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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산책길과 섬마을 풍광을 즐겨요”
“도심 속 산책길과 섬마을 풍광을 즐겨요”
  • 혜초여행사
  • 승인 2021.02.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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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목포와 신안군 하이킹 1편

 

‘걷기’ 여행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해 야외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즐거운 체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동안은 힐링과 건강을 주목적으로 관심을 받았다면 코로나19 시대에는 필수 활동으로 인식된 것이다. 각종 둘레길과 트레킹 코스가 지자체별로 개발되고 있는 중에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심 속 산책길과 섬마을 풍광을 즐길 수 있는 하이킹 코스, 최근 들어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도보여행 코스를 두 번에 걸쳐 소개한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도보여행 코스 중 이번에 소개할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섬이 자리한 전라남도 신안군과 항구의 대명사인 목포다.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2시간 20분 만에 도착하는 목포역에서 시작해 보자.


목포근대역사문화거리 산책

우리나라의 서남단에 자리한 목포는 수많은 섬들이 있는 신안군과 접해 있는 항구 도시다. 지난 1897년 목포항이 개항된 이후 번성을 거듭해 1932년에는 전국 6대 도시 중 하나였을 정도로 발달한 도시였다.


그런 목포 안에서도 가장 바쁘고 활기찼던 거리인 지금의 만호동과 유달동 일원을 근대역사문화거리라고 부르고 도보로 체험할 수 있는 구역이 만들어져 있다. 이 곳을 천천히 걸으면서 한 바퀴 돌아보려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 구역 안에는 무려 450여 개의 문화재가 자리하고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일본식 가옥들과 교회, 상가주택, 공장 건물 등 옛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고풍스런 멋이 풍긴다.


하지만 걷다 보면 어쩐지 슬프고 쓸쓸한 느낌도 든다. 항구도시 특유의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번성한 상점들이 문이 닫힌 채 먼지 속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면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냥 무턱대고 걷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에 도착하기 며칠 전 해설투어를 신청해서 걸어보도록 하자. 익숙하지 않은 일본식 건물들의 옛 쓰임새를 알 수 있고 그냥 스치듯 지나갔던 상점들의 오랜 역사를 들어볼 수 있다.


근대역사문화거리 안에는 흑백사진을 찍는 곳과 전통주를 시음해 보는 곳 등 다채롭게 즐길 만한 것들이 있으니 이왕이면 반나절 이상 시간을 내어 걸어보길 추천한다.


근대역사문화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어부의 희로애락이 묻은 시화 골목과 ‘영화 1987’의 배경이 된 구멍가게인 연희네슈퍼가 있다. 연희네슈퍼를 끼고 시화가 그려진 골목길의 계단을 오르다보면 항구와 바다, 마을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여객선과 무역선이 분주히 드나들었던 목포항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겹쳐지는 순간이다.


구시가지라고도 불리는 이곳 근처에는 역사 깊은 맛집도 많다. 민어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부터 육우를 다져 정성스럽게 내놓는 떡갈비 식당까지,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들을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해상파노라마 즐기며 유달산 하이킹

왕복 6.46km로 국내 최장 케이블카이자 최고 높이 155m를 자랑하는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목포 구시가지의 유달산 너머 북쪽에서 시작한다. 남쪽과 북쪽 중 시작점 선택은 각자의 몫인데 이왕이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향한 후에 다시 돌아오는 체험을 추천한다.


북항스테이션에서 출발한 케이블카는 유달산 정상부에서 꺾이고 해상을 통과한 후 고하도까지 이어진다. 바다와 섬, 도심과 산이 어우러진 파노라마와 함께 해질 무렵에는 환상적인 낙조와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어 목포에 가면 반드시 해 봐야 할 체험으로 손꼽힌다. 해질 무렵에는 북적이는 인파 때문에 오래 기다릴 수 있으니 여유롭게 파노라마를 즐기고 싶다면 오전 시간에 체험하는 것을 추천한다.


목포해상케이블카의 장점은 시작점과 끝점을 선택해서 탈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총 3개의 스테이션이 있어 단순히 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스테이션에 내려서 즐길 거리도 충분하다는 데에 있다.


북항스테이션에서 탑승한 후 유달산 정거장에 내리면 유달산의 정상부와 가까운 위치에 하차하기 때문에 가벼운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유달산 정상부까지 다녀오는 코스는 왕복으로 천천히 걸을 경우 2시간가량 소요되므로 시간을 여유 있게 잡으면 좋다.


유달산은 오묘한 기암괴석들과 6개의 정자가 만들어내는 풍광이 일품인 곳이다. 산에 올라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정거장 내에서만 시간을 보내도 충분하다.


구시가지와 바다, 섬이 함께 있는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가 넓게 조성되어 있고 쉴 수 있는 카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남쪽에 자리한 고하도 정거장에선 바다와 인접한 둘레길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수면 위를 데크로 연결해 놓아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반월도와 박지도 하이킹

지난 2019년 4월에 개통한 천사대교는 목포 앞의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다리다. 놀랍게도 현수교와 사장교가 결합된 다리로 길이가 무려 10.8km에 달한다. 천사대교를 지나면 신안군의 작은 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반월도와 박지도는 암태도에서 팔금도를 지나고 안좌도까지 간 후에야 만날 수 있는 섬이다. 신안군의 많은 섬 중에서 이 곳을 고른 이유는 걷는 길이 아주 예쁘기 때문이다. 반월도는 사방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반달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반월도라 이름 지어졌고 박지도는 박씨가 처음 들어와 살았다고 해서 박지도라고 불린다.


이 섬들도 신안군의 다른 섬들처럼 물이 빠지면 길이 되고 물이 차면 없어지는 노둣길로 연결이 되는데 현재는 노둣길과 상관없이 보라색으로 칠한 퍼플교가 안좌도와 박지도, 반월도를 한 번에 잇고 있다.


이 나무다리는 2007년 만들어졌고 박지마을에서 평생 살아온 김매금 할머니가 살아생전 박지도에서 목포까지 걸어서 가는 것이 소망이라 해서 ‘소망의 다리’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안좌도 선착장에서 박지도까지 547m, 박지도와 반월도를 잇는 구간 915m를 합해 1.4km로 이어져 있다.


반월도와 박지도는 지붕, 벽, 쓰레기통, 벤치, 관광용 차량까지 모두 보라색으로 칠해 놓아 걷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갯벌과 어우러진 보라색 장식물들이 자꾸만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게 만든다. 아무것도 없었던 소박한 시골 마을을 정성스럽게 가꿔놓은 주민들의 노력이 빛을 내는 순간이다.
이 곳 박지도와 반월도엔 스님과 비구니의 슬픈 사랑 이야기도 전해지는데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썰물 때가 되면 돌무더기를 바다에 쌓아 두 개의 섬을 이으려고 했고 결국 두 사람이 바다 한 가운데에서 만났지만 밀물이 들어와 그만 두 사람을 삼키고 말았다는 전설이다. 못 다한 사랑을 연결해 주는 것처럼 안좌도와 박지도, 반월도, 이렇게 3개의 섬을 이어지는 퍼플교는 바다 위를 걸어서 섬에서 섬으로 여행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우리나라의 마을에는 오래 전부터 ‘당숲’이 존재하는데 마을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마을 어귀나 중심지에 주민들이 직접 나무를 심으며 가꾸어 놓은 작은 숲을 말한다.


박지도의 당숲은 약 600 여 년 전 주민들이 직접 심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느릅나무, 팽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이 자라고 있는데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할 만큼 조화로운 풍광을 자랑한다.


퍼플교를 걸은 후 약 1시간가량 당숲 하이킹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반월도와 박지도는 당숲과 퍼플교 외에도 섬의 둘레를 도는 둘레길도 잘 조성해 놓아 천천히 하이킹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슬로시티, 증도의 해송숲 하이킹

증도는 넓게 펼쳐져 있는 신안군의 북쪽에 자리하며 무안군과 인접해 있는 섬이다. 이 곳은 청산도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슬로시티로 잘 알려져 있으며 넓은 소금염전과 아름다운 해수욕장, 한반도 해송숲길 등 의외로 유명한 관광명소들이 있다.


매우 고운 모래사장을 자랑하는 우전해수욕장은 여름 휴가철이면 해수욕을 즐기는 인파로 북적이고 해송숲길은 사계절 푸른 기운을 선사한다. 약 4km가량 이어진 해송숲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한반도 지형을 닮았다고 해서 한반도 해송숲이라고도 불린다.


1950년대에 방풍을 목적으로 지어졌으며 2009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문 공존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일렁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피톤치드까지 가득 마실 수 있는 길은 드물다.


슬로시티라는 명성답게 천천히 걸으며 도심의 피로를 씻을 수 있다. 어두워지기 전 해송숲을 걸으면서 맞이하는 노을도 일품이다.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문 편이기에 여유롭게 낭만적인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증도의 보물 태평염전 하이킹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가까운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태평염전은 걸으면서 보아야 제대로 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차를 타면서 체감하지 못했던 염전의 크기는 입구에 있는 소금밭 전망대에 오르는 순간 느낄 수 있다.


한 눈에 바다와 염전, 아름다운 갯벌의 풍광이 펼쳐진다. 소금밭 전망대에 오르느라 숨이 찼다면 내려온 후엔 천천히 태평염생식물원의 데크길을 걸어보자. 태평염전에서 만든 소금을 뿌린 아이스크림을 한 손에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이킹을 시작해 본다.


태평염생식물원은 이름처럼 갯벌의 미네랄을 먹고 자라나는 식물들이 군락을 이룬 곳이다. 계절마다 그 색깔이 변하는데 바다의 홍삼으로 알려진 함초를 비롯해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고 누구나 부담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자료 제공 : 혜초여행, www.hyec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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