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1:18 (목)
‘통화정책·자금흐름·가계부채’…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답하다
‘통화정책·자금흐름·가계부채’…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답하다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1.02.04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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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손실 유발 가능성 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따라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이유다. 리치에서는 이 총재를 통해 통화정책과 자금흐름, 가계부채 등에 대한 진단과 향후 전망을 엿봤다. 

 

한국은행은 국내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와 백신 보급상황, 그리고 그것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또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흐름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변화도 유의하면서 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다.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겨울철 들어서 코로나19 국내 확산세의 영향으로 소비가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보았던 것보다 더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서 “이번 코로나 19 확산을 세 번째 확산으로 본다면 그 충격의 정도는 이전 두 차례 확산기보다 훨씬 클 것이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3차 확산세로 인한 충격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에 미칠 타격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여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최근 급등한 코스피 지수가 버블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과정이고 우리 국민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바뀌는 과정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지속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넘어섰다.


“이것이 버블이냐 아니냐, 이런 문제는 투자자들의 위험 추구 성향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이것이 어느 정도 타당한 건지, 객관적으로 근거가 있는 건지, 그것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 총재는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이유로 우선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경우 경기부양책이 타결됐고 코로나19 백신이 예정보다 앞당겨서 공급되다 보니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성향이 높아진 흐름이 있었다고 봤다. 또 국내에서는 수출 호조로 기업실적의 개선 전망과 그에 대한 기대 등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지 버블이냐 아니냐의 판단은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주가의 동향 같은 것을 판단하는 여러 가지 지표를 보면 최근의 주가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상당히 빠른 것은 사실이다. 주가는 조그마한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


이 총재는 신중론을 제시했다. 예컨대 주요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완화적 기조가 오래갈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가 있지만 주요국의 정책이 바뀐다든지, 또는 사전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언론에서는 이것을 ‘빚투’라는 표현을 쓰는 것 같은데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을 둔 투자 확대는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쇼크로 인해 가격 조정이 있으면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총재는 현재 부동산에 이어 주식시장에도 자산 쏠림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신용까지 동원해 투자하고 있을 정도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능력 내에서 투자는 그야말로 투자자 선택의 문제라면서도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켜서 하는 투자는 주의 깊게 보고 있고 그런 점에 대해서는 투자가들도 항상 이에 대한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계부채가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수준이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높은 수준에 와 있었고 지난해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상당히 가팔라져 가계의 부실 위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19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도 제기되고 있는데 대한 이 총재의 진단이다. 실제 현재 가계대출은 지난해 무려 100조원이나 늘어난 상태다. 때문에 만약 가계의 부실 위험이 발생하면 거시경제에 큰 부담이 되므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게 그의 답변이다. 그러나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났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금리가 그 전보다 낮아졌고 대출의 평균 만기도 예전보다 장기화했다. 그에 따라 가계의 DSR이 낮아진 것이다. 


실제로 현재 연체율도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현재 시점에서는 가계부채의 부실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이 총재는 보고 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Q.코로나19 3차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충격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에     미칠 타격이 어느 정도 될 것으로 보나. 

A.이번 겨울철 들어서 코로나19 국내 확산세가 심화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조정 됐다. 그    영향으로 인해 소비가 지난 11월 전망 당시 보았던 것보다 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번    에 코로나19 확산을 세 번째 확산으로 본다면 그 충격의 정도는 이전 두 차례 확산기에 비해서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IT부문을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전체 성장률, 그러니까 지난해라든가 올해의 성장률 전망치는 11월에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   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는데 올해 경제를 전망할 때 가정했던 백신 도입 시나 리오와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또 앞으로 경제전망에는 어떻게 반영할지 궁금하다. 

A.최근 국외 국내 양쪽의 백신 관련 진행상황을 보면 지난 11월 경제전망을 할 때 그때 백신 접종 시기를 예상했던 것보다는 조금 앞당겨지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1분기 정도 접종 시점이 앞당겨졌는데 예를 들면 주요 선진국의 경우에는 백신 접종이 대체로 올해 들어서 시작될 것으로 봤지만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이미 접종이 시작됐다. 
또한 국내에서는 올해 중반 돼서 백신 접종이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보았는데 정부가 다음 달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곧 구체적인 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경제 흐름을 내다볼 때 정부의 계획 같은 것을 감안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Q.코스피 지수가 최근 급등하면서 버블이라는 지적이 있고 일각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과정이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바뀌는 과정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버블 논란에 대한 견해는. 

A.코스피는 기간을 나눠서 보면 지난해 11월 이후에 상승세가 높아져서 그 이후에 추세가 지속이 됐는데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넘어섰다. 이렇게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선 대외적으로 보면 미국의 경우 신정부 들어서는 것이 확정되면서 경기부양책이 타결됐고 또 코로나19 백신이 예정보다 앞당겨서 공급되다보니까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성향이 높아진 그런 흐름이 있었다. 


국내에서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기업실적의 개선 전망, 그에 대한 기대, 이런 것에 따라서 주가가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버블이냐, 아니냐’ 이런 문제는 투자자들의 위험추구성향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이것이 어느 정도 타당한 건지, 객관적으로 근거가 있는 건지, 그것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또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가 많이 작용했는데 과연 경기개선의 기대가 그 예상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그런 데에 관한 판단이 전제되어야 이것이 ‘적정하다’ 또는 ‘아니다’를 판단할 수 있을 텐데 사실상 이것을 사전적으로 파악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자산가격의 버블은 아주 오래전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논의의 대상이 됐던 이슈다. 일반적으로 주가의 동향 같은 것을 판단하는 여러 가지 지표를 보면 최근의 (주가 상승) 속도가 상당히 과거에 비해 대단히 빠르고 그런 것은 사실이다. 


저희들이 우려하는 것은 너무 과속하게 되면 조그마한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 예를 들면 주요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완화적 기조가 상당히 오래갈 거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갖고 있는데 혹시 주요국의 정책이 좀 바뀐다든가 또는 사전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혹시 발생한다든가, 그 다음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금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보다 혹시 더 가팔라지고 백신의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든가 이런 충격이 혹시 있다면 그럴 경우에는 얼마든지 시장참가자들의 기대가 바뀌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주가가 급격히 조정을 받을 경우 그것이 미치는 시장 불안 등에 대해서 항상 유의하고 면밀히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하겠다.


Q.가계대출이 지난해에 100조원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가계대출이 부실로 이어질 위험은 없나, 또 중앙은행 차원에서의 대안은.

A.가계부채가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수준이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높은 수준에 와 있었고 지난해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상당히 가팔라졌기 때문에 가계의 부실위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거시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늘 눈여겨보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는 늘 우려라고 할까,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사안이었다. 그런데 가계부채가 지난해에 많이 늘어났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금리가 그 전에 비해서 낮아졌고 대출의 평균만기도 그 이전보다는 장기화 됐다. 이에 따라 가계의 DSR이 낮아진 게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로 현재 연체율도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그래서 현재 시점에서는 가계부채의 부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가계부채 문제는 단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혼자 힘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거시건전성, 감독당국이라든가 정부하고 같이 노력을 해야 할 사항이다. 그래서 현재 가계부채 문제는 관계부처와 늘 같이 회의도 갖고 점검하고 정보도 공유하고 어떻게 이 가계부채를 관리해 나갈 것인지를 같이 협의하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A.부동산에 이어 주식시장에도 자산 쏠림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신용을 동원해서 진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Q.코로나19 이후에 워낙 급격한 충격을 완화하고 당시 상당한 어려움에 빠졌던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이례적인 조치도 취했다. 그런 완화적인 금융정책이 불가피했지만 그것이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금융불균형의 위험이 어느 정도 쌓이게 될지 이것을 노상 유의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A.지금 증시와 관련해서 우려하고 있는 것은 언론에서는 이것을 ‘빚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같은데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을 둔 투자 확대, 이것은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쇼크로 인해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에 투자자가 상당히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잘 감내할 수 있는 능력 내에서 투자는 그야말로 투자자의 선택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만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켜서 하는 그런 투자는 늘 주의 깊게 보고 있고 그런 점에 대해서는 투자가들도 항상 이것에 대한 가능성은 늘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Q.국고채 10년 대비 3년 스프레드 등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가 예년 수준보다는 확대된 상태로 보이는데 현재의 수익률 곡선 형태가 자연스럽다고 보나. 

A.최근 국고채 금리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당 폭 상승하면서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장단기 금리차 정도가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또 수익률 곡선이 어느 정도가 타당한지 하는 그런 평가는 장단기금리의 변동을 가져온 배경 원인이 무엇인지, 또 대내외 금융·경제상황이 어떠한지를 같이 놓고 판단할 문제다. 


Q.최근 국내 장기금리가 상승한 것은 채권수급에 대한 경계도 물론 있겠지만 향후 주요국이 펼칠 경제정책의 방향 그리고 그것이 경기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시장참가자들의 기대가 바뀌는 데도 오히려 거기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장기금리가 더 상승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주요국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필요시 국채매입 규모와 계획을 사전 공표하는 검토가 연간계획에 언급돼서 채권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 계획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되고 있는지, 사전공개가 필요한 상황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설명한다면.

A.국내에는 채권의 수급여건이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들이 그러한 점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금리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겠다고 하는 그런 방침은 확고하다. 그럴 경우에 국고채 단순매입하고 그 이상의 여러 가지 계획도 늘 준비해서 시장안정을 도모하도록 하겠다.


Q.코로나 확산이 지속되는 한 금리를 쉽게 건드리지 못할 듯한데 그동안 푼 돈이 실물경제로 이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범정부적 측면에서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A.상당히 근본적인 문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어떻게 하면 생산적인 부문으로 유도하느냐 하는 것은 상당히 근본적인 문제인데 이것은 사실상 ‘딱 이거다’라고 얘기하기는 뭐하지만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고 각계각층과 정부는 물론이고 모든 경제주체의 같은 노력이 필요한 그러한 사안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업 활동을 촉진해서 그 결과 기업이 경쟁력을 높이고 그것이 기업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쪽으로 도모하는 것, 기업의 활동을 촉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제일 중요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김은희 기자


================================= 프로필 ===================
프로필
▲ 1952년생
▲ 학력
     - 원주 대성고, 연세대 경영학과, 펜실베니아 경제학 졸 
▲ 경력
     - 한은 입행(1977년) 
 뉴욕사무소 수석조사역, 조사국 해외조사실장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보, 부총재(금통위원) 
     -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 한은 총재(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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