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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통과한 ‘허인 KB국민은행장’
3연임 통과한 ‘허인 KB국민은행장’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0.12.01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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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만의 차별화는 계속된다”

 

‘리딩뱅크’를 이끈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3연임’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20일 오전 KB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4층 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허 행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그는 2021년 12월까지 1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리치에서는 국민은행장 중 3연임하는 사례를 처음 남기는 허 행장의 청사진을 짚어봤다.

 

허 행장은 1961년생으로 경남 진주 출신이다.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8년 옛 장기신용은행에 입행해 1998년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합병되면서 국민은행에 합류했다. 이후 기업금융지점장, 여신심사본부장,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국민은행장에 올랐다.
사실 허 행장의 연임은 탄탄한 실적과 디지털 혁신, 확고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일찍이 예고돼 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1조8824억원을 기록하며 1조7650억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라이벌 신한은행을 제쳤다.


‘능력’으로 3연임 기록을 쓰다

그런가 하면 위기관리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각 은행들이 지난해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과 사모펀드 부실 사태 등 대형사고로 혼란스러운 가운데서도 국민은행만 금융사고 위기를 비켜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는 허 행장의 선임 배경에 대해 “지난 3년간 안정적으로 국민은행을 이끌어왔으며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실적 성장으로 리딩뱅크를 지켜나가고 있고 은행의 디지털화를 위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 능력으로 리딩 뱅크의 입지를 수성하고 있는 점, 빅테크 플랫폼 중심의 금융 생태계 변화에 따른 신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한 점, 계열사 협업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행추위로부터 리스크 관리능력과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허 행장은 2017년 11월 국민은행 행장으로 선출된 이후 두 차례의 연임을 확정한 만큼 내년 말까지 국민은행장직을 유지하면 총 4년간 행장으로서 재직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허 행장은 그룹 차기 후보로서의 입지를 착실히 굳혀나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차기를 굳힐 업적이 중요한 만큼 리딩뱅크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 국민은행과 KB금융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은 허 행장의 행보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현재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은행의 ‘디지털화’에 앞장서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비대면의 확대를 넘어 조직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허 행장이 글로벌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면서 KB금융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역할에 전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선진국의 경우 투자금융(IB), 신흥국가는 소액금융(마이크로파이낸싱) 등 개별 국가에 맞는 사업을 찾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밝혀놓은 상태다.


‘그룹 디지털 전환 주도’ 전망
 
뚜렷한 색깔을 내기 보다는 그룹 차원의 전략을 수행하는 편인 허 행장은 지난 2017년 취임 때부터 강조한 키워드가 있다. ‘혁신’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그가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DT)’과 ‘글로벌 영토 확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례로 ‘고객 중심 은행’으로 발돋움하고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는 허 행장은 디지털 혁신을 선도해 나가면서 국민은행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국민은행의 대표 플랫폼 브랜드인 ‘KB스타뱅킹’이다.
고객에게 간편하고 심플한 디지털금융의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지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KB스타뱅킹’의 성공은 실적에서 증명되고 있다. 이용고객이 1600만명을 넘어섰고 월 이용고객수(MAU)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런칭한 가상이동통신망(MVNO)서비스 브랜드 ‘Liiv M(리브엠)’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며 파생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허 행장이 금융과 통신 융합서비스에 특화된 리브엠에 주안점을 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모바일웹을 통한 간편한 가입과 심플하고 합리적인 요금제, MVNO 최초 5G 요금제 출시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화형 뱅킹 플랫폼인 ‘리브똑똑’에 챗봇서비스를 도입시켰고 완전한 비대면 ‘셀프개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CLAYON’을 활용해 리브엠을 운영하게 했다. 그는 이처럼 아울러 리브엠만의 차별화된 상품군을 넓혀 나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허 행장은 지난 10월부터 차세대 전산시스템 ‘더케이(The K)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시키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 프로젝트로 꼽히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개발환경과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해 상담 챗봇 ‘똑똑이’를 선보이며 은행 업무상담을 AI를 활용해 처리할 수 있도록 채팅 로봇을 구축한 바 있다. 똑똑이는 KB스타뱅킹에서 금융업무 상담과 금융용어 설명, 채팅 상담원 연결, 상품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허 행장은 이 같은 성과에도 만족하질 않고 있다. 더케이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시키면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어서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종합 금융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스타뱅킹을 전면 재구축에 나설 계획도 세운 게 대표적이다. 
플랫폼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180억원 규모의 ‘New KB 스타뱅킹’ 구축 사업을 돌입시켜 놓은 상태다. 아울러 향후 리브엠 이용고객 만족도 향상에 중점을 두고 니즈에 맞춘 금융 서비스와 생활 혜택을 함께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임직원과 함께 하는 공감경영 ‘눈길’

한편 금융권에서는 허 행장의 공감경영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은행의 모든 상품, 서비스, 제도, 인프라 등은 사람(고객과 직원) 중심으로 이어져야 하고 고객에게는 신뢰와 편의성을, 직원에게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을 원칙처럼 여기고 있다. 한 마디로 그의 경영철학은 ‘사람 중심 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그의 공감경영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최근 해외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친필 편지를 보낸 것과 지난 10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보라쇼(보이는 라디오)’를 꼽을 수 있다.
허 행장은 연임 성공 직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 임직원들에게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여러분들께 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이 가장 소중합니다.”라고 적은 친필 메시지와 구호물품을 함께 전달했다.
허 행장의 또 다른 공감경영을 엿볼 수 있는 ‘보라쇼’는 직원들과 비대면 방식의 랜선소통 행사다. 이 행사에서는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 및 주요 현안에 대해 CEO와 직원 간 자유롭고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공유할 수가 있다.  김은희 기자

===========================프로필 ===================
▲1961년생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석사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대구고등학교 졸업
 
▲주요 경력
-한국장기신용은행(1988년 2월)
-KB국민은행 대기업팀 팀장(2004년 2월)
-KB국민은행 동부기업금융지점 지점장(2005년 7월)
-KB국민은행 신림남부지점 지점장(2008년 8월)
-KB국민은행 삼성타운기업금융지점 수석지점장(2012년 1월~2013년 7월)
-KB국민은행 여신심사본부 상무(2013년 7월)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2014년 12월)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2016년 1월~2017년 11월)
-KB국민은행 은행장(2017년 11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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