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新 금융 비전 제시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新 금융 비전 제시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0.11.30 0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퍼스트는 디지털이다”

 

 

“친환경 금융 확대는 미래 세대를 위한 금융의 필수적 역할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일성이다.
조 회장은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그룹의 미션 아래 신한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확산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선한 영향력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도 밝혔다. 리치에서는 조 회장을 통해 신한의 미래를 엿봤다.

 

조용병 회장이 진일보한 친환경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 추진에 나서면서 금융권 안팎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제로 카본 드라이브’는 국제적인 탄소 중립정책에 발맞춘 신한금융만의 차별화된 친환경 금융 전략을 말한다.
목표는 오는 2050년까지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에 고탄소 배출 기업과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하고 산업 내 친환경 금융 지원 확대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친환경 금융의 새로운 표준 제시
 
조 회장이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선언한 것은 지난달 13일 이사회 산하 사회책임경영위원회가 열린 자리에서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국제협력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동아시아 금융그룹에서는 처음으로 탄소배출 제로를 선언하면서 친환경 금융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앞으로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SBTi(Science Based Target initiative) 방법론을 활용해 그룹 자체적 탄소 배출량을 2030년에 46%까지, 2040년에는 88%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또한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은 2030년에 38%까지, 2040년에는 69%까지 감축할 예정이다.
친환경 금융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친환경 기술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과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자본 투자, 기업·산업에 대한 친환경 설비 전환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탄소회계 금융협회(PCAF)가 제시하는 방법론을 활용, 그룹의 탄소배출량 측정 모형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배출량 감축 목표를 국제적으로 검증 받기 위해 SBTi, PCAF 가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제로 카본 드라이브에는 고탄소 배출 기업 및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할 뿐만 아니라 산업 내 친환경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이 담겨 있다.
그간 조 회장은 친환경 금융에 앞장선 행보를 걸어왔다. 탄소 배출 측정에 대한 글로벌 표준 수립 이전부터 국내 탄소 배출권 할당 대상 업체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 관리 업체 총 1042개 대상으로 그룹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감안한 탄소배출량을 산출·관리하는 DB를 구축해 왔던 것이다.
뿐만 아니다. 친환경 금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2018년 친환경 전략 에코 트랜스포메이션 20·20 선포, TCFD(기후변화 재무정보 공개 테스크포스) 지지선언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같은 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NEP FI 글로벌 라운드테이블’에 직접 참여해서는 전 세계 금융 산업을 위한 ‘책임은행원칙(PRB)’을 공동 제정 발표도 했다.
2019년 9월 신한은행의 책임은행원칙(PRB) 참여를 하면서 전 그룹사를 친환경 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고 있는 조 회장의 친환경 금융에 대한 확산 역할 수행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지난 3월에는 신한생명의 지속가능 보험원칙(PSI)에 가입했고 9월에는 신한BNPP자산운용의 TCFD 지지를 선언했다. 또 11월 8일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최초로 2021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글로벌 운영위원회 Asia Pacific Banking 부문 대표를 배출시키는 등 친환경 금융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매트릭스 전략이 통했다”

그런가 하면 금융권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본격화한 매트릭스 체계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실적 상승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투자금융과 고유자산 운영부문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자회사간의 협력기반인 매트릭스 운영체계를 도입했고 다년간 축적된 매트릭스의 운영체계 경험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조 회장은 매트릭스 운영방식에 따라 글로벌&그룹투자은행(GIB), 자산관리(WM), 글로벌, 그룹고유자산운용(GMS), 퇴직연금, 브랜드홍보 부문에서 계열사와 협업시켰다. 그리고 금융권으로부터 조직 관리의 효율성과 그룹 내 시너지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또 있다.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이 그것이다. 조 회장은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합병(M&A) 하는가 하면 신한AI를 설립하는 등 은행 외 부문에서의 수익성 강화를 본격화했고 이를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하게 만들었다.
실제 실적이 그의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95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2억원(1.9%) 상승한 수치다. 앞서 지난해에는 1분기에서 3분기까지 2조896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2018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26억원(9.6%) 증가시킨 바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잡는 것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조용병 회장 체제’에서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룹의 비은행 부문도 호실적을 내고 있는 중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그룹 전체 순이익의 41%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34%보다 7%포인트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조 회장이 ‘신한금융의 미래는 은행 이자이익이 아닌 자본시장에 있다’는 확신을 앞세우며 주력했던 GIB부문의 성과도 이목을 끌고 있다. GIB부문은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가 인수금융 주선과 대체투자 등 글로벌 투자금융업무에 힘을 합쳐 경쟁력을 높이고 서로 시너지를 내는 일을 추진하는 협업조직을 말한다.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의 취임 첫 해인 2017년 연간 GIB부문 영업이익은 3028억원에 그쳤다. 그런데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신한금융그룹이 GIB부문을 통해 거둔 영업이익은 649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증가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이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그룹의 실적 타격을 방어하는 효자 역할로 자리를 잡고 있는 GIB부문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력 보강과 조직개편 등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GIB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신한금융그룹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GIB부문의 글로벌 신시장 개척과 수익 다변화를 통해 해외 투자금융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현재 그룹 내부에서는 GIB부문에 참여하는 신한금융 계열사 수를 현재보다 증가시키거나 GIB부문 내부에 벤처투자와 같은 유망 분야 전문조직을 강화하는 등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신한금융 GIB부문은 세계 각국 금융 중심지에 GIB데스크를 설치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등 글로벌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또 최근에는 미국 제조업체에 1억2000만 달러 규모 인수금융을 주선하고 글로벌 투자은행과 함께 네슬레 일부 사업부문 인수금융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는 그가 GIB부문 등 투자금융분야를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을 내년에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처럼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고 자본시장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부문에서 수익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 회장이 GIB부문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역량 집중

하지만 무엇보다 조 회장의 경영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 전략이다. 현재 금융사로서의 생존을 넘어 새로운 금융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DT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 같은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는 취임한 2017년 ‘2 track 5C’를 제시했고 이것이 DT의 기반으로 자리를 잡았다. ‘2 track 5C’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기존 사업모델을 업그레이드하는 1단계와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만드는 2단계로 구성된 투트랙 전략을 말한다.
조 회장은 여기에 전략 실천 전략으로 5C를 담았다. 5C는 ▲필요기술(Core-Tech) ▲디지털 역량(Capability) ▲조직·문화(Culture) ▲플랫폼/제휴(Collaboration) ▲변화관리(Change) 등을 가리키고 있다.
조 회장의 행보도 DT와 맞물려 있다. 그는 올해 초 성공적인 DT를 위한 디지털 리더십과 신기술 역량, 인적 역량, 생태계 등 4가지 핵심 분야를 ‘DT 킹핀(Kingpin)’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선순환 가속화를 통한 고객과 기업, 직원의 가치제고를 위해 ‘디지로그’를 그룹의 DT 지향점으로 선정한 뒤 주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4월에는 그룹사 CEO가 디지털 핵심 기술을 맡아 역량을 강화하고 협업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 후견인 제도’를 도입시켰다. 아울러 8월에는 분산신원확인(DID) 서비스 ‘쯩(MyID)’을 활용해 금융권 최초로 블록체인 비대면 실명인증을 단행했다.
9월 초에는 금융권 최초로 인공지능 AI 전문자회사인 ‘신한AI’를 통해 ‘마켓 워닝 시스템(Market Warning System)’을 개발하고 그룹의 주요 자회사에 제공 중이다. 마켓 리스크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반의 소상공인 정책자금 관리 플랫폼 구축 사업을 오픈하는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10월에는 회장 직속의 ‘룬샷 조직’을 신설했다. 룬샷 조직은 신한금융그룹이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데 실행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본부장급 추진단장 및 실무자 포함 총 3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조 회장은 DT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앞으로도 신한AI의 예측 시스템을 그룹의 주요 사업에 확대 활용하고 AI 솔루션 기업 ‘엘리먼트 AI’와 공동개발을 통해 투자자문 플랫폼 네오를 더욱 고도화하고 차별적인 역량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다양한 금융 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장점을 살려 많은 기업들이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큰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그룹 전체적인 디지털 기술 역량 고도화를 위해 그룹차원에서 운영 중인 그룹의 디지털 혁신연구소 SDII를 강화시킬 예정이다. 그룹의 대표적인 디지털 R&D 센터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리딩금융 역사, 여성 리더들이 함께했다”

조 회장은 여성 리더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신한이 리딩 금융그룹의 역사를 만들기까지의 모든 성장 과정에는 탁월한 역량을 갖춘 여성 리더들이 늘 함께 했다’고 말할 정도다. 이 같은 그의 철학은 2018년부터 그룹차원에서 도입 운영하고 있는 신한 쉬어로즈(She와 Heroes 합성어)에서 엿볼 수 있다.
신한 쉬어로즈는 그룹차원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17일 오후에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 3회 신한 쉬어로즈 컨퍼런스가 열렸다. 출범 후 세 번째다. 그간 조 회장은 신한 쉬어로즈를 매년 대상과 규모를 확대하고 프로그램의 전문성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서울, 경기권을 넘어 지방까지 대상을 확대해 총 67명을 선발하고 육성했다. 코칭 리더십, 멘토링 활동, 인사이트 확대를 위한 아카데미 등 여성리더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조 회장은 “그룹 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리더로서의 능력을 발휘해 주길 바라며 더불어 후배들에게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해 멋진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실 조 회장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영역 중 하나가 ‘인적 역량’이다. 이에 따라 그는 여기에 맞는 로드맵도 만들어 놓고 있다. CEO부터 영업 현장의 직원까지 아우르는 전 직원 대상 디지털 교육프로그램 및 플랫폼을 구축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업무영역별 세분화된 교육 로드맵이 갖추고 단계별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전문가 양성을 위한 계획도 마련돼 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전문 분야의 그룹 공동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신한금융그룹-고려대 디지털금융공학 대학원 과정을 통해 내년까지 약 130명의 석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2년간 61명의 디지털 금융공학 석사를 배출했다.
한편 조 회장은 1957년으로 지난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뉴욕지점장,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리테일 부문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을 거쳤다. 이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2013년)와 신한은행장(2015년)을 거쳐 2017년 3월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오른 후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은희 기자

================================ 프로필 =====================

▲1957년생
-대전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학 학사
-헬싱키경제대학교 대학원 MBA

▲주요 경력
-신한은행(1984년 9월)
-신한은행 미금동 지점장(1998년 6월)
-신한은행 세종로 지점장(2000년 12월)
-신한은행 인사부장(2002년 8월)
-신한은행 기획부장(2004년 1월)
-신한은행 강남종합금융센터 센터장(2006년 3월)
-신한은행 뉴욕지점장(2007년 1월)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 전무(2009년 2월)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 전무(2010년 8월)
-신한은행 리테일 부문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2011년 1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2013년 1월)
-신한은행 은행장(2015년 3월)
-신한금융그룹 회장(2017년 3월~현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