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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채권 투자…재테크 블루오션(?)
‘그들만의 리그’ 채권 투자…재테크 블루오션(?)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0.12.09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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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수익과 안정성을 챙긴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건강은 물론 각국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여행 업계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고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바이러스 창궐로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는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리치는 코로나19가 변화시킨 재테크 트렌드 속에서 상위 1%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지, 그들만의 재테크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위기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경제 위기 속에서 늘어난 유동성 때문에 호황을 맞은 투자 분야도 있고 그렇지 못한 투자 분야도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돈은 안전한 곳으로 몰리는 법이다. 그렇다면 난세에 이른바 ‘재테크의 달인’으로 일컬어지는 강남부자들은 어디에 투자를 할까.
“위기는 투자의 기회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이 투자자들에게 흔히 말하는 격언이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누구나 돈을 벌 수 있지만 불황일 때 돈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 역대 경제 위기 때마다 부자들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역대급 경제 위기는 부자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세계 500대 부자의 재산이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모두가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이들 중 43명은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서도 재산이 늘었다.


부자들의 재테크 시크릿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 500대 부자’의 올해 재산 변동을 분석한 결과 5월 6일 기준 500대 부자의 재산은 지난해 말보다 5535억 달러(약 682조7400억원) 줄었다. 이들 중 383명의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이조스는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잃은 사람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을 이끄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인 갑부들을 웃고 울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부자들을 일컬어 소위 ‘강남부자’라고 한다. 세계적인 거물급 자산가들마저 ‘두 손 두 발’ 들게 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이들은 자산을 어떻게 투자하고 있을까.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금 재테크’에 열중할 때 강남부자들은 주식과 함께 자본주의의 양대산맥이라고 불리는 ‘채권’, 그 중에서도 ‘회사채’에 몰리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회)의 전언이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볼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안전자산 쪽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으며 ‘우량 회사채’ 상품에 투자가 몰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저성장·저금리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성·수익성·유동성’ 모두 충족

“진짜 부자들은 채권에 투자한다.” 부자들 사이에서 재테크의 속설처럼 통용되고 있는 말이다. 강남부자들이 재테크 블루칩으로 채권이 꼽히는 이유는 수익률이 부동산이나 주식보다 월등하다는데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을 증식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모르거나 관심을 가지지 않는 블루오션을 찾아야 하는데 그 블루오션 중 하나가 채권”이라며 “부동산과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채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은 안정성, 수익성, 유동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유일한 금융상품으로 꼽힌다. 채권투자는 예금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하면서도 주식보다는 덜 위험하다. 무엇보다도 주식이 시중 금리의 변동 폭에 따라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데 비해 채권은 발행자의 신용상태만 확실하다면 원금 손실 우려가 주식 보다 낮다.
아울러 예금처럼 꼬박꼬박 이자가 붙기 때문에 고정된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고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금리 인하 국면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기채권에 투자를 하는 것이 고정적인 수익과 안정성을 담보한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금투협회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시장의 흐름도 단기 회사채보다는 장기 회사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발행시장에서는 AA등급 5년 이상의 우량등급 장기 회사채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준금리가 0%대까지 하락하면서 비교적 안전하지만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 한동안 위축됐던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채권이 답이다’ 경제위기 학습효과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과거 외환위기(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얻은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국면 당시를 떠올려보면 부자들이 왜 채권에 투자를 하는지 잘 드러난다.
당시 대한민국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흉흉한 소문이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파다하게 돌았지만 부자들은 IMF의 고금리 정책에 휘둘리기보다는 국채와 회사채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투자원금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달성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코스피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한 뒤 한 달 정도 지나자 A등급 회사채 금리가 9%대 이상으로 급등했고 이후 회사채 가격이 회복됐다. A등급 이상 채권을 발행한 기업 중 부도가 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뭉칫돈을 쥐고 있는 자산가들은 보다 신중하게 회사채 시장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우량기업과 부실기업 간 명암이 명확하게 갈리면서 채권투자자들은 단기 성장성보다는 기업의 영속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남부자들은 우량채(AA급 이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면서 불황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사실상 회사채시장에서 ‘옥석’을 가리는 시기가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채권 투자 핵심 노하우’의 저자인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유튜브 채널 ‘815 머니톡’에 출연해 “경기가 꺾이는 상황에는 채권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으나 등급이 낮은 채권 투자에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가 나빠져 개별 회사의 부도 리스크가 커지면 그 회사의 채권 가격도 하락하므로 등급이 낮은 채권은 피해야 한다”면서 “리스크에 반대로 투자하면 되는데 경기 상승 시에는 하이일드채권에, 경기 하강 시에는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에 투자한다고 보면 된다”고 조언했다.


‘해외 채권’으로 시야 넓히는 자산가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고 침체된 경기가 회복되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지는 만큼 회사채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단기채 위주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에선 한국보다 금리가 높은 중국 등 해외 신흥국 채권으로 시야를 넓혀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글로벌 채권도 선진국의 적극적 통화완화에 힘입어 채권시장 상승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로는 우량채권 중심의 투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현재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주요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다각적으로 글로벌 채권자산에 투자하면 4% 수준의 이자 수익을 올리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이하 투교협)에 따르면 미국이나 신흥국 국채 또는 채권형 펀드 등에 투자한다면 채권 수익률 외에 반드시 환차익과 환차손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투자에서 4~5%의 수익을 거두었다고 해도 해당 통화 가치 하락으로 그 이상의 환차손이 발생한다면 투자를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게 투교협 측 설명이다.
투교협은 “해외 채권 상품에 투자할 경우 투자 대상국의 통화가치와 환율 흐름까지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그리고 금리 인하기조에 진입한 글로벌 통화환경의 큰 그림을 고려한다면 채권 시장에서 자본 차익을 통한 수익 실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확실한 시대라 해서 1% 남짓한 예적금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남보다 한발이라도 앞서 채권에 관심을 갖고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면 저금리 시대 속에서도 얼마든지 높은 투자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채권 투자’ 이렇게 하라!

투자를 시작하게 되면 항상 마주치게 되고 모든 곳에 녹아 있는 게 채권이다. 주식을 제외한 모든 것이 채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부나 공기업, 일반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돈을 빌리기 위해서 채권시장을 활용한다. 회사채의 경우 은행금리 보다 높게 책정되는데 우량기업은 보통 3~5% 수준의 금리로 발행한다.
중소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은 대기업들에 비해 금리 조건이 더 좋지만 안정성은 떨어진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채권은 투자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큰돈을 빌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보통 펀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채권을 매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규모가 1600조원 정도인데 채권 시장의 규모는 2000조원을 넘는다. 자산가들이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질 때 채권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상품이기 때문이다. 안전성은 채권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금융 전문가는 “시장에 존재하는 90% 이상의 채권은 A등급 이상의 신용도를 가지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로서 채권에 직접 투자를 한다면 트리플 BBB+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만기가 긴 채권이 표면금리가 더 높고 매수 수익률도 더 높다”며 “회사채에 투자를 한다면 최소 만기가 2~3년인 채권에 투자를 해야 은행보다 높은 금리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권의 장점은 주식과 다르게 ‘확정금리’라는 점에 있다. 그렇다 보니 채권은 매입 순간부터 얼마의 수익을 얻는지가 명확하다. 채권을 사는 순간 만기와 원금이 들어오는 날짜까지 확정된다. 이자는 만기에 한꺼번에 주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나눠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렇다고 채권 투자가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채권투자 시에 고려해야 할 리스크 중 하나가 ‘부도 리스크’다. 채권을 발행한 쪽이 정부든 공기업이든 기업이든 파산하면 채권은 모두 휴지조각이 된다. 과거 우량 기업들이 파산을 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많은 피해를 본 사례가 종종 있었다.
또 투자자가 급전이 필요해 채권을 중간에 매도해 발생하는 피해다. ‘중도 매도 리스크’의 경우 시장의 시세보다는 더 낮은 가격에 매도하게 돼 손실을 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채권이 시중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상승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만약에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시중 금리의 영향에 따라서 채권의 가격이 변동한다.
한 금융 전문가는 “채권은 과거부터 개미투자자들과는 상관없는 그들만의 리그였다”고 운을 뗀 뒤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세일즈맨의 입장에서 (채권은) 수익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세일즈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IT기술이 많이 발달해서 채권에 관한 것들을 스마트폰으로 쉽게 주문을 할 수 있게 되어 개인투자자들의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산관리를 할 수 있게 된 만큼 다양한 자산배분 포토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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