 8인치 웨이퍼(wafer·반도체 원재료)를 주로 만든다.
하지만 DB하이텍이 늘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한 후 13년간 부진을 겪었던 것이다.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하면서 회사 안팎에서는 사업을 지속해야 하느냐에 대한 회의론이 나올 정도였지만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이 2009년 회사 차입금 상환을 위해 사재 3500억원을 출연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후 2012년 최창식 부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며 DB하이텍은 또 한 번의 성장을 예고했다. 256메가D램 개발 주역인 최 부회장의 리더십이 발휘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2014년 흑자 전환 후 지난해까지 5년간 총 5166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업계는 다른 시선으로 회사를 바라보고 있다.
더 주목되는 것은 실적 안정성이다. 시스템반도체는 가격·경기 변동성이 작아 시장 불확실성에 영향을 덜 받는다.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올해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파운드리 시장은 한자리수 후반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DB하이텍의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웨이퍼 8만9641장으로 전년(4만8682장)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화된 시장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전략이 시장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 DB하이텍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8인치 파운드리 내 중국 경쟁업체가 물류·생산 타격을 입은 반사이익을 받은 것이다. CIS(CMOS 이미지센서), PMIC(전력관리칩) 등 주력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호조를 보이면서 충북 음성과 경기 부천 공장은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19개월 연속 가동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반도체 주문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8인치 아날로그 파운드리에서 갈고닦은 경쟁력이 인정받으면서 고객이 대폭 늘었고 중화권 고객들의 수주 요청도 이어졌다”고 전했다.


효자는 파운드리 경쟁력

하반기 시장 전망도 밝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도 2018년 월 550만장 수준의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이 2022년 650만장으로 증가하는 등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DB하이텍은 장비 보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지난해 12만2000장(웨이퍼 기준)이던 생산능력을 올해 말 공정 효율화와 장비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월 13만장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생산능력 보완을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543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연간 투자 계획금액(701억원)의 약 80% 수준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섣부른 투자에 나서기보다 포트폴리오 믹스와 우수고객 유치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경민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DB하이텍의 경우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가 부럽지 않을 기세”라면서 “상반기 기록했던 사상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 하반기 재차 경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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